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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영혼의 음식 랭면과 불고기

2009.08.07 18:28

약초궁주 조회 수:1939 추천:175

 

일단 랭면 하면

우리 조직에선 유채지나를 빼놓을수 없다.

평양출신 어머니를 둔덕에

가족모임마다 으례 냉면을 말아먹으며 자랐다.

유전자에 각인된 냉면의 맛과 분위기.

 

그래서 일년에 한번은 자청해서 냉면파티를

열고 있다. ~~~

 

그녀가 부산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읽어보자.

 

<냉면, 영혼의 음식> 부산일보

 

냉면은 여름에 많이 먹지만, 겨울철 평양에서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먹던 별미 야식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살얼음 뜬 동치미 국물로 만든 육수는 계절취향을 살린 음식이었을테니까.

 

평양출신 어머니덕에 나는 냉면을 먹고 자랐다. 여러번 걸러 기름기없는 깔끔한 육수를 끝까지 다 마시는 걸 보면 어머니는 그러신다. “아이구, 내 자식이야”, 하시며 사랑이 넘치는 어투와 표정을 보이신다. 냉면 맛을 제대로 알고 먹을줄 알아야 자녀될 자격을 갖추는 셈이다.

 

설날 세배오는 학생들에게도 어머니는 냉면을 말아주셨다. 친척들도 모이면 냉면으로 마감한다. 그래야 입이 개운하고, 정을 깊이 나눈 기분이 든다. 이젠 태평양 건너 간간이 가족을 만나지만 여전히 우리는 냉면부터 먹고 본다. 이렇듯 냉면은 우리가족에게 분단가족사를 통과하는 영혼의 음식이다.

 

<바베트의 만찬>, 음식의 숭고한 경지

이젠 연로해져 한국에 나오지 못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내가 냉면파티를 연례행사로 치룬다. 여러 해 전 말아주신 어머니 냉면 맛을 여전히 기억하는 학생들의 냉면 마니아 정신에 감화 받은 덕이다. 마구잡이로 만들어 낸 냉면맛 유린 세태 속에서 영혼의 음식을 살려내고픈 욕망도 작용했을터이다.

 

고기국물을 두 차례 베보자기에 걸러 동치미국물과 섞어 만드는 육수 제조는 1박 2일 걸린다.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보면 심장이 다 찌릿해지는 쾌감을 느낀다. 그 냉면을 먹어 본 이들의 감탄까지 헤아리면, 이런 게 행복임을 깨닫는 경지에조차 이른다.

 

음식의 영혼을 탐구하는 <바베트의 만찬>에 영감을 받은 바도 크다. 북구 바닷가 작은 마을. 검소한 일상과 신앙으로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은 반목과 질시를 위선적으로 감추며 즐거움 없이 살아간다. 프랑스 시민혁명으로 이 마을에 흘러들어온 요리사 바베트는 거액의 복권당첨금을 다 털어 마을 사람들에게 일생일대 만찬을 대접한다.

 그녀의 음식에 취한 이들은 우중충하고 근엄한 표정을 풀고 미소지으며 달빛 아래 서로를 보듬어 안고 춤추는 존재의 진화를 보여준다. <식객>, <음식남녀>, <라따뚜이>같은 음식영화들이 범접하지 못한 숭고한 경지가 열린다.

 

자신이 누구인지 말해주는 음식

냉면이야말로 그 자체만으로 완결된 요리이다. 구황작물 메밀, 고기와 계란, 해독성과 소화촉진용 무와 오이, 배등을 곁들여 영양분도 절묘하게 배합한다. 알록달록하게 상단을 장식한 색채미학, 심장과 머리를 얼리는 시원함과 면발 씹는 맛도 일품이다.

 

그런데 시원한 음식이란 이유만으로 여름철이면 가짜냉면이 난무한다. 그런 냉면을 먹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마치 추락한 연인의 몰골을 보는 것 같다. 요즘 뜨는 노래 ‘냉면-차가운 얼굴’에서, “찔겨도 너무 찔겨 냉면 냉면 냉면”은 사실왜곡이다.

 

 쫄면을 냉면발로 착각한 탓이다.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외국곡을 개사한 유쾌한 가곡 ‘냉면’이 그보다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 촌사람 하루는 성내와서 구경을 하는데/ 이골목 저골목 다니면서 별별것 보았네/맛좋은 냉면이 여기있소/값싸고 달콤한 냉면이오/냉면국물 더주시오 아이구나 맛좋다”. 냉면은 값싼 음식은 아니지만 별별것 중 맛봐야 할 별미이다. 냉면에 영감을 받아 당시 귀했던 메밀대신 밀가루로 창안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밀면은 지역다양성을 살린 또 다른 별미이다. 가짜냉면이 아닌 밀면이란 이름 속에 독자적인 맛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나는 부산에 가면 밀면집을 찾는다.

 

내친김에 올 여름 이렇게 자문해보면 어떨까? 내 영혼의 음식은 무엇인가? 음식인류학자는 말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말해주십시오,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 수 있습니다. ‘무얼 먹을까요?’, 에 ‘아무거나’ 답하며, 몰개성을 소탈함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아무거나’보다 영혼의 음식 몇 가지 갖고 사는게 즐겁고 다양한 삶/사회 만들기 프로젝트에 더 적합하지 않겠는가.

 

 

09/08/03 유지나

 

일요일 저녁에 초대받아  나만 잘먹고 돌아오니

식구들에게 미안한 맘이 절로 들엇다.

 

( 직장에 출퇴근하는 가장인 내가

건강해야 하니까 미안한 마음 먹으면 안되지만)

 

을지로에 냉면과 불고기로 비싼 집 우래옥도

내발로  간적이 1 번이고 접대받을때나 갔었다.

 

그리하여. 어제 퇴근길에 풀무원 평양냉면을 샀다.

고기는 엄니한테 사오시라 하고.

 

집에 가자마자. 냉면은 삶고

고명은 언제 만드냐. 오이 달걀 생략하고

대신...김치를 물에 꼭 짜서 얹었다.

 

불고기..이거 양념할 새가 또 어딨냐.

머리를 쓰자.

음- 불고기 양념장을 만들어 고기를 살짝 구워

      찍어 먹으면 된다.

자- 양파는 큼직하게 썰고  마늘 다지고...간장 참기름. 후추가루 넣고

     꿀이나 설탕 넣으면 쏘스 완성.

 

불고기 한사람당 대여섯 점이면  냉면과 훌륭한 궁합이다.

 

고기에 양파양념장을 얹어 싸먹고...냉면 한 젓가락 후루르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간만에 아이들한테 큰 칭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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