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새벽에 헤어지는 법 (남자랑)

2009.02.18 10:52

약초궁주 조회 수:2392 추천:229

새벽에 헤어지는 법

 

- 세이쇼나곤

  새벽녘 여자네 집에서 돌아가는 남자는, 너무 복장을 단정히 하고 에보시 끈을 꽉 묶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올 때도 일어나기 싫은 듯이 우물쭈물하다가 여자가 "날이 다 밖았어요. 다른 사람 눈에 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하고 재촉하는 말을 하면 그제서야 겨우 후유 한숨을 내쉬면서 정말 헤어지기 싫다는 듯이 하는 것이 좋다.

그저 우두커니 앉아서 사시누키 입을 생각도 않다가 입을 여자 귀에다 대고 밤에 한 얘기를 속삭이는 듯하면서 손으로 속곳 끈을 묶고 일어나서는, 격자문을 밀어 올려 쪽문 있는 곳까지 여자를 데리고 간 후 낮 동안 못 만나는 것이 얼마나 가슴아픈지 다시 한 번 여자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남자가 이런 식으로 해서 나가면 여자 쪽에서는 자연히 그 뒷모습을 쳐다보며 헤어지는 것을 슬퍼한다.

 

 

  그런데 보통은 그렇지가 않다.

 무슨 급한 일이라도 갑자기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나 잽싸게 사시누키 허리끈을 묶고, 노시나 포, 가리기누 소맷자락을 걷어 올리는 등 옷매무새를 매만진 다음, 허리띠를 꽉 매고 닷 자리에 앉아서 에보시 끈을 꽉 묶어 안에 집어넣고 반듯하게 다시 쓴다.

 

그리고 어젯밤 베개위에 놓아둔 부채나 종이를 더듬더듬 찾다가 어두워서 잘 안 보이면 "어디 있느냐 도대체 어디 있느냐니까"

하며 손으로 방바닥을 쳐서 겨우 찾아낸 다음 후유 간신히 찾았네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러고는 그 부채를 마구 부치며 품에 회지(懷紙)를 집어넣고 "그럼 이만 실례하겠소이다"라며 돌아가는 것이 보통 남자들의 태도다.

 

~~~<마쿠라노소시>  에서 베낀글이다.

상상해보라. 겐지모노가타리 즉 겐지이야기가 유행하던 시절.

천년전 이다- 우리 신라시대.

궁중의 높은 궁녀였던 뇨보(직위) 가 쓴 에세이다.

 

이글에서 시오노나나미의 조상 할머니의 숨결이 느껴진다..

 

이 시대는 아직 결혼제도가 정착하지 않았고.

여자 집에와서 남자는 잠만 자고 가고

밥도 안먹었다는게. 중국 묘족의 삶이란 같다.

집으로 돌아간 남자는 즉시

시 편지를 써서 꽃가지에 달아 보냈단다.

후조라는 이 편지가 없으면 그들의 관계는 쫑!

 

세상은 넓고 삶은 너무도 다양한 모습인걸.

이 깜찍 솔직한 글을 읽고 어찌나 놀랍던지.

우리가 알고있던 미개한 일본? 후후.

.

몸살다여 책을 읽고  아침마당 강의 준비나 해야하는디

이런 걸 올리는 딴짓이라니.

 

중간고사때 만화책 소설책 집어드는 습관.

아직도 못버리고. ㅠㅠ

 

낼 아침 일찌기 화면으루 인사해여.

<건강미인. 몸부터 살려라>

 

나야 건강남녀로 하자고 의견을 냈지만...그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2 김어준인터뷰-김진애의원편 개그프로보다 폭소~~~ [1] 약초궁주 2010.09.10 1744
381 다시~~하면 되지요 (정혜신 에세이) 약초궁주 2010.09.09 1530
380 이유명호," 낙태범죄화 반대! 기부합니다" [1] 약초궁주 2010.09.07 2001
379 저 뭐 여쭙고 싶은거 있어요. [7] 바우꾸리 2010.09.06 1822
378 라이언일병대신 ‘못난 나’ 구하기 [4] 약초궁주 2010.09.03 1575
377 요리-대충싸먹는 김마끼 [3] 약초궁주 2010.09.01 2040
376 올해는 고추물만 들인 연분홍김치를 먹자고!. [4] 약초궁주 2010.08.31 1862
375 [re] 밥보시후 일어난 식신^^ [4] 약초궁주 2010.08.27 1651
374 봉천산 코스는 통행불가!!! 약초궁주 2010.08.26 1878
373 아침부터 밥보시를 ~~~ [1] 약초궁주 2010.08.26 1524
372 이 아주머니 좀 말려줘여~~~~ [2] 약초궁주 2010.08.24 1868
371 [스크랩]왜 아무도 일러주지 않았을까 아기를 낳은 후에 [1] 김광희 2010.08.23 1963
370 [Re]좋았습니다!-위로는 저희가 랄라 2010.08.23 1856
369 새벽 3시에 서울떠나 일출산행갈 사람???? [10] 약초궁주 2010.08.19 1852
368 아기 분유값, 도와주실분~~ [9] 약초궁주 2010.08.19 1778
367 어느 중년남자의 기막힌 다이어트 [1] 약초궁주 2010.08.17 1524
366 올레꾼 여러분~~서명숙의 여름편지 file 약초궁주 2010.08.13 1853
365 꼬마 애인을 자랑합니다. [1] file 약초궁주 2010.08.11 1695
364 "가지 말아요. 사랑구경한지 오래요" (강제윤칼럼-한겨레) [1] 약초궁주 2010.08.06 1753
363 유방암, 젖을 먹이면 좋은 이유~~ 약초궁주 2010.07.31 2199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