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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교사상 인터뷰

~~ 이 사람의 서가, 그리고 삶~~

제목 :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다시금 찾아내다

부제 : 한의사 이유명호 원장

 

이유명호 원장은 1953년 10월 새우젓 동네로 유명했던 서울 마포 한강가에서 태어났다. 경기여중고와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했고,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약초밭 선생 또는 꽁지머리 한의사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이유명호 원장은 ‘완경 전도사’이자 건강교육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1997년부터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엄마성인 ‘유’를 함께 넣어 ‘이유명호’로 쓰고 있다. 서울여한의사회 회장을 지냈고,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이주여성인권센터,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등 시민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살에게 말을 걸어봐』 『나의 살던 고향을 꽃피는 자궁』 『뇌력 충전』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 여행』가 있다.

 

 

진료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려 찾아간 이유명호한의원은 단출했다. TV 출연도 잦고, 각종 사회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니 의당 크고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한 때문일까. 이유명호 원장의 일터는 조금, 아니 기대보다 많이(?) 아담했다. 이유명호 원장이 환자들을 진료하는 책상은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작은 책상이었는데, 모르긴 몰라도 누군가 손수 정성스레 만들었음에 틀림없을 것 같았다. 이유명호 원장이 퇴근을 준비하는 동안 둘러본 진료실 곳곳은 평범했다. 딱 하나, 보통의 한의원 원장 진료실이라면 읽기도 어려운 한문으로 제목을 단 한의학 관련 서적이 즐비해야 하건만, 그보다 몇몇 ‘만화책’이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점만은 특이했다.

 

 

동네 서점을 사랑하는 마포 토박이

이유명호 원장은 동네 서점을 주로 이용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의원 주변에 두 곳의 서점이 있었으나 하나는 점점 거세지는 인터넷 서점과 대형 서점의 틈바구니에서 고전하다가 문을 닫았다. 오로지 남은 것은 한의원 인근에 있는 한강서적이다. 대화를 나누기 위해 기자 일행과 함께 자리를 옮기던 이유명호 원장은 한강서적으로 불쑥 들어갔다. 서점 주인 아주머니와 반갑게 인사하는 품이, 단골은 단골인가 싶다.

 

이유명호 원장은 박범신의 『은교』를 들춰보다가 “내가 산을 좋아하니 박범신 선생의 『촐라체』 『고산자』 같은 작품은 다 봤는데, 아직 『은교』는 못 봤네. 이런 사랑 쉽게 할 수 있을까”라며 웃었다. 몇몇 책을 더 뒤적이다가 주인 아주머니에게 『심야식당』이라는 만화책을 몇 권 주문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선물로 준다”는 『심야식당』을 두고 이유명호 원장은 “압권”이라고 했다. 수많은 인간 군상들이 등장하지만,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스트립퍼로 일하는 여성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 이유명호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시각을 가지려면 10년, 아니 15년은 더 걸릴 것 같다”면서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만화에서도 배울 것이 있으면 배워야하지 않겠냐”면 몇몇 책을 더 살폈다.

 

이유명호 원장은 책은 모름지기 제값주고 사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터라 얼마를 할인해 준다는 인터넷 서점은 절대 이용하지 않는다. 대신 틈날 때마다 한강서적에 들러 주문해 둔 책을 가져가고, 한 달에 한 번 몰아서 결제를 한다. 이쯤 되면, 이유명호 원장이 한강서적의 얼마나 큰 단골인지, 이니 그것보다는 얼마나 책을 사랑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을 듯 보인다. 이유명호 원장은 “한 달에 한 번 결제할 때마다 『식객』 신간을 덤으로 주는 주인장의 정이 고맙다”면서 또 사람 좋게 웃었다.

 

 

만화는 격이 낮다고? 배울 건 배워야지!

