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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수난사. 애무가 약입니다.-한겨레기사

2010.01.15 15:47

yakchobat 조회 수:4098 추천:461

여성환자는 ‘사람책’ 자궁수난사 읽혀요”
자궁은 편견과 냉담으로 질병 쌓인 오래된 폴더
월경은 생명의 경전, 다이제스트 현대사
첫 방문에 병력·몸상태 진단 진료카드 2/3 채워져
어혈로 맺힌 환부 고치려면 ‘애무’가 약입니다


임종업 기자



» “소개팅 들어오도록 기사 잘 써 줘요.” ‘여성엔지오 지정 한의원 원장’답게 시억시억지만 이유명호씨는 마포 복사골 태양이 먼저 닿는 곳에 병원을 차리고, 한때 아버지가 횡성에 꾸렸던 약초밭을 기려 치료실 이름으로 삼을 만큼 무척 섬세한 마음결의 소유자다. 하여, 월경과 자궁에서 여성의 수난사를 읽어내고 그 고통을 어루만져주는데 제격일 터이다.



한국의 책쟁이들/(16) 자궁에 햇볕정책 펴는 한의사 이유명호씨
자기의 이름을 건 한의원 원장 이유명호(53)씨는 넉자 이름이다. 대놓고 나 페미니스트요, 또는 남녀평등주의자요 나팔부는 격이다. 얼마 전까지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에 전화를 걸면 이유명호 한의원으로 연결되었다.

“여자는 신한테서 생명 창조를 위임받은 존재예요. 자신의 반쪽 씨에 남자의 반쪽 씨를 보태어 열달간 자신의 피로써 완전한 생명으로 길러내지요. 그렇게 자궁은 소중하기 때문에 보물처럼 깊숙히 들어 있어요. ‘똥 마려워’는 되는데 ‘자궁 아파’는 왜 안되냐구요. 자궁에는 햇볕정책이 필요해요.”

마포의 한 오피스텔 2층. 복사골에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직격으로 받는 곳. 환자들은 ‘약초밭’ ‘풀밭’ 치료실에 누워 치료를 받는다. 손님들은 주로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전공이라고는 없는 한의계에서 88년 문을 연 이래 여성질환, 그 가운데서도 자궁질환을 전문으로 해온 것을 오래된 관심과 연구의 결과다. 새우젖 동네 마포 토박이인 그는 열살 때 엄마를 따라 전차를 타고 시내의 일본집 같은 의원을 따라간 적이 있다. 돌아와서 미역국을 끓여주시고 엄마를 귀찮게 하지 말라던 외할머니가 선하다. 그 자신 연애·결혼생활 10년동안 자연유산 한번, 인공유산 두번, 출산을 두번 했다.

그는 한가지 경험담을 털어놨다. “환자들의 질염이 자꾸 재발돼서 남자인 친구 의사한테 묘수가 없는지 물어보았어요. 그랬더니 뒷물이나 잘 하라고 그래, 라고 하더군요.”

세상에! 뒷물 안하는 여자가 어딨는가. 너무 깨끗하게 씻으려고 해서 탈이지. 오줌과 정액이 한 통로로 쓰는 음경과 달리 질은 요도와 엄연히 분리되어 있고 자연살균 처리돼 균형이 깨지지 않으면 감염될 우려가 없다. 그런데도 그렇게 모욕적인 처방(?)을 내리는 것은 그 의사가 한번도 월경이나 임신을 해보지 않은 남성이기 때문이다. 아니, 의학 자체가 남성들이 권력을 틀어쥔 남성과학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든 약품의 표준모델은 남성이다. 개발할 때부터 남성의 몸을 기준으로 하고 임상실험 대상도 남성이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은 아예 고려대상에 들어있지 않다.

호주제 폐지, 자궁질환 치료와 같아

“월경은 불결하다. 질은 더럽다 등 여성의 몸에 대한 왜곡된 시각은 물론 겨드랑이·다리털을 깎아라, 살 빼라, 무릎을 오므려라 등 여성한테 이상한 요구를 하는 것은 이 사회가 남성권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가슴이 크면 머리가 비었다거나 미련해 보인다고 하고 유방이 작으면 낑깡이니 달걀프라이니 하고 놀리죠. 남자 물건이 번데기건 줄줄이 소세지건 그것을 두고 놀림거리로 삼지는 않잖아요.”




그는 1997년 부모성 함께쓰기운동에 동참해 넉자이름을 쓰게 됐다. 이후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에서 주방장을 맡아 서명 다닐 때 김밥과 차를 조달했다. 국회 앞 일인시위도 하고 남들이 일인시위할 때는 “커피배달을 했다.” 안티호주제, 안티미스코리아, 안티포르노, 안티성폭력 등 행사의 연극공연에 거의 최고령자로 자꾸 나가 “그만 나오라는 뜻의” 대상을 받았다. 2003 대한민국 여성축제 기획에 참여해서 매년 개천절 즈음에 양성평등한 후천개벽을 꿈꾼다. 감투 사양하고 한국여성장애인 연합, 이주여성인권쎈터,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을 뒤에서 돕고 있으며 해외의료봉사단, 성폭력상담소, 막달레나의 집, 월드비전 등에 조금씩 후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 자습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2000), 여성이 행복해지는 건강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2003)을 썼고 내년에는 <우리 아이들 뇌힘을 키우는 돈안드는 총명한 건강법>을 낼 계획이다.

