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황진희 언니의 사랑법 계속-고정희 시인

2011.06.24 15:27

약초궁주 조회 수:1932 추천:237

 

겨울여자

 

황진희가 이옥봉언니에게

-고정희

 

 

그러므로 한 번의 사랑에

한 번의 계약결혼을 일삼았을 뿐이거늘

황진이의 사랑법은 이러합니다

 

사랑이 명월의 문전에서 원하되,

명월이 만공산하니

흐르는 벽계수가 쉬어 갈까 하노라

 

명월이 원을 받아 답하되,

흐르는 벽계수에 명월이 잠길손가

머무는 바다에 명월이 잠기도다

 

이리하여 그리움이

푸른 물결 이룰 때

물굽이에 명월이 내려앉아 속삭이되,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이렇듯

흐름과 머묾이 마주치는 그곳에

나의 계약결혼이 있었습니다

 

삼삼육합이라 하여 육 년으로 정하되

앞 삼 년은 남자가 내집에 머물고

뒤 삼 년은 내가 남자 집에 머물고

밥도 반반 돈도 반반 분담했지요

 

밥과 돈을 똑같이 책임지는 일

정해진 시간만 서로 하나 되는 일

이것이 결혼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깨질 때 머물게 됩니다

이것이 깨질때 집을 짓게 됩니다

머룰면 마땅히 쌓이는 것 정이요

집을 지으면 대범 남는 것 미련이라

정과 미련 훌훌 털어내는 화두 하나,

일은 다 끝났도다

 

내일 하침 우리 둘 이별하고 나면

사무치는 정 길고 긴 강물처럼

그렇게 다시 흘러가는 겁니다

그렇게 새로 마주치는 겁니다

새로운 물이 되어 돌아오는 겁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4 어딨냐, 애기야! 약초궁주 2024.05.14 29
1443 아기 기저귀 -이정록 [1] 약초궁주 2024.05.01 35
1442 4월 슬픔에 관한 시 한편 ~(나의 안부를 묻고 싶거들랑) 약초궁주 2024.04.24 54
1441 남자답게 라는 말의 폭력성~~ [2] 약초궁주 2024.04.16 50
1440 내가 세상의 주인인 걸 안다.~~언제???? [1] 약초궁주 2024.04.12 57
1439 심폐소생술 기회되면 실습해두셔들~~~ [1] file 약초궁주 2024.04.06 35
1438 대파의 무덤일땐 잎마늘을 먹읍시다.^^ 약초궁주 2024.03.28 42
1437 그럼 엄마, 당신이 묻힐곳은 ... 1 [1] 약초궁주 2024.03.23 54
1436 파묘 - 화장 이후 3 [2] 약초궁주 2024.03.21 59
1435 파묘- 엄마의 결단 2 약초궁주 2024.03.21 46
1434 파묘- 우리 집안 이야기 1 [1] 약초궁주 2024.03.21 48
1433 너희 점심 오늘 모니??? [2] file 약초궁주 2024.03.15 53
1432 콜센타 상담사에게서 이런 문자를 받았어요^^ [1] file 약초궁주 2024.03.08 43
1431 오랑캐에게 욕을 당한 길채는~~~ [1] 약초궁주 2024.02.23 62
1430 영화 소풍을 권합니다, (공부 예습) 약초궁주 2024.02.21 63
1429 라이너 마리아 릴케,1900년 시월 약초궁주 2024.02.16 52
1428 날마다 눈뜨면 생일--당연한 내일은 없는 거니까 약초궁주 2024.02.14 73
1427 떡볶이 - 시 랍니다. [3] 약초궁주 2024.01.30 70
1426 매맞던 할머니가 다녀가셨는데ㅠㅠ 약초궁주 2024.01.24 66
1425 화는 조용히 내려구요~~새해 결심! file 약초궁주 2024.01.18 60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