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아파트 뒷담을 끼고

나무들이 제법 있다.

 

담장밖에는 가로수로 플라타너스.

울타리 안에는

라일락. 벚나무 박태기 장미 조금

 

개들의 산책장소인 화단은

응아의 지뢰밭

덕분에 제비꽃이 지천으로 깔리고

노란 냉이꽃도 아른거린다.

 

출근길 퇴근길 일부러

아파트 뒷담을 돌아

고작 백미터지만. 산보삼아

느릿 건들..나무둘에게 말도 걸어 본다.

 

아유 이뻐 이뻐

얘들아 늬들이 참 대견하구나.~~

강선생 목소리 흉내도 내가며.

 

어느날 구석 벤치에 궁디를 붙였다.

낡고 허름해서 부서질듯한

칠이 들고 일어나고 옷이 긁힐듯 해서

흘낏 바라만 보앗던 벤치다.

 

사실은 좀 화난일이 있었고

조금 울기까지 했다.

집밖을 나와 울데가 여기밖에 없었던 것이다.

밤 아홉시쯤. 벤치 신세를 지었고.

 

 

아침에 난 그 장소를 다시 찾은  것이다.

범행의 현장을 반드시 찾는다는 본능에 따라.

 

밝은 빛속에 보니

스쿨버스 색깔 이랑 똑같은

노랑 벤치였다.

 

...그동안 지나다녔어도

한번도 의식하지 못했던 색이다.

 

이제 벤치랑 나는 사랑에 빠졌다.

벤치는 이렇게 속으로 말하고 있을 것이다.

 

-난. 네가 그 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그래. 아는 만큼 친해지고. 사랑하자꾸나.

 

(가로세로 5~6센티 되게 그린 벤치다.

색연필이 있응게...참 좋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42 밑줄긋는 여자-책,지친영혼의 보습제 file 약초궁주 2009.09.02 2805
1241 타미플루 부족? 그건 당신 생각이고! (시사IN 펌) 강추 [1] 약초궁주 2009.09.03 1862
1240 힘내라 편도선! (뇌력충전 원고중에서) 약초궁주 2009.09.03 1903
1239 요리, 나는 나를 위해서~~~ [2] file 약초궁주 2009.09.08 1967
1238 '행복한 출근길' [1] file 약초궁주 2009.09.09 2364
1237 '돈때문에 여배우 팔아먹는 실용의 때인지라'. [1] file 약초궁주 2009.09.09 1760
1236 만화-페르세폴리스 file 약초궁주 2009.09.10 2238
1235 사랑해야 하는 딸들 (만화책) [1] file 약초궁주 2009.09.10 2650
1234 일요일 공원 놀이~~~ file 약초궁주 2009.09.15 1817
1233 망가지는 놀이기구, 누가 그랬을까? 약초궁주 2009.09.16 1745
1232 출근길.꽃들이 고생이 많다~~ file 약초궁주 2009.09.17 1938
1231 서울역 그 식당-함민복 [3] 약초궁주 2009.09.18 1663
1230 2009 활동가 재충전 - 한살림 식구들 강화올레가다 [1] file 더불어숲 2009.09.22 2644
1229 불필요한 기적 (정혜신마음에세이)과 오자미 file 약초궁주 2009.09.23 1606
1228 정운찬 총리를 바라보는 김선주, 조국 선생님의 칼럼. 약초궁주 2009.09.23 1891
1227 명절 차례, 이렇게 바꿀수도 있다~ [4] 약초궁주 2009.09.24 1528
1226 '그녀'를 두번 죽이지 말기를...(시사IN펌) 약초궁주 2009.09.25 1716
1225 추석담날(10월4일) 강화올레 갈려는데 이선영 2009.09.28 2169
1224 한국의 책쟁이들 [4] file 약초궁주 2009.09.30 2298
1223 내가 작업 걸고 싶은 남자? [2] file 약초궁주 2009.09.30 1708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