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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베껴 엄마를 주다~

2012.04.03 18:20

약초궁주 조회 수:1489 추천:185

약햐지지마 라는 90세 일본 할머니 시집을

엄마에게 사드린 적이있다.

 

탁 하고. 재미없어. 재수없어 하셨다.

이런 걸 왜 나한테 읽으라고. #$%^&속으로.

나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세상에 나만 비껴가는 불행이있더냐.

죽음이 있더냐. 생로병사의 엄연한 자연율법 속에 사는

인생인걸.

분심 어르신-신영주 시인.

 

 

봄날에 화분에다 고추나무를 심으셨다

더운 여름에 무성해진 고추나무를 봐 달라고 는 손을 끄셨다.

가을이 오니 말린 고추 여섯 개 담아놓고 주렁주렁 열린 고추를 자랑하신다.

󰡒우째 키웠는지 아나?

일주일마다 내 오줌을 물에타서 거름 안 했나.󰡓겨울이 되면 김장하는데 쓸 거라며 김장 김치 먹으러 오라 신다.

지팡이에, 보조기에, 약과 찜질기를 안고 사셔도

노래를 잘하시는데 독창은 하지 합창은 절대 안 하시고

병실에서 선글라스 끼고 사진도 찍으시고

침대머리에 화단도 꾸미며

엄마 찾아오는 자식에게 옛날이야기도 하고

당신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는 커피 대접도 잘 하시고

꽃꽂이 자격증도 시험 쳐 보리라 욕심내는 분심 어르신 여든이 넘어도 마음은 번하신가 보다.

단풍 들고 찬바람 부는 것 보니 또 한철이 지나 가는데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

 

         -신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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