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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보내는 자세잡기

2008.12.02 14:03

약초궁주 조회 수:2287 추천:225

 

 

안도현의 '두더지' 란 시를 읽다. 미소짓다.....

 

안도현

 

나는 다시금 두더지네 집으로 빚을 얻으러 가야겠다

그들의 곳간에는 지렁이의 명아줏대지팡이가 즐비하고

비가 오면 쥐며느리의 황금요강으로 빗물을 받아 발을 씻는다 한다

 

보기 싫은 것을 보기 않기 위해 그들은 땅속에서도

두 눈에 안대를 하고 다닌다 빛을 경배하는 교도들을 피해

굴 속으로 들었다가 그 갱 속에서 땅강아지의 값비싼 비단치마와

달팽이의 탐험 모자를 채굴해 거부가 되었다고 한다

 

한때 포클레인을 끌고 온 토목업자들과 119구조대가 동업하기를 원했지만

그들은 삽을 들고 온 고고학자를 택했다 엉뚱함의 힘이 그들 것이다

 

두더지네 집으로 들어가자면 우선 어깨를 동그랗게 말고

빛을 등지고 손톱을 삽날처럼 펼치고 땅을 긁어야 하겠지

그러면 나는 코도 입도 뾰족해져서 잠시는 서러워지겠다

 

지상에 없는 길을 내다가 떠난 파르티잔이 모처럼 그리워지겠다

햇빛아, 너는 배배 꼬인 다래넝쿨 아가씨의 머리나 빗겨주고 살아라

나는 뽕나무 뿌리에 난 여드름을 짜주며 일생을 소비해야겠다

 

 

11월의 나. 미친년 널뛰듯 살았다. 멀리멀리 돌아다녔다.

 

12월. 여백으로 빈칸으로 살아야겟다.

 

약속도 잡지 말고 문자질도 삼가고.

 

말도 줄이고. 행사나 모임...연락이 끊이지 않건만.

 

나 없어도 잘 돌아가는 세상 아니더냐.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고백하자면

 

내 간섭하려드는 참견하는 성질에

 

홀로 있기 두려워 하는 고독에 못이겨

 

다 쫒아 댕긴거 아니더냐.

 

12월 마져 그리 보낸다면 1월엔 파김치가 되어 널부라져

 

식은 잿불처럼 새해를 맞을것 같아.

 

두더지 처럼. 고고학자처럼. 파묻혀

 

침 발라 털갈기나 다듬고 싶다.

 

아기가 두명이나 태어날 예정이고.  원고 마감이 한꼭지 있고

 

제주가서 감귤 한번 따주고. 가평에 한살림 강의 가고.

 

희망사항은 북한산에 올라보는거. 원효가 도닦던 자리~

 

12월 8일 월요일 북한산  갈 사람???? 요기 붙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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