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휴가철엔 토플리스로 “독서 본능에 충실해”

시사인!  





기사입력시간 [147호] 2010.07.07  12:23:02 문정우 대기자 | woo@sisain.co.kr    




조강지처(糟糠之妻)의 조자는 술 찌게미, 강은 쌀겨를 뜻한다. 굶기를 밥 먹듯 하던 어려운 시절을 함께한 아내라는 의미이다. 요즘에는 부도지처나 파업지처가 조강지처보다 윗길이라고 한다. 회사의 오랜 부도나 파업을 함께 견뎌낸 아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못된 사주 밑에서 부도나 파업을 겪어본 사람은 아마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런 걸 자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마는 내 아내는 부도지처이자 파업지처이다. 1997년과 2007년 10년 터울로 각각 1년 안팎의 월급 없는 부도와 파업 기간을 같이 타넘었다. 그 기간에 나는 한 번도 아내에게 집 안에 돈이 남았는지, 힘이 들지는 않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아내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내 처지련만 그건 마음뿐이다. 아들의 대학 등록 마감일이 다가오면 아내는 애가 타는 눈치지만 나는 모른 체하거나 때로는 일부러 골을 내기도 한다.

어린 시절 나의 우상이었던 사촌 형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있다는데 쉰이 넘은 나이에도 노후대책은커녕 당장 발등의 불을 끄기에 급급한 삶을 살다 보면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은 나보다 한 살 위였던 사촌형이다. 그는 수완이 좋아 일찍이 탄탄하게 사업기반을 쌓아가던 중 20대 중반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요절하고 말았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존경을 받았던 김선주 선배가 최근 한겨레신문의 사과와 관련한 칼럼을 썼다 해서 노전대통령을 죽도록 사랑한다는 사람들로부터 거친 공격을 받았다.
큰 이모의 둘째 아들인 그의 집은 서울 봉천동 산꼭대기 판잣집, 역시 넉넉한 편이 못됐던 우리 집보다도 훨씬 가난했다. 국가는 부자지만 국민은 가난하다던 일본과는 반대로 그의 집은 끼니가 간 데 없었지만 그만은 언제나 ‘윤택’했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나의 우상이었다. 그는 내기에 강했고, 때로는 가게에서 슬쩍 하는 데도 능했다. 구슬, 빠이(구슬에 던져 씌우는 엽전을 그렇게 불렀는데 어원은 모르겠다), 딱지, 합승과 전차 회수권, 소다 뽑기, 동물 모양 사탕, 미수가루, 심지어 군고구마까지. 그의 기다란 외투 안 크고 작은 주머니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내성적이고 고지식해 요만한 거짓말이라도 할라치면 목덜미까지 빨개져 금세 탄로 나고 마는 나는 그가 너무나 부러웠다. 그가 가진 물건보다도 우리를 옥죄는 여러 가지 통제의 그물을 비웃는 듯한 그의 담력과 수완이 탐났다. 나는 그 뒤 언제나 그 사촌형처럼 매사에 능란하기를 바랐으나 몸이 따라 주질 않았다. 나도 어느덧 내가 요령부득이라고 답답하게 여겼던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주로 보통예금통장에 의지해 사는 신세가 돼버렸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어린 시절의 추억 한켠을 들춰낸 것은 최근에 한겨레신문 논설 주간을 지낸 김선주 선배가 그동안 쓴 칼럼을 모은 첫 책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를 펴냈다는 소식을 들어서이다. 공적인 글을 쓰면서 ‘선배’란 호칭을 쓰는 게 적절해 보이진 않지만 굳이 고집한 데는 까닭이 있다. 그녀를 선배라고 부르면 나 자신의 격이 좀 높아진다는 기분이 들어서이다. 그녀는 어디에도 한눈팔지 않은 기자, 글쟁이의 외길 인생이다. 그녀가 몸담았던 한겨레신문에서마저도 어제까지 그 당에 출입하다가 오늘 그 당에 팔려가는 사례가 없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예의 없는 이별을 혐오한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존경했지만, 노빠로부터 공격당한 언론인

<이별에도...>의 추천사를 쓴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에 따르면 그녀의 글에 반했던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녀를 ‘거시기한’ 자리에 모시려고 어지간히 공을 들였다고 한다.  서이사장이 그녀에게 끝내 거절한 까닭을 묻자 대답은 “언론인으로 끝나는 선배도 한 둘쯤은 있어야지”였다. 그녀는 언론계 후배들에게 그녀를 선배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우쭐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분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존경을 받았던 바로 그 분이 최근 한겨레신문의 사과와 관련한 칼럼을 썼다 해서 노전대통령을 죽도록 사랑한다는 사람들로부터 거친 공격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일이다. 누구보다도 노전대통령 자신이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선주는 자신의 삶을 가리켜 “평생 호기심은 왕성했으나 곁눈질에 머물렀고 모험에 목말랐으나 길을 잃는 것을 두려워했고, 진취적인 포즈를 취했으나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간 적이 없다”고 못마땅해 했으나 나는 그런 점이 좋다고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는 말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과연 무오류인지에 대한 회의”가 끊이지 않는 인생 선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축복이라는 것이다. 정혜신씨는 개인적으로 책 가장 마지막에 실린 글 ‘엄마와 이모 사이에서’를 강추한다고 했는데 공감이다.