사실 만화책은 이유명호 원장이 자신의 한의원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치유책으로 제시하는 방편이다. 이유명호한의원이 여성 건강을 위한 진료를 전문적으로 하다 보니 불임에 관해 묻는 사람들도 많다. 여러 가지 처방도 처방이지만 이유명호 원장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돕도록 책 처방을 우선적으로 해주는데, 그 책이 바로 『야야툰』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성적 표현의 수위는 높아지고 세상에 노출되는 횟수도 늘었다. 그럴수록 정형화 되어가는 성적 판타지는 극한의 상업화로 치닫고 있다. 『야야툰』은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정확하고 유용한 성 지식을 전달한다고 이유명호 원장은 생각한다. 특별히 남자들에게 더 유용한데 소년에서 남자로, 다시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나는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야야툰』의 작가 홍승우의 또 다른 작품인 『비빔툰』은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유용하다. <한겨레>에 연재되었던 통통 튀는 가족만화하면, 모두가 기억할까. 『비빔툰』의 네 주인공 정보통과 생활미 부부, 다운이와 겨운이는 서로에게 강요하지 않고 큰소리내지 않으면서도 세상살이의 따뜻함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밥 안 먹는 자녀들이 고민인 부모들에게는 『미스터 초밥왕』을 권한다. 권할 뿐 아니라 직접 선물하는 일도 일상다반사다.

 

 

이유명호 원장이 최근 읽고 있는 만화는 『헬프맨』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 문제에 대한 대책은, 특히 의료 정책은 전무하다. 『헬프맨』은 실버사회로 전환된 이웃 일본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우리 현실을 반추할 수 있는 작품인 셈이다. 이유명호 원장은 “얼마 전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헬프맨』을 발견했다”면서 “보험이나 간병 등 산적한 노인 문제에 대해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배우려는 자세만 충만하다면 만화에서도 배울 것은 얼마든지 있다. 만화를 격 낮은 장르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제 격이 낮은 발상인 것이다.

 

 

독서클럽 스테인리스와 『개선문』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이유명호 원장은 독서클럽에 속해 있었다. 그런데 그 독서클럽 이름이 특이하다. 이름하야 ‘스테인리스’. 꿈보다 해몽이라고, 스테인리스가 당시 신소재였단다. 그것도 녹슬지 않는. 하긴 1960년대 말이면 스테인리스는 더할 나위 없는 신소재였다. 1970년대가 훌쩍 지나서야 스테인리스 소재 주방용품들이 하나둘 우리 가정에 갖춰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에버그린이니, ㅇㅇ스타니 하는 멋진 이름의 독서클럽도 수두룩했건만 이과 아이들이 즐비했던 당시 독서클럽 아이들은 스테인리스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했다. 요즘도 가끔 그때 친구들을 만나는데, 그때마다 이유명호 원장이 한마디씩 한다. “그렇게 열심히 읽었어도 책 낸 사람은 나 하나뿐이니 내가 체면 세운 거다.” 연이어 덧붙인 말이 걸작이다. “어디 책 보러 갔나, 남자 애들 보러 갔지.” 이유명호한의원 홈페이지에도 이 내용이 그대로 떠있다. “독서를 빙자한 이성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말이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당시 읽었던 책만큼은 고스란히 머리에 각인되어 있다. 레마르크의 『개선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기운이 감도는 프랑스 파리, 그곳에서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격랑을 만난 인간 군상들의 몸부림은 어린 가슴에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니, 주인공이 마시던 깔바도스라는 술이었다. “주인공 이름도 생각이 잘 나지 않는데, 그 술 이름만큼은 또렷해요. 오죽하면 대학 가서 제일 처음 한 일이 온갖 칵테일을 종류별로 먹어 보는 일이었겠어요.” 이유명호 원장은 에둘러 말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어쩌면 수많은 사회적 금기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랬으면 세상이 벌서 바뀌었을 텐데…”

수학과는 인연이 없었음에도 고등학교에서 이과를 선택하고 한의과대학에 들어간 데는, 『파브르 곤충기』 『시튼 동물기』 『비글호 항해기』 같은 책들의 영향이 크다. 수학이나 물리처럼 수식이나 법칙들이 횡행하는 과목은 젬병이었지만 생물의 다양성과 신비로운 이야기들은 언제나 마음을 잡아끌었다. 이제는 『식물의 사생활』 같은 책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데, 『식물의 사생활』은 “식물이 없다면 어떠한 음식도 어떠한 종류의 동물도 생존할 수 없다”는 명쾌한 진리를 잘 보여준다.

