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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중생을 도와주세요.

2011.04.09 12:48

별프린 조회 수:994 추천:105

4시 40분, 일과를 마치고 배드민턴을 친다.

남자쌤분들과 복식으로 치니..

그 중 젤로 우월하셔서..(라켓으로 보나, 복장으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나랑 한 조가 되신 교감쌘님..

잘은 못해도 나두 마구마구 뛰고 싶은데..

웬만한 건 다 감님께서 받아 넘기신다..

난..

옆에서 박수치고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5시 40분..한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남자쌘님들은 땀이 주르르..까지는 아니어도 꽤 나시는데..

난..살짝 더워서 겉의 트레이닝복 하나만 벗었을 뿐이다.

암튼..그렇게 오후 운동이 끝나고..

터덜터덜..채 10분을 걷지않아도 벌써 도착해버린 집..

입대하려고 완전 백수 모드에 돌입하여 얼굴 보기가 더 어려워진

큰아드님을 위한 뭔가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런..

내 배가 더 고프다.

사실 그제..봄기운을 느끼라고 나물 세 가지를 볶고 무쳐 놨는데..

ㅋㅋ

다들 소 닭보듯 한다..

나물이 잡아먹나?

알게 뭐람..흥! 배고프면 먹겠지..

다른 거 암것두 안했다.

아니구나.

어제 아침 출근함서 돈까스를 두 개나 튀겨놓았다.

글구 안드시는 나물..대접에 이쁘게, 둥글게 담아 달걀까지 하나 부치고..

참기름에..통깨까지 얹어 랩을 씌워놓고 나왔지..

하도 안드시니..

그리 해놓으면 밥을 얹어 비벼 드시겠지..하고..

빗나간 생각..

이쁜 나물들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돼지까스만..깨끗하게 비우고 자취를 감추신 아드님..

배도 고프겠다..

밥을 두 주걱 퍼서(공깃밥의 2/3정도)..담고..

쓱쓱..비벼 먹으니 완전 꿀맛이다..

이런 걸 왜 안먹을까?

이상한 동물들이야..생각하며..

싹싹..비우셨다..

배가 많이 부르니..

일단 쉬어야 겠단 생각..

소파에 앉아 티비를 켰다..

아, 이 시간에 티비 켜면..잘 때까지 안끌텐데..

허나, 이미 켜졌다..티비는..

재미도 그닥인 것을 이리저리 돌려감서..보다보니..

심심하다..

롤케익..그거 두면..상해서 버리게 될 꺼야..

아까버라..

가져와서 두 조각을 해치웠다..

아, 텁텁해..

커피 알갱이 20개쯤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좋아라~ 마셨다..

그러다보니..9시..

아참, 사과를 오늘 안먹었네..

아침에 깎아놓은(남자분들 드시라고) 사과 1/2를 먹었다.

이젠 정말 그만 먹어야 해..라고 주문을 외며..

스르르..잠이 들었다..

앗!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니..11시..

이 닦고..대충 고양이 세수하고..

침대에 누웠다..

잠이 안..온다..

책을 들었다, 누운 채로..

2시쯤..큰아들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가물가물..

책을 놓고 불을 끄고 눈을 감았다..

 

아침..8시에 인났다..

배가 아프다..

입에서 비빔밥 냄새가 나는 듯하다..

이런이런..

넘 먹은 것이여..

거의 이틀 간격으로 아침마다 하는 후회..

 

늘 느끼지만..

발이 넘 시려워..체온을 좀 올려볼까 하고..

욕조에 물을 받아 들어갔다..

20분 정도 쉬다가 씻고 나왔다..

헉헉..

올만에 하니..뜨건 물속에 드갔다 나오는 것도..힘에 부친다..

몸이 내게 소리를 지르는 것같다..

오늘 아침은..

먹고파도 먹을 수 없겠다..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지금까지..

 

선생님,

제 미련스러움을 고칠 수 있을까요?

저녁마다 반복되는 저 미련스러움을 과연 쫓아낼 수 있을까요?

살들의 반란으로..입을 수 있는 바지가..

쭉쭉 늘어나는 녀석 아님..안되는 요즘인데도..

정신을 못차리네요..

말로만..

소식이 건강에 좋아..하면서..

야식을 줄여야해..하면서..

정작 엄청 먹어대는..이 미련스러움과..

이젠 그만 이별하고 싶어요..

 

선생님,

도와주세요..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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