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란 개념은 마지막 사랑뿐 아니라 여러 번의 사랑을 전제로 성립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런데 처음이기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혼돈스럽고 서툴고 … 그래서 첫사랑은 지나간 과거의 앙금이다. 그 앙금은 사람에 따라 인생의 시기에 따라, 그리움일 수도 있고 고통일 수도 있고, 각양각색 기억으로 재구성될 것이다. 특히 현재가 우울할 때, 과거 기억으로 격정적인 열기가 지배하던 첫사랑은 자연스럽게 복고풍 정서를 끌어들인다.
앞으로 무얼 할지? 어떤 이와 인생을 함께 할지? 불투명한 앞날을 내다보며 방황하던 청춘. 그 시절 벌어진 첫사랑은 시간이 흐른 후 과거 향수를 담보한 사건으로 의식과 무의식 차원에 저장될 것이다. 이후 세월이 흘러 자신의 인생길이 보다 구체적으로 가늠되지만, 팍팍하게 다가올 때, 사회적 역할로부터 자유로운 탈주조차 불가능한 기성인이 돼버린 우울함에 사로잡힐 때, 첫사랑의 기억은 현재를 재구성하는 기억의 힘을 보여준다.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라고 노래하는 ‘기억의 습작’(전람회)은 첫사랑의 기억과 현재를 오가며 드라마를 짜나가는 영화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건축학개론 수업에서의 만남, 그러나 제대로 고백되고 풀리지 못한 첫사랑. 15년 후 재회는 우연이 아니다. 여자가 첫사랑을 찾아내 집짓기를 의뢰했으니까. 죽음을 앞에 둔 아버지 돌보기에 나선 여자는 제주도 집을 개조하는 건축가로 그를 고용한다. 여자는 이혼 후 독신이 되었고, 남자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오해 속에 소멸된 첫사랑은 집짓기를 통해 인생짓기처럼 다른 관계의 미학으로 복원된다. 사랑의 종착역이 반드시 결혼일 필요는 없으니까. |
올려보네.
난 건축학개론 안봐서 할말도 없고.
대신 지구종말을 그린 라스 폰트리에 감독의
<멜랑꼴리아> 봤네.
우울이라는 행성이 지구와 부딪친다는 상상영화
유럽 배우 샬롯갱스부르의 연기 좋지.
느끼함 풍만함 기름끼가 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