그가 이처럼 호주제 폐지 운동에 팔걷어부치고 나섰던 것과 자궁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것과 동전의 양면이다. 소중한 후세를 재창조하지만 ‘아이 낳는 기계’로, 위대한 밥상을 차려내지만 ‘부엌데기’로 대우 받아온 오천년 여성수탈사가 자궁에 집적된 까닭이다. 자궁에는 각종 사회적 편견과 냉담한 시선으로 외면 받아온 질병이 쌓인 일종의 오래된 폴더다. 햇볕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이렇듯 깊은 사연이 들어있다.

“자궁질환을 진단받으면 자신부터 용서하세요. 주위 사람들이 다 밉고 수술하라는 의사한테도 왜 못 고치냐고 화를 냅니다. 화풀이 대상을 찾는 것은 쉽습니다. 남탓만 하지 마세요. 내탓도 심히는 하지 마세요. 이왕 이렇게 된 것, 나는 어떠했는가부터 시작하세요. 자신부터 용서해주세요. 그래야 돌보기와 보살펴주기라는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가 환자들에게 나눠주는 안내문의 한 구절이다.

여성환자들은 이곳에서 꽁꽁 여몄던 아픔과 부끄러움의 주머니를 연다. 그렇게 공감대를 이루고 나면 모두들 너남없이 친정식구처럼 변한다. 약해 뵈는 의사를 걱정하고 식혜나 김치를 담가 서로 나눠먹는다. 이 한의원은 여성해방구인지도 모를 일이다.

“생리를 일컫는 월경(月經)은 성경, 불경, 역경처럼 최고의 가치를 지닌 생명의 경전이란 뜻입니다. 할머니에서 엄마로, 엄마에서 딸로, 피로 영원히 어어지는 몸으로 쓰는 경전이지요.” 우리 할머니들은 월경통이 적었다. 다리를 벌리고 아궁이 불을 때며 자궁을 데웠고 엄마 세대들은 뜨끈한 온돌에서 지지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아래 옷은 구중궁궐처럼 단속곳, 속곳, 속치마 겹겹이 아래를 덮어서 따뜻한 공기층에 둘러싸여 냉병에 걸릴 수가 없었다. 우리가 지금처럼 짧은 치마에 스타킹을 신고 바람이 숭숭 통하게 된 지는 불과 40년밖에 안 되었다. 저고리는 짧고 젖가슴은 보여도 괜찮은 상체개방형에서 손바닥만한 팬티에 짧은 치마의 하체개방형 패션으로 뒤집힌 것이다.

종이책 반 사람책 반…왕성한 독서

허걱, 월경이 책이라니. 거기에 다이제스트판 현대사가 들어있다니!

“옛날 농경시대에는 아기를 여럿 낳아 키우니 자궁과 난소가 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유제품과 지방식 등으로 여성호르몬이 과잉분비되고 호르몬 함유식품의 섭취가 늘었고요, 아기는 조금 낳는 추세죠. 그탓에 난소와 자궁는 쉴 새 없이 일을 해야 하니 무리가 오고 병이 생기는 거죠.”

35년 동안 월경을 하는 사이에 나이 든 몸은 매달 빠져나간 혈액손실을 보충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다. 완경(생명창조의 임무를 완수했다는 의미. 폐경을 대체한 용어)은 더 이상 피 흘리지 말고 고생한 몸을 돌보며 쉬라는 조물주의 섭리다. 진화학자들은 완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성이 나이 들어 죽을 때까지 배란과 월경을 함으로써 키우지도 못할 아이를 낳아 버려두기보다 자손의 아이를 돌보는 것이 종족보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데 진화한 것이라고.

이 원장의 왕성한 책읽기는 호가 났다. 재밌는 책을 위주로 근처 책방에서 주문해 읽는다. “결혼 때는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읽었고, 독립한 뒤에는 연애질이 안 돼서” 책을 읽는다. 누워서 읽을 수 있도록 천장에 불고기집 연통처럼 책 잡아주는 게 달렸으면 원이 없겠다는 그한테 한 안과의사는 그러다간 눈알 빠진다고 말했다.

여느 책쟁이와 다른 점은 그가 읽는 책이 종이책 반, 사람책 반이라는 점이다.

사람책은 곧 여성환자. 환부는 물론 몸의 전반적인 상태와 그 동안의 병력 등을 읽어내 첫 방문에 진료카드 2/3가 채워진다. 양방병원에 가면 적어도 다섯 군데를 돌아다녀야 할 만큼 악순환의 고리에 꿰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 고리를 끊으려면 단순히 환부를 치료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때로는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고 아이와 함께면 더 좋은 때도 있다. 심지어 모녀관계에서조차 못 풀어 어혈로 맺힌 사연이 들어있다. 사회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는 또 얼마나 많은지. 그렇게 사람책을 넘기다 보면 여성수난사가 짚이고 현대사가 읽히고 진화사가 눈에 들어온다. 여성엔지오 관련자들은 그를 주치의로 여길 정도다.

애무로 세포 공명하면 스스로 고쳐

그래서일 터다. “어루만져주면 병을 고칠 수 있다”며 애무전도사로 나선 까닭은.

“애무는 우리 몸에 내장된 치료 프로그램입니다. 사랑을 주고받아 태어났으니 당연하지요. 애무는 손으로 먹여주는 밥이고 손으로 입혀주는 옷입니다. 아픈 곳에 손을 대주고 싹싹 비벼주기만 해도 고통은 사그라져요. 자기를 애무하고 서로를 애무하십시오. 그러면 머리끝에서 말끝까지 온몸이 세포 하나하나에 속속들이 공명의 파동이 퍼져나가 몸은 스스로 치유를 시작합니다.”

글·사진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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