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미장원 아줌마가 도망갔다!

2012.10.04 11:58

약초궁주 조회 수:1649 추천:175

미장원 아줌마가 도망갔다?

 

마포 골목에 자리한 오랜 미용실.

울 엄니와 외숙모의 평생 단골.

한 삼십년 넘었을 미용실.

 

동네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안풀리는 뽀글 파마와 염색 전공.

아침 8시부터 문을 여는 부지런여사.

파마를 말고나면 시간나면 계절에 따라 고추를 말리고

고향꺼라며 소금을 팔고. 장아찌를 팔았다.

 

그러니 미용실 안에는 장독이 들어와 있고

오이지독에 먹거리들이 늘여져 있으니...

좀 젊은 여자손님은 없다.

구질스럽고 정신없으니 쌈빡한 미용실로 갔을터.

 

난. 가끔 급할 때 커트를 하러 들린다.

미용실 아주머니는 엄니 안부를 묻고

내 동생. 딸. 남동생까지. 온가족 인사를 한다.

 

그다음부터는 내 차례. 슬쩍 동네 야그 운만 띄우면

시시콜콜 소문에 팩트에 온갖 시사까지

신나게 수다를 떨면서도 머리를 자른다.

좀 걱정 스럽기도 하지만. 장사 어디 한두번 해보는것도 아니니

걍 맡긴다.

 

 

며칠전, 티비녹화한다고도 급하게 머리를 자른게

엊그제 같은데~~~~

오늘 아침. 엄니의 말씀

- 미장원 여자 도망갔댄다"

아니 왜요?

-돈때문이지...안 걸린 사람은 나밖에 없단다.

하긴 엄니가 아프셔서 못가고. 돈두 없으시니...

 

 

평생 새벽부터 일어나 집안일 다 해치우고 버스 두 번타고 출근해서

열 시간씩 파마 말고. 이제 애들도 다컸는데

살만한가 했더니 왜 그랬을까?

 

 

-계 오야하다가 돈을 뜯겨서..그게 ...커져서.

그렇구나. 이자 돌려막기하다가. 또는 방만한 돈놀이와

뭐가 잘못 어긋나기 시작하면...눈덩이 커지듯 사단이 나는거다.

 

 

어릴때부터 사금융 동네 계 깨지는거 숱하게 보고 커온 나다.

우리 외할머니는 양잿물 마시고 음독기도 까지 하신 적도 있다.

계의 무서움은 어린날 배운것 중에 몇 안되는 지식이다.

사람은 거짓말 안해도 돈은 거짓말 한다!

 

 

동네 할머니들의 절통한 마음과는 별도로

난 미용실 아줌마가 너무 가엽다.

관광도 제대로 못가봤을 그이. 닥치는 대로 일만 했던 그이.

매일 종종 걸음으로 집과 미용실만 오갔을 그이의 고단한 한평생이.

허무하게 날아가버린 그의 휴식과 노후가 가엾다.

지게지고 버는 놈에 갓쓰고 쓰는 놈...

 

그이가 갓쓰고 노는 걸 본적이 없으니

누군가 썼겠지...ㅠㅠ 에라이 써글 세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4 가장 심각한 실수???? [1] 약초궁주 2012.12.26 1368
663 사무치게 고.독 할 사람들에게~ [2] 약초궁주 2012.12.20 1441
662 무기 징역 살면서 자살하지 않은 이유 (신영복샘) [2] 약초궁주 2012.12.19 1533
661 [사랑과 궁합] 찰떡, 쑥떡, 개떡 - 어떤 커플? [1] 장철학정명원 2012.12.11 1786
660 이쁘다면서 사탕은 안줬어 ㅋㅋ [1] 약초궁주 2012.12.04 1534
659 몸냄새때문에 왕따였던 남푠~~ 약초궁주 2012.11.29 1518
658 25년만에 얻어 먹은 커피- 이여사의 심술일까? [1] 약초궁주 2012.11.28 1493
657 휘슬러냄비탈 기회-사랑행복만땅아!!!!! 약초궁주 2012.11.27 1788
656 아들자랑? 하러 서울나들이온 연꽃. [3] file 약초궁주 2012.11.17 1521
655 26 월 구로보건소 몸을살리는다이어트 특강~~ [2] file 약초궁주 2012.11.15 1502
654 미쿡 오바~마가 당선된 이유 ㅋㅋ 약초궁주 2012.11.09 1548
653 톳 두부무침~~골다공증에짱! [1] file 약초궁주 2012.11.08 1765
652 움브라 마이 푸 약초궁주 2012.11.02 1655
651 따우스레스자우레스 이야기- 빵ㅎㅎ [2] 약초궁주 2012.10.31 1501
650 산소호흡기 이론- 나부터 좋은거 맛난거 먹고살자. [3] file 약초궁주 2012.10.25 1487
649 우리 논이 고스톱 치냐? [2] 약초궁주 2012.10.22 1576
648 가을 꽃피고 익어가는 것들~ file 약초궁주 2012.10.16 1467
647 사기성 화장품 용기 [2] file 약초궁주 2012.10.12 1592
646 해녀의 힘!! [2] file 약초궁주 2012.10.09 1877
» 미장원 아줌마가 도망갔다! [1] 약초궁주 2012.10.04 1649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