‘엄마와 이모 사이에서’에 따르면 김선주 선배의 어머니는 없는 살림에 대가족을 먹이고 입히느라 등골이 휘면서도 입만 열면 딸들에게 일부종사를 주입하는 분이었다. 소설가인 이모는 밥은 굶어도 화장과 옷 차림에 신경을 쓰는  신여성이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살았지만 이모는 자신의 손으로 밥을 벌어 먹었다. 이모는 인생이 늘 곤두박질쳤지만 모험과 도전을 서슴지 않았다.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글

김선주 선배는 자라면서 이모처럼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모의 위태위태하고 아슬아슬한 삶이 두려웠다. 결국 어머니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도 이모의 삶을 목을 길게 빼고 동경하면서 산 것이 내 자화상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정혜신씨의 표현 그대로 “문학의 향취가 물씬한” 이 시사칼럼을 읽으면서 나는 사촌형이 생각났다. 나 역시 김선주 선배처럼 일탈과 자유가 있는 삶을 탐하면서도, 중고등학교 시절 그 질풍노도의 시대에는 잠시 아슬아슬하게 경계선을 걸은 적도 있지만, 결국에는 ‘범생이’로 살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 김선주 선배의 글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나는 가슴으로는 여전히 니콜스 카잔차키스가 쓴 소설의 주인공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가식의 허울을 벗어던지고 생명의 강에 몸을 던져 마음껏 헤엄치는 상상을 한다. 조르바의 아버지가 아흔 살이 넘어서도 조잘거리며 지나가는 동네 처녀들의 종아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 “저렇게 예쁜 것들을 놔두고 어떻게 눈을 감냐”고 한탄할 때면 그 솔직함에 남몰래 낄낄대곤 한다. 때로는 담배 꽁초를 함부로 버리고 고성방가 하며 노상방뇨도 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에선 심성이 반듯하거나 착해서가 아니라 타고나길 소심하고 겁이 많은 탓에 스스로의 팔 다리를 묶고 조심스럽게 살아간다. 종종 그런 나의 모습이 한심하다 못해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주변머리가 없어 식구를 고생 시킬 때면 스스로 한없이 위축된다. 그럴 때 내게 위로를 주는 것은 책이다.




~~~~~시사IN에



글을 찾으러 들어갔다.



피붙은 개 발자국!!!!!  (나중에 꼭 펌해야쥐)



김현진작가가 쓴 칼럼인데



아직 업데 안됐다.  



문정우 대기자의 독서여행에 필 꽃혔다.



꽂혀서 꽃피어나듯 읽었다.



내 영혼의 책꽂이에도 올려놓은 책.



나 , 열심휘 읽고 밑줄 긋고 꼭꼭 씹어 먹었지만.



    독후감은 잘 못쓴다.



문기자---알아주는 글빨, 능청빨...인간성 짱이고



그가 김훈...서명숙을 이어 편집장편지를 쓸때



나는 얼마나 시사인을 사랑했던가.



그의 글로 <이별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다>가



술술 풀려나오는 이 재미를 어찌 내가 놓칠쏘냐.



여러분덜도, 그냥 받아 먹으소. 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2 나의 쏘울 푸드 이야기-냉면 [1] 약초궁주 2010.07.30 2021
361 간장 쏘스 만들어보려고. 약초궁주 2010.07.28 1860
360 할머니의 속담-믿지마라 약초궁주 2010.07.28 2075
359 고래들아 싸우지마라~아기가 자란다. [2] 약초궁주 2010.07.27 1870
358 피 묻은 개발자국 !!!!!(시사인 김현진칼럼) [2] 약초궁주 2010.07.24 2210
» '이별예의' 문정우대기자의 독후감~ 약초궁주 2010.07.23 1549
356 독서본능에 충실해-문정우 대기자 시사인펌 강추!) [2] 약초궁주 2010.07.22 1532
355 '당신 예뻐" 라는 말 (박미령님글) [2] 약초궁주 2010.07.22 1536
354 더위, 멍때릴때는 퀴즈놀이가~ [1] 약초궁주 2010.07.22 1688
353 요거 요거 조심하라고들 ~~~ [2] 약초궁주 2010.07.21 1806
352 요리, 꼭해야만 하는건 아니다. [2] file 약초궁주 2010.07.21 1944
351 이대강의 찍고..거제들려 부산강의 약초궁주 2010.07.17 1839
350 선생님 잘 계시지요? [1] 홍수현 2010.07.14 1703
349 임신중 늘어난 몸무게의 정체는? (원고 1) [1] 약초궁주 2010.07.13 1940
348 내 시의 저작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1] 약초궁주 2010.07.09 1527
347 내 인생,열손가락안에 드는 책-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file 약초궁주 2010.07.08 1828
346 여성민우회-낙태정책에 대해 진정서 내다. [4] 약초궁주 2010.07.07 1684
345 호주의 첫 여성 총리 스펙좀 보소~ [2] 약초궁주 2010.07.07 1952
344 아이구 불쌍한 젖꼭지^^ [1] 약초궁주 2010.07.06 1730
343 나비가 있는 세상 [1] 약초궁주 2010.07.06 1634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