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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이원수샘 시)

2011.11.17 13:04

약초궁주 조회 수:1614 추천:171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어릴 띠

내 키는 제일 작았지만

구경터 어른들 어깨 너머로

환희 들여다보았었지.

아버지가 나를 높이 안아 주셨으니까.

 

밝고 넓은 길에선

항상 앞장세우시고

어둡고 험한 데선

뒤따르게 하셨지.

이젠 나도 자라서

기운 센 아이.

 

아버지를 위해선

앞에도 뒤에도 설 수 있건만

아버지는 멀리 산에만 계시네.

어쩌다 찾아오면

잔디풀, 도라지꽂

주름진 얼굴인 양, 웃는 눈인 양

“너 왔구나?”하시는 듯

아! 아버지는 정다운 무덤으로

산에만 계시네.

 

-이원수, 시〈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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