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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서민칼럼)

2013.05.16 10:18

약초궁주 조회 수:2081 추천:237

서민 칼럼]“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 첫째, 윤창중은 윤봉길의 후예다. 파평윤씨 종친회는 부인했지만 윤창중은 자신이 상하이에서 폭탄을 던져 일본군 요인을 암살한 윤봉길의 손자라고 했다.

    파평윤씨와 별 관계가 없어 보이는 새누리당 의원인 하태경도 “윤봉길 손자가 맞다”며 확인해 줬는데, 호랑이는 고양이를 낳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해보면, 윤봉길의 손자가 미국에서 딸같은 여자인턴의 엉덩이를 움켜쥐는 짓을 했을 리가 없다.

    만일 윤창중이 그런 짓거리를 한 게 사실이라면 그는 윤봉길의 손자가 아니라 조두순의 배다른 동생일 것이다.



    둘째, 윤창중은 탐욕이 없는 사람이다. 뉴데일리에서 십수편의 칼럼으로 진정한 수구꼴통이 뭔지 보여줬던 윤창중은 채널 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나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박종진: 이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들어가 애국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윤창중: 그런 말은 제 영혼에 대한 모독입니다....윤봉길 의사에게 ‘이제 독립했으니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해라’고 하는 격입니다.

    물론 사흘 후 덥썩 인수위 대변인 자리를 수락하지만, 사흘이나 버텼다는 것 자체가 그가 욕심이라곤 전혀 없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그런 사람이 여자 인턴의 엉덩이에 욕심을 냈다는 게 말이나 되나? 만일 윤창중이 그런 짓거리를 한 게 사실이라면 그는 한입으로 두말하는 일구이언하는 자며, 표리부동하며 면종복배하는 자며, 입에는 꿀을 담고 뱃속에는 칼을 품은 ‘구밀복검’하는 자이리라.



    셋째, 입이 더러운 자는 보통 손은 깨끗하다. 북한과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극우보수 인사 중 군대 안간 사람이 많듯이 입으로는 욕이나 더러운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대개 싸움을 못하고 행동도 얌전한 경우가 많다.

    윤창중은 우리나라에서 입이 더럽기로 소문난 자로, 안철수에게 “젖비린내가 폴폴 난다”고 일갈했고, 문재인 지지를 선언한 정운찬 등에게 “정치적 창녀”라고 한 바 있는데, 그가 청와대 대변인이 됐을 때 이 막말이 문제가 되어 사과까지 한 적이 있다.

    속설대로라면 그는 말만 더러울 뿐 손은 비교적 깨끗해야 하지만, 만에 하나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는 말과 손과 성기가 삼위일체로 더러운 보기드문 인물이 된다.



    넷째, 박근혜 대통령의 눈을 믿자. 박 대통령은 인사의 달인으로 불릴 정도로 사람을 잘 알아본다.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비롯해서 짧은 기간에 7명을 낙마시킨 건 박대통령이 인사의 달인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으리라.

    게다가 윤진숙이라는 진주를 모래 속에서 찾아내 해양수산부장관을 시킨 건 화룡점정이었다.

    그런 대통령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낙점한 분이 20대 여성 인턴의 엉덩이에 눈이 뒤집혀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하는 건 박대통령의 독특한 심미안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하지만 만일 윤창중이 성추행을 한 게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의 달인은커녕 국민이 반대하는 사고뭉치만 죄다 요직에 앉히는 청개구리 기질을 가진 인사의 하수이리라.

    윤창중이 성추행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건 이쯤해두고 이제 세간의 의혹을 한방에 정리해준다.

    1) 일찍 귀국한 이유에 대해 윤창중이 “아내가 사경을 헤매서”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

    지금쯤 윤창중의 부인이 사경을 헤매고 있을 건 확실한 일이니,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예언이다. 그러니까 윤창중은 이같은 일을 예측해 급거 귀국한 것이다.

    2) 자기 카드로 미국에서 한국까지 항공료를 결제한 것에 대해;

    국가 돈으로 외유에 나서는 인사들이 한둘이 아닌 판에 정상회담이라는 공적인 일로 미국에 갔으면서도 자기 돈을 쓴 윤창중의 행위는 칭찬을 해줘도 모자랄 일이다.

    3) 박근혜 대통령이 ‘부적절한 행동’을 들어 윤창중을 경질한 것에 대해;

    윤창중은 부인이 사경을 헤맬 것을 예측해 공무 수행 중 일찍 귀국했다.

    이제부터 그가 해야 할 일은 극진한 간병, 박 대통령은 윤창중이 간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변인에서 물러나게 했다.

    그럼 부적절한 행동은 뭐냐면, 늘 공보다 사를 우선시하는 박대통령에게 아무리 사경을 헤맨다해도 사적인 일로 공무를 팽개친 윤창중의 행위는 불미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윤창중을 장황하게 변호했지만, 그에게 실망한 게 딱 하나 있다. 그는 “신체접촉은 있었지만 성추행은 아니다”라고 했는데 이건 아이돌 가수인 김상혁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의 아류에 불과하다. 청와대 대변인쯤 되면 언어의 마술사라 할 만한데, 아무리 사정이 급박하다해도 8년 전에 크게 화제가 된 발언을 우려먹는 건 대변인답지 못하다.

    어찌되었건 아내 간병 때문에 공무를 팽개치고 귀국한 만큼 꼭 부인을 살려 놓으세요. 제가 응원합니다, 윤열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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