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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나주 도래마을 금산사까지

2008.11.04 13:28

약초궁주 조회 수:3090 추천:357





나주시청 강의를 하러 가면서

가을 계룡산을 올랐다.

5도산악회라고 경사가 5도 넘으면 벌벌 떨고

삼백미터만 올라가도 어지럽다는 언니 동생과 함께.


몇 주 전부터 계룡대의 국군 장병 아저씨들과

찜을 하고 길안내를 부탁했다. 말로는 업어준다고 했으니

깔딱고개에서 손이라도 잡아주길 기대하면서.


초록물이 빠져가는 바위 산은 메마르고 쓸쓸했지만

연하의 훈남? 세명이랑 올라가는 횡재라니.

체력단련이 생활인 이 남자들이 짐조차 가벼우면

마구 속도를 낼까 싶어  준비해온 간식과 물을  배분했다.


우리 땅 오악중 한곳으로 산에 천제를 드리는

중악단과 갑사 동학사 명찰이 있는 산.

기돗발 쎈 계룡산을 지나칠때마다 얼마나 아쉬워했던가.


갑자기 큰 언니가 제안을 했다.

가방속에서 노트를 꺼내 종이를 찢어 쪽지를 만들었다.

파트너땜에 눈치보지 말고 ‘뽑기’를 하자는 것.

남자, 여자 두 번 뽑아서 ‘딱’ 일치한 커플은

오늘 하루 결혼을 하란다. 일일찻집 처럼.


그 흔한 경품하나도 못 뽑는 나.

제일 연하의 꽃 소령 당첨되었다. 아마도 30대일 듯 싶은

나뭇꾼. 꿈자리가 안 좋았나부다.

정찰조로 앞장서 올라가 바위서 쉬다가 일행이 나타나면

다시 올라가던 다람쥐띠 파트너. 드디어 깔딱고개

마구 미끄러지는 사태에선 잡아 주더라.

뭐로? 손대신 막대기를 불쑥 내밀어서. ㅋㅋ


천황봉에는 방송국과 통신사 송신탑이 서있다.

어차피 콘크리트와 철제탑을 올릴건데

봉우리를 비껴서 설치해도 될 것을.

맘에 안 들어서 옆 봉우리에서 나는 놀고 있는 사이

일행들은 올라가서 내가 준비한 간식을 몽땅 먹어치웠다.


언니는 소설가답게 ‘우리 자기’ 그러면서 능청스레 애인놀이를 참 잘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별을 따달래? 달을 따달래? 단지 몇 시간 임시남편 하자는 건데..“

하지만 젊은 남자가 받을 정신적 충격을 생각해서 참았다. ㅋㅋ


내려와 단체증명 사진을 찍었다. 하하 깔깔 웃으면서.

그리고 미련없이 깨끗이 갈라섰다.

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멀리 계룡산이 보이면 아련하게

미소지을 추억만을 남기고....


밤길을 달려 나주의 고분마을에 도착했다.

별이 가깝게 보이는 하늘밑.

젖무덤처럼 둥근 오래된 무덤에 올라가 큰대자로 누웠다. 깊은 숨을 쉬었다.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지키고 있는 도래마을의 한옥에서 잠을 잤다. 

 

월요일 아침 유명한 나주곰탐으로 배를 채우고

나주성당, 금성관 나무목사관을 구경하고 강의장으로 갔다.

 

행사를 마치고 상행길에 모악산 금산사 들려

탑주위를 서성거리며 숨을 골랐다.

 

거대하고 분주한 서울의 뱃속으로 진입하려면

마음의 호흡을 가다듬어야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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