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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정용국 시에 부쳐~~

2015.08.18 13:57

약초궁주 조회 수:714 추천:76


집에 붙어 있질 않아
칼을 갈지 못한다.

칼가려..칼가려 소리도
듣지 못한다.

잘 안드는 칼.
굳이 고집하는 이유는
가볍고 만만한 싸구려라서.

독일갔다온 지인이
준 독일제 쌍둥이 칼도 있는데...

못난이..싸구려와
정이 들어서다.

내 등처럼 구부정한
내 나이처럼 무딘 식칼 흐흐흐


~~식칼   /정용국 시인

식 칼

생명을 거두어서
밥상을 차리는일


네 몸에 묻는 피는 살가운 징표려니

모질게
토막 낸 하늘
사무치는  얼굴 있다

실하던 제 육신을
벼리고 또 벼려내어

숱한 목숨 거둬내고  모지라져 활처럼 휜

말기 암
병동에 누운
당고모님 등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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