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너는 누구에게 물어보았니 ....하나.

2010.02.11 13:18

약초궁주 조회 수:1724 추천:218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송경동 시인의 시집이 날아왔습니다.

창비에서 나왔지요.

지금의 상황을 가장 뼈아프게

절절 통곡하며 앓는 송시인입니다.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러나 다들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마주하는일, 힘들지요 버겁지요.

모른척 하고 싶지요.

 

나는 다만 억지로라도

시를 베껴 여러분께

보이고 싶습니다.

길어서 꼭꼭 씹어 삼키시라고

짧게 올립니다.~~~~~

 

제목- 너는 누구에게 물어보았니

 

 

-너는 물어보았니


그 강변 땅 위의 별인 조약돌들에게
골재가 되고 싶으냐라고 물어보았니


달빛 고운 여울목에서 맑은 돌눈이 되어
누군가를 기다리며 살고 싶니, 아니면


흙탕물 속에 수장된 병든 자갈눈이 되고 싶니라고


강변에서 볕에 마르는 탄탄한 몸이 되고 싶은지


물이끼 촉촉이 서린 서늘한 몸이 되고 싶은지

 

너는 물어보았니


그 강물 속 물고기들에게
벼들치에게 꺾쇠에게 피리에게 물어보았니


흐르는 물살을 따라 어디까지 가고 싶은 여행이었는지


물어보았니 우웅우웅 하루에도 몇번씩 스크루 갈퀴가
캐터필러처럼 불도저처럼 삽날처럼 강바닥을 헤집는


탁류 속에 살고 싶은지, 상수원 맑은 물속
조용한 빛화살촉들로 살고 싶은지 물어보았니


갑문 앞에서 줄지어 섰다 우르르 내쫓겨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난민들의 피난행렬이 되고 싶은지

 

너는 물어보았니


그 실개천들에게 계곡물들에게 물어보았니


당신은 어떤 길을 따라 돌돌돌 흐르고 싶은 영혼이냐고


당신은 어떤 여울목에서 소용돌이로 엎어져 뒹굴며
쿨렁쿨렁 쏟아져 울고 싶은 영혼이냐고


콘크리트 수조 속에 갇혀 썩어가는 물이 되고 싶은지


세상의 모든 정체와 지체를 밀고 흐르는
거센 급류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았니


실버들 선 돌방죽 길을 따라 흐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갈대숲 늪지를 따라 어떤 영혼의 정화를 꿈꾸었는지

 

 

~~~~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4 은수야. 너정말. 편암해졌니? [4] file 은수 2012.01.21 1922
303 들어는 봤나, 지뢀 총량의 법칙 -2- [6] 약초궁주 2010.09.18 1924
302 싱글맘들이 쓴 책-우리 그래도 괜찮아! [1] file 약초궁주 2009.08.12 1925
301 아버지에 대한 딸들의 속 마음 혹은 그 반대! [2] 약초궁주 2009.11.04 1926
300 안녕하세요~ 여쭤볼게있어서.. [1] 안녕안녕 2010.03.30 1926
299 북카페 사진수업 [5] file 해피바이러스 2011.06.13 1926
298 여학생들의 콘돔실습. 2 [1] 약초궁주 2011.01.20 1927
297 임의진목사글 2 하얀옷과 백기투항 (멋져!) 약초궁주 2010.06.26 1931
296 좋아하는 도시락 반찬-고구마조림 약초궁주 2011.11.24 1931
295 황진희 언니의 사랑법 계속-고정희 시인 약초궁주 2011.06.24 1932
294 <섬을 걷다>. 중에서 딱 마음에 드는 한마디! [1] file 약초궁주 2010.04.14 1933
293 트래블 테라피-권혁란한겨레출판 [7] file 약초궁주 2011.05.06 1937
292 출근길.꽃들이 고생이 많다~~ file 약초궁주 2009.09.17 1938
291 병원에 가도 아이들 병은 왜 오래갈까? (독후감) [1] file 약초궁주 2009.11.20 1938
290 요리- 영혼의 음식 랭면과 불고기 약초궁주 2009.08.07 1939
289 임신중 늘어난 몸무게의 정체는? (원고 1) [1] 약초궁주 2010.07.13 1940
288 6년전 심리분석....문병 [2] file 약초궁주 2019.05.25 1940
287 6월 22-23 휴진/ 24일 목욜 출근 [6] 약초궁주 2010.06.15 1941
286 요리, 꼭해야만 하는건 아니다. [2] file 약초궁주 2010.07.21 1944
285 여기자포럼에서~~~이런말 듣고 헛웃음이 [2] 약초궁주 2010.03.30 1947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