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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업 걸고 싶은 남자?

2009.09.30 13:16

약초궁주 조회 수:1708 추천:259



한국의 책쟁이들

 

    임종업. (청림 출판)

 

 

이덕무(1741~1793)는 어릴 적부터 하루도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 그의 방은 동, 서, 남쪽 삼면에 창이 있어, 동에서 서쪽으로 해 가는 방향을 따라 빛을 받아가며 책을 읽었다. 행여 지금까지 보지 못한 책을 대하면 번번이 기뻐서 웃고는 했기에, 집안 사람들 누구나 그가 웃는 모습을 보면 기이한 책을 얻은 줄 알았다.

혜강 최한기(1803-1877)는 서울서 책만 사다 집안 재산을 탕진했다. 그래서 도성 밖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한 친구가 “아예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니, “책을 사는데 서울보다 편한 곳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책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값을 가리지 않고 사들였다. 그리고 읽은 지 오래되면 헐값에 내다 팔아버렸다.

그로부터 200여년이 흐른 지금의 서울. 텔레비전이 왕왕대고 인터넷으로 무한정 정보가 흘러도, 잉크·종이의 향이 고인 우물에 엎드린 사람들이 있다. 책에 미친 이덕무와 최한기의 후예들이다.

 

책에 미친 사람들이 고령화하고 차츰 줄어드는 추세다. 서대문구 홍제동의 헌책방인 대양서점 주인 정종성씨는 “단골 대부분이 50~60대”라면서 30~40대는 드문 편이라고 말했다. 나이드신 분이 다녀간 지 오래면 전에는 걱정이 돼 전화로 안부를 묻곤 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귀띔이다. 언젠가 건강이 어떠신지 물었다가 “그 양반 돌아가셨어요”라는 답을 듣고 당황했다는 것이다. 손에 돈이 들어오는 대로 모아들인 책들은 그들의 분신과 마찬가지여서 그들의 체온이 식으면 장서 역시 혼백처럼 허공에 흩어지기 일쑤. 혹여 대학도서관의 구석자리를 얻으면 행운이다. 그나마 썩음썩음한 책들, 즉 책과 고물의 중간지대에 있는 것들은 버려져 파지상을 통해 제지공장으로 가버린다.

나는 서서히 없어져가는 ‘책에 미친 사람들’을 기록하고 싶었다. 젊은 이들 가운데서 알게모르게 이어지는 광증의 전통을 찾아내고 싶었다. 이 책에 실린 스물 여덟 꼭지의 글은 그 결과물이다. 이를 통해 책의 생산, 유통, 소비는 물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서 동시대를 사는 이들의 속내를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

 

소개된 이들은 정치인도 연예인도 국회의원도 아닌,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는 이들이다. 생산적인 일로서 밥벌이를 하는 이들은 굳이 책에서 길을 찾지 않아도 책으로써 자기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들은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책을 펴 읽고, 서점이나 헌책방에서 주머닛돈을 뒤적이는 평범한 우리들의 이웃이다.

 

나는 이들이 있어 우리사회가 이만큼 지탱된다고 본다. 눈앞 이익과 무관한 책을 통해서 건전한 생각을 굳힌 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가족과 사회 나아가 국가를 위한 버팀대가 되어 있는 것. 튼실한 이들이 아니라면 우리사회는 몹시 허랑하여 언제 무너질지 모를 터다.

 

어떤 책쟁이는 그 동안 책 산 돈을 땅에 투자했다면 부자가 됐을 거라고 말한다. 말인 즉 옳다. 현대 금융사회에서 돈은 곧 흐름이거니 부라는 것은 좋은 길목에서 흐름을 낚아채는 것 아닌가. 책쟁이들까지 모두 들고 일어나 돈낚시에 나선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지경이다.

돈과 이름값에 오로지 미친 세상에서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이 있어 더불어 살 만하다. 이들이 진짜 우리문화의 담지자들이다. 책 살 돈을 누가 따로 주는 것도 아니고 세금을 깎아주지도 않는데, 스스로 책을 사들여 읽고 쌓아 지식과 교양의 대를 잇는 이들. 나라의 박물관이나 도서관이 할 일을 사사로이 떠맡고 있는 이들이 애국자가 아니라면 누구를 꼽을까.

이들을 만나는 동안 나는 내내 행복했다. 애초 신문기사 작성을 위해 만났지만 책을 사이에 두고 금세 친구가 돼 서로 흉금을 텄다. 그들이 털어놓은 이야기가 나를 통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만일 부족한 점이 있다면 알량한 문자를 놀리는 나의 아둔함 탓이다. 이나마 형식을 갖춘 것도 오로지 게으른 자를 독하게 채근한 편집자 덕이다. 청림출판과 편집자인 송복란 과장께 고마움을 전한다.

 

임종업-----

한겨레신문 창간 초기에 입사해 편집경력 기자로 15년 동안 주야장천 편집을 했다. 윗분 눈 밖에 난 것이 계기가 돼 사내 도서실로 옮겨와 책먼지를 떨다가 본격적으로 헌책방 나들이를 했다. 그 인연으로 편집기획팀, 여론매체부를 거쳐 문화부에서 책·출판을 담당했다. 잠깐 기적적으로 존재했던 책 섹션 <18.0℃>에서 정말 신나게 일했다. 일주일에 이틀은 밤을 새워 책을 읽었고 ‘헌책방 순례’와 ‘한국의 책쟁이’를 연재했다.

 

“이 책들 다 본 거지? 읽은 책은 팔아버려! 나머지 책들은 다 읽을 수 있어? 가능성 없는 책도 팔아버려!” 딸의 논리에 주눅 들어 한 트럭 이상의 책을 버리고도 요즘 또 성화에 시달리고 있다. 야무진 꿈 하나. 책을 펼쳐놓고 마음대로 뽑아보며 글을 쓸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두 번째 꿈. 딸이 시집가기 전에 공구서만 남기고 모두 처분할 수 있기를.

지금은 대중문화팀에서 미술·사진·건축을 2년째 담당하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회화·조각이 시·소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겨우 깨치고 작품감상에 푹 빠져있다. 어느 날 갑자기 문학과 미술을 넘나드는 글쓰기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목표.

산이 좋아 북한산 곁으로 이사 왔고 한해 한차례 꼭 지리산을 간다. 배낭에는 책 한 권을 꼭 넣는다.

 

~~~~

나도 등장인물중에 하나. 미모로 뽑힌것 같음.

자궁의 햇볕정책을 펴는 한의사로.

희망사항은 전작의 짝꿍이 되는

<꽃피는 거시기>를 펴내고 싶다고 소개됨.

 

책을 핑게로

이 연하남에게 술먹자고 작업을 걸 작정임.

은그러면서 슬슬.

ㄲ꽃피는 거시기에 대한 제보와 자백과 진술을

확보할 예정임.

 

넘어와 줘야 할낀데....

우찌 에수라인 자세를 잡지????

 

임기자의 간결하고 힘찬, 아름다운 '서문'에

내가 토달아봤자. 주절거려봐야 흥깨지고 맛이 없다.

그래서

<영혼의 책꽂이>에 즐감하시라고 옮겨 놓았다.

 

건너가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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