 

『식물의 사생활』을 이야기하던 이유명호 원장은 “식성이 인성”이라는 말을 곁들였다. 마침 저녁식사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던 터라, 그 말이 마음에 박혔다. 편식하는 사람은 편협할 수밖에 없다. 어려서부터 편식을 잡아주지 않으면 편협한 어린이로 자라고, 편협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 갈수록 편협한 사람들이, 그리고 조급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가 바로 편식과 패스트푸트 때문이리라. 그러나 강압과 강요는 금물이다.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의 깨달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비빔툰』에 등장하는 정보통․생활미 부부처럼.

음식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음식 장만으로 여성들만 날밤을 세워야 하는 제사로 대화가 이어졌다. 이유명호 원장은 제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왜 준비에는 소홀하냐고 물었다. 부계 혈통만을 위한 제사에 왜 애꿎은 여성만 고생하냐는 것이다. 이유명호 원장은 남편과 동의 알래 시집과 친정의 제사를 한 상에서 지낸다는 선배 이야기를 해주었다. 또한 이유명호 원장의 집에서는 설날과 추석 일주일 전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그래야 딸들도 참여할 수 있고, 가족들이 연휴를 화목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설날에는 온 가족이 처음으로 함께 해외여행이라는 것을 해보았단다.

“제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상 차리는 수고에도 동참해야죠. TV 리모콘만 들고 살지 말고 여자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해요. 그랬으면 세상이 벌써 바뀌었을 텐데….”(웃음)

 

 

세상의 절반은 여자, 그러나 절반의 몫을 내주지 않는 남자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성들이 지배하는 곳이다. 부계 혈통만이 참된 혈통으로 인정하는 고약한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책이다. 호주제 폐지를 설득하기 위해 이유명호 원장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방법은 여성을 먼저 설득하는 일이었는데,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통해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이유명호 원장은 “여성학과 한의학의 행복한 만남”이라고 말했다.

 

한국 남성들은 수많은 지식을 쌓고 있지만 한 사람의 인간이 아빠와 엄마의 유전자를 정확하게 반반씩 타고난다는 사실은 여전히 모른다. 아니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남자는 씨, 여자는 밭”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옛말을 들어 남성의 역할과 가치만을 내세우는 것이다.  최재천 교수가 바쁜 시간을 쪼개 여러 활동을 돕고 있으니, 이유명호 원장으로서는 최재천 교수가 내는 책마저 “스토커 수준의 독자가 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이유명호 원장은 혈통에 관해 조금 더 다른 관점을 견지하고 싶다면 네덜란드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을 볼 것을 권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남성 위주의 혈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위에 찬 것인지 이 영화는 여실히 보여준다.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과 함께 읽어두면 좋은 책이 바로 미국의 페미니스트 운동가이자 언론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이다.

 

 여성으로 태어나 유형․무형의 차별을 경험한 이들에게, 남성으로 태어나 엄마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의 차별을 목격하고도 침묵하던 이들에게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은 분명 신선한 충격일 것이다. 여성이 세상의 절반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절반의 몫을 선뜻 내주려고 하지 않는 남성들은 꼭 읽어볼 일이다.

 

폐경이 아니라 완경이다

하지만 남성들의 삐딱한 시선만을 탓할 일은 아니다. 여성 스스로 먼저 깨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완경을 스스로 폐경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월경을 불결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평생 그렇게 살다가 완경이 되어도 반길 줄 모른다. 즐겁게 받아들여야 할 일을 두려워한다. 이른바 ‘폐경 공포증’이다.

그러고 보면 여성들은 평생 병을 달고 산다.

 

임신과 출산도 병원 시스템 안에 들어가야만 해결할 수 있다. 완경, 아니 폐경은 노화와 직결되고, 골다공증도 생길 수 있다. 여성들의 공포심을 유발해 하나의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여자들이 의사들의 부당 의료에 속고 있다』 같은 책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반짝 해보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게 오늘 우리의 현실 아닌가. 여성 의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시스템 안에 들어있기 때문에 침묵할 수밖에 없다. 흔한 말로, 그 바닥에서 살아남으려면 목소리를 높여서는 안 된다.

