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12월을 보내는 자세잡기

2008.12.02 14:03

약초궁주 조회 수:2287 추천:225

 

 

안도현의 '두더지' 란 시를 읽다. 미소짓다.....

 

안도현

 

나는 다시금 두더지네 집으로 빚을 얻으러 가야겠다

그들의 곳간에는 지렁이의 명아줏대지팡이가 즐비하고

비가 오면 쥐며느리의 황금요강으로 빗물을 받아 발을 씻는다 한다

 

보기 싫은 것을 보기 않기 위해 그들은 땅속에서도

두 눈에 안대를 하고 다닌다 빛을 경배하는 교도들을 피해

굴 속으로 들었다가 그 갱 속에서 땅강아지의 값비싼 비단치마와

달팽이의 탐험 모자를 채굴해 거부가 되었다고 한다

 

한때 포클레인을 끌고 온 토목업자들과 119구조대가 동업하기를 원했지만

그들은 삽을 들고 온 고고학자를 택했다 엉뚱함의 힘이 그들 것이다

 

두더지네 집으로 들어가자면 우선 어깨를 동그랗게 말고

빛을 등지고 손톱을 삽날처럼 펼치고 땅을 긁어야 하겠지

그러면 나는 코도 입도 뾰족해져서 잠시는 서러워지겠다

 

지상에 없는 길을 내다가 떠난 파르티잔이 모처럼 그리워지겠다

햇빛아, 너는 배배 꼬인 다래넝쿨 아가씨의 머리나 빗겨주고 살아라

나는 뽕나무 뿌리에 난 여드름을 짜주며 일생을 소비해야겠다

 

 

11월의 나. 미친년 널뛰듯 살았다. 멀리멀리 돌아다녔다.

 

12월. 여백으로 빈칸으로 살아야겟다.

 

약속도 잡지 말고 문자질도 삼가고.

 

말도 줄이고. 행사나 모임...연락이 끊이지 않건만.

 

나 없어도 잘 돌아가는 세상 아니더냐.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고백하자면

 

내 간섭하려드는 참견하는 성질에

 

홀로 있기 두려워 하는 고독에 못이겨

 

다 쫒아 댕긴거 아니더냐.

 

12월 마져 그리 보낸다면 1월엔 파김치가 되어 널부라져

 

식은 잿불처럼 새해를 맞을것 같아.

 

두더지 처럼. 고고학자처럼. 파묻혀

 

침 발라 털갈기나 다듬고 싶다.

 

아기가 두명이나 태어날 예정이고.  원고 마감이 한꼭지 있고

 

제주가서 감귤 한번 따주고. 가평에 한살림 강의 가고.

 

희망사항은 북한산에 올라보는거. 원효가 도닦던 자리~

 

12월 8일 월요일 북한산  갈 사람???? 요기 붙어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6 또랑엄마의 잔머리 요리- 단호박 스프 [3] file 약초궁주 2017.09.05 280
405 귀국 보고와 가문의 영광 ㅎ ㅎ [4] file 약초궁주 2017.09.14 294
404 집안에 소는 누가 키우나? [7] file 약초궁주 2017.09.28 258
403 내 생애 최장 연휴마치고 컴백~~~ [6] file 약초궁주 2017.10.10 264
402 뜬금없는 남자 사진..크크 [3] file 약초궁주 2017.10.21 242
401 내 생애 인증샷 ~~~ [4] file 약초궁주 2017.10.24 242
400 여자 경찰 세자매의 호위를 받았다고? 약초궁주 2017.10.24 229
399 고독이 나를 위로한다. 제이 2017.10.26 232
398 좋은 사랑은? ----에 있다! (한살림북부강의) [5] file 약초궁주 2017.10.31 416
397 가을 어쩌구..후딱 김장철~~ [2] file 약초궁주 2017.11.11 227
396 지혜의 거울 룬카드(명호쌤의 나눔) [1] file 제이 2017.11.12 322
395 수능보시는 팔십대? 존경합니더~~ [1] 약초궁주 2017.11.14 230
394 새들도 명상을 하는 섬~~석모도여행 [1] file 약초궁주 2017.11.21 283
393 겨울 사랑...고정희 ..땅속지층 편안을 빌며 [1] 약초궁주 2017.11.23 337
392 성희롱?? 미국발 퇴출씨리즈.... 약초궁주 2017.12.01 221
391 아기 갖겟다는데 왜 자꾸 걸으라고? 약초궁주 2017.12.06 251
390 통장 까라 말이다 [6] 랄라 2017.12.14 241
389 나보다 부자친구가 좋은 이유 [4] 랄라 2017.12.15 344
388 조용히 말없이 떠난 그녀 [4] 랄라 2017.12.20 270
387 보아 소식 [7] 보아 2017.12.21 238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