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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실림 선언을 음미하며~~

2010.11.17 13:48

약초궁주 조회 수:1626 추천:190

 

 

 

한 그루 어린나무가 제 품으로 이룬 그늘 속에

지친 목숨붙이들을 반겨 쉬어가게 하기까지는

몇 번의 봄과 가을을 보내야 할까

 

첫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그 가슴에 품은 존재의 그리움으로

잠 못 이루며 밤을 지새우기까지에는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할까

 

선언이란

말씀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나의 가슴과 너의 가슴

세상의 그 모든 가슴에 말씀의 씨앗들을 움틔우게 하는 일이다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나가 온 세상 가득 꽃피우게 하는 것이다

 

마침내 지금 우리는 예감했던 그 겨울의 문턱에 와있다

어떻게 이 혹한의 겨울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지

다음에 맞이할 계절이 과연 봄일지 무엇일지 알지 못하는

캄캄한 어둠 앞에 마주 서 있다

 

밥의 독점과 상품화는 더욱 심화되었고

병든 밥으로 세상의 병환은 더욱 깊어졌다

밥 속의 하늘을 보지 못하여

우리 속의 하늘 더욱 어두워졌다

 

한 시대를 일깨우던 선언의 기개는 시들고

말(言)은 이제 그 힘을 잃고 어눌해졌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고

또 잊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다시 밥이다

다시 밥 속의 하늘이다

다시 밥의 모심과 살림이다

 

다시 모시고 돌보는 법을

땅을 딛고 가슴을 여는 법을

다시 기도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밥을 모시고 살리는 일이

 

하늘이 하늘을 모시고 살리는 일임을

들판과 부엌이 손길 맞잡는 밥 한 그릇의 사랑을

그 밥 한 그릇으로 이루는 평화를

한 그릇 밥에 담긴 하늘로 열어가는 개벽을

함께 보듬어 안는 혁명을

 

나와 너의 가슴

아직 따스한 가슴으로 남아있는 세상의 그 모든 품속에

한살림의 씨앗 보듬어

다시 푸르게 싹틔우는 일이다.

 

2009년 10월28일 한살림 선언 스무 돌에

여류 이병철 모심.

 

소식지에 실린.

한살림과 밥과 선언을

같이 음미하고 싶어 베껴씁니다.

 

카페...책과밥...차리고 싶은데

그대들 생각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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