 

완경은 더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가는 통과의례다. 제2의 인생을 사는 시작과고 같은 것이다. 이유명호 원장은, 남편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이른 나이에 완경을 하게 된 엄마의 이야기를 책 어느 자락에 담았는데, 그 소제목이 ‘명랑 아줌마 완경기’다. 완경은 그야말로 명랑한 일이다. 완경 이후 여성의 삶은 더 밝아져야 정상이다.

 

이런 말들은 방송에서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이유는 이유명호 원장이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친구처럼 지내는 국회의원 김진애는 “이유명호가 하는 이야기는 굉장히 위험한 것들인데, 재미있게 이야기하다 보니 사람들이 위험한지 모른다”고 할 정도다.

 

이유명호 원장은 여성의 삶을 더 현실적인 눈으로 직시하고 싶다면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볼 것을 권했다. 그것도 꼭 연극배우 서주희 버전으로 보라고 했다. 책으로 나온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본 내게, “책은 소용없으니 서주희가 무대에 오를 때를 놓치지 말라”고까지 했다. 한비야는 외국 나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이유명호 원장에게 공항에서 납치되다시피 해서 이 연극을 봤다. 중국에 갔다 돌아오던 딸도 엄마 손에 이끌려 공항에서 바로 공연장으로 향했다.

 

여성, 자신만의 일을 찾아야 한다

이유명호 원장은 여성들이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아실현, 이런 이유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한 방향을 향해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교육 경쟁의 장이 되어버린 우리 현실에서 엄마들은 자녀와 함께 경쟁에 올인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원으로 내돌리며 아이들을 무한경쟁의 장으로 내모는 것이다. 아이들이 뒤처지면 자신의 삶이 실패하는 것인 양 생각하는 것이 요즘 엄마들이다.

 

사람들은 신사임당을 현모양처의 전형으로 생각하지만, 이유명호 원장은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평생 삶을 불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신사임당은 결혼하고도 5년이 넘는 시간을 금강산에 들어가 공부에 전념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유학 정도가 아니라 외국 멀리 유학을 간 형국이다. 어디 그뿐인가. 외가(外家)의 외가(外家)인 강릉에서 결혼했을 뿐 아니라 혼인 3년 후에야 상경해 시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혼인 직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3년상이 핑계였지만 실은 자신만의 학문 세계에 매진했다.

 

 5만 원권 지폐에 새겨진 신사임당의 얼굴은 이유명호 원장에게는 현모양처의 표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낸 한 여성의 굵직한 발자취다.

 

이유명호 원장은 “직장에 나가지 않는 엄마들은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도 좋다”고 했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얼굴 디밀기 위한 봉사가 아니라 우리 사회 어두운 구석을 밝히는, 아울러 여성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스스로를 위한 봉사 말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 도서관에 가서 책이라도 열심히 읽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유명호 원장의 생각이다.

 

책과 사람, 삶의 변화를 일구는 단초

한의원에서 서점으로, 다시 저녁식사 자리로 이어진 이유명호 원장과의 대화는 말 그대로 유쾌․상쾌․통쾌했다. 솔직담백한 그이만의 어법도 함께 한 3시간 가까운 시간을 짧게만 느껴지게 했다. 이유명호 원장은 최근 『자유의지, 그 환상의 진화』를 인상 깊게 읽었다고 했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바로 자유의지다. 이유명호 원장은 자신만의 자유의지를 통해 인간 이유명호로 살고 있는 셈이다. 최근 나온 김진 목사의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유명호 원장은 커다란 공책에 자신이 산 책이며 만난 사람들을 꼼꼼하게 적어 놓는다. 한 사람과의 인연이 소중하고, 한 권의 책과의 만남이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만화책만 읽어서 인터뷰 날짜 하루 연기하고 밤새 어려운 책 한 권 읽을까 했다”며 진료실을 들어서는 기자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던 이유명호 원장은, 지하철역까지 함께 걸어 우리를 배웅했다.

 

 그이 역시 지하철로 집으로 갔는데, 전동차 창문 너머로 편히 가라는 손인사를 건네는 이유명호 원장의 웃음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유명호 원장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돌아서는 길,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한다.

글_장동석 | 사진_류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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