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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아기가 만든다니까요~~

2009.11.18 18:14

약초궁주 조회 수:2001 추천:250

기적은 아기가 만든다니까요~~

 

 

 

아침 일찍 진료실에 들이닥친 산모와 온가족

정작 주인공인 ‘아기’만 빠졌다.

 

아기를 보여주고 싶으나 생후며칠밖에 안되어서

조심스러워 데리고 오지 못했단다. 내가 많이 보고 싶어했는데....

사진을 보여주는데 겨우 세상살이 일주일밖에 안된 녀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똘망똘망하던지 신기하기만 하다.

할머니는 연방 아기 예쁘다고 자랑이시고.

 

나와 아기엄마. 아기의 인연은 참 기막히다.

 

아기엄마는 원래 심한 월경불순이었다.

초경도 늦고 고등학교때도 연간 1번 한적도

잘하면 3번까지 한 적이 있을정도 였는데

이것이 이십대에 들어서도 여전했다.

 

중간에 병원을 가서 초음파를 찍어보면

‘깨끗하다“ 고만 했을뿐, 가끔 피임약 이나

월경주사를 맞고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월경주사를 맞아도 안하게 되고

나이를 먹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십대 후반에 접어들자

본인 스스로 한의원을 찾아오게 되었다.

어느 병원에서는 살이 쪄서 그렇다고

다이어트 치료받으라고 했다.

집에서 가족들도 모두 살 때문이라며 몰아세웠다.

 

드디어 반년. 심지어는 열달 넘게 무월경이

계속되는 어느 날, 날 찾아왔다.

 

환자는 ‘꽃자’와 ‘몸살다여’ 책을 공부했고

나는 뇌하수체-난소- 자궁으로 이어지는

도표를 그려서 보여줬다.

앞으로 체중탓은 하지 않기로, 스트레스도 안받기로 약속했다.

 

내가 이름붙인 별명은 <잠자는 숲속의 난소공주>

병명은 ‘다낭성 난포증’

생식씨스템이 미숙하여 임신가능한 크고 완벽한 난자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작고 동글동글한 미숙한 난포들만 있는 증상.

앞으로의 걱정으로는 배란이 안되니 불임의 원인이 되고

장기간으로는 난소기능저하로 조기폐경으로 올까 걱정이었다.

 

 

물론 피임약을 쓰면 월경은 하겠지만

배란은 억제되니까 단지 출혈만 보이게 해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생식씨스템이 돌아가게 성숙시키려면

일 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증상은 15년 된것이니)

 

치료한지 한달 반이 지나자 월경을 했다. (무월경으로 따지면 8개월 만에)

나와 본인은 무지 기뻐했으나 집에서는

원래 이정도면 한번쯤은 하지 않았냐는 반응.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나, 좀 속이 상했다.

가족들의 격려. 긍정적 반응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설명 안하련다.

 

담달에 또 월경했다. 또 했다. 그러나 다낭성인채로

무배란성 월경이었다. 치료는 계속했다.

 

어느날 7개월 동안 잘했는데

갑자기 월경을 안하는 거다.

안할 이유가 없는데. 나는 갸우뚱 속으로만 궁리.

본인은 속이 미식거린다고 그러고 있었으니..

 

나중에 임신 판정

바로 배란이 되어 임신으로 골인한거다.

 

나. 그동안 그녀에게 성관계 한번도 묻지 않았다.

연애주의자라고 사랑하라고 입만 떠들었던 것이다.

비혼여성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알아보지 않은 것이다. (말하기 참 곤란하고 이상한 선생으로

오해받을까봐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임신이 된 그녀는 약간 순서가 바뀌긴 했지만

결혼식을 올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아기를 낳고서는

몸조리차 찾아 온 것이다.

그동안 쑥쓰러워 하는 그녀가 얼마나 당혹해 했을지.

난 또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좋은 일 기쁜 일임에도

내색도 못하고 지냈는데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다행히 양가 모두의 열렬한 축복속에 아기가 태어날수

있었던 것- 이게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랴.

모든 게 아기가 이 세상에 나오려는 생명 에너지가

선한 인연으로 작용하여 이루어진 기적 아닐까.

 

아기, 엄마, 아빠, 그리고 나.

참 고맙고 대견하다.

힘쎈 아기 만세!

 

 

나. 하루 종일 입이 귀에 걸려

좋아서 히죽거렸다우

 

(이런건 자랑 좀 해두 봐줄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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