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생선을 토막내다가~

2009.10.28 12:21

약초궁주 조회 수:1855 추천:249

 

 

요리조리 일안하려고 뺀질거리다가

 

어느날, 할수없이 칼을 들게 되었다.,

 

그것도 야무지게, 힘줘서,.

 

멀리 바닷가에서

 

지인이 보내준 싱싱한 생선들.

 

즈느러미 잘라내고 머리도 떼어내고

 

배도 가르고  내장도 들어내고...휴우.

 

소금을 쳐서 냉동 시켜두었다.

 

 

내손에 피안묻히면서 얄밉게도

 

고기 생선을 을매나 밝혔던가.

 

누군가 대신해주는  닭모가지 비틀기

 

털뽑기 사냥하기 고기잡기들로 내배와

 

가족들을 배불리면서.

 

 

이를 무슨 사랑이라고 불러야 하나.

 

박노해 시인은 엄마가 하는 일들을

 

거룩한 사랑이라고  부르던데.ㅠㅠ

 

 

<거룩한 사랑>

 

- 박노해

 

어린 시절 방학 때마다

서울서 고학하던 형님이 허약해져 내려오면 어머님은 애지중지 길

러온 암탁을 잡으셨다

성호를 그은 뒤 손수 닭 모가지를 비틀고

칼로 피를 묻혀가며 맛난 닭죽을 끓이셨다

나는 칼질하는 어머니 치맛자락을 붙잡고

떨면서 침을 꼴깍이면서 그 살생을 지켜보았다

....(중략)....

나는 어머니의 삶에서 눈물로 배웠다

사랑은 자기 손으로 피를 묻혀 보살펴야 한다는 걸

사랑은 가진 것이 없다고 무능해서는 안 된다는 걸

사랑은 자신의 피와 능能과 눈물만큼 거룩한 거라는 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4 어딨냐, 애기야! new 약초궁주 2024.05.14 1
1443 아기 기저귀 -이정록 [1] 약초궁주 2024.05.01 19
1442 4월 슬픔에 관한 시 한편 ~(나의 안부를 묻고 싶거들랑) 약초궁주 2024.04.24 34
1441 남자답게 라는 말의 폭력성~~ [2] 약초궁주 2024.04.16 40
1440 내가 세상의 주인인 걸 안다.~~언제???? [1] 약초궁주 2024.04.12 47
1439 심폐소생술 기회되면 실습해두셔들~~~ [1] file 약초궁주 2024.04.06 33
1438 대파의 무덤일땐 잎마늘을 먹읍시다.^^ 약초궁주 2024.03.28 41
1437 그럼 엄마, 당신이 묻힐곳은 ... 1 [1] 약초궁주 2024.03.23 53
1436 파묘 - 화장 이후 3 [2] 약초궁주 2024.03.21 58
1435 파묘- 엄마의 결단 2 약초궁주 2024.03.21 46
1434 파묘- 우리 집안 이야기 1 [1] 약초궁주 2024.03.21 48
1433 너희 점심 오늘 모니??? [2] file 약초궁주 2024.03.15 52
1432 콜센타 상담사에게서 이런 문자를 받았어요^^ [1] file 약초궁주 2024.03.08 43
1431 오랑캐에게 욕을 당한 길채는~~~ [1] 약초궁주 2024.02.23 62
1430 영화 소풍을 권합니다, (공부 예습) 약초궁주 2024.02.21 63
1429 라이너 마리아 릴케,1900년 시월 약초궁주 2024.02.16 52
1428 날마다 눈뜨면 생일--당연한 내일은 없는 거니까 약초궁주 2024.02.14 73
1427 떡볶이 - 시 랍니다. [3] 약초궁주 2024.01.30 70
1426 매맞던 할머니가 다녀가셨는데ㅠㅠ 약초궁주 2024.01.24 66
1425 화는 조용히 내려구요~~새해 결심! file 약초궁주 2024.01.18 60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