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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칼럼] 남북정상회담을 상상한다

 

김선주 언론인

한반도의 전쟁 위험은 한고비 넘긴 것 같지만 아직도 진행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북쪽에서 핵으로 위협하고 적대적 성명을 발표해도 우리는 전쟁을 실감하지 못하고 산다. 외신이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다급하게 전해도 국민들은 류현진의 2승과 3안타가 즐겁고 싸이의 ‘젠틀맨’ 알랑가 몰라를 흥얼거린다.

 

 

 

전쟁이 절대 안 일어난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전쟁은 속수무책이고 우리 국민들이 선택할 방법이 없다는 데 원인이 있다. 전쟁은 미국과 북한의 일이고 북한이 도발하고 미국이 혼찌검을 내기로 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라는 체념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전쟁이 나면 미국이 위험한 게 아니라 이 땅이, 한반도가 만신창이가 되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수십년 동안 이루어놓은 대한민국의 체제와 모든 성취가 허사가 되는데도 우리 모두는 무력하다.
 

죽기 전에 꼭 보고 싶은 것이 두 가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여자 대통령이 나오는 것과 남북통일이다. 한 가지 소원은 이루어졌다. 여자 대통령이 탄생했다. 내가 기대했던 여자 대통령의 면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자 대통령이 나온 것으로 절반의 꿈은 이루었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은근한 기대를 걸었다. 북한의 김정은과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럴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다. 자신의 아버지가 박정희이기 때문이다. 그는 1972년도에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던 이후락씨를 보내서 7·4 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그것은 당시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수십년 동안 무찔러야 했던 대상이었던 북한과 협상했다.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란 세 가지 원칙을 천명했다. 정치란 이렇게 발상의 전환이 가능한 영역이구나 싶었다.
 
결과적으로 남에선 유신을 위해, 북에선 주체사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국내정치용으로 남북공동성명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역사적으로 모든 외교적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일들은 모두 국내정치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것이었다.

반공을 국시로 하고 반공법으로 사람을 잡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론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정치고 외교다. 적과의 동침도 때에 따라선 한다. 그보다 앞서 2월에 닉슨 미국 대통령이 수십년 동안 적대국으로 여기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시켰던 중국을 방문한 것도 베트남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의 국내정치용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북한은 현재 삼대세습이다. 70년 집권이다. 김정은의 나이로 보아 100년 왕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 사회가, 그들의 집회가, 교주를 향한 집단광기의 부흥회 같아 보인다 해서 그들의 지도자인 김정은을 외면하고 남북문제를 해결할 길은 없다.
 딱하지만 그들의 지도자를 땅에 끌어내릴 방도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것을 현실로 인정하지 않으면 어떤 대화의 방법도 없다. 총구를 마주 대하고 있으면서도 마주 앉아야 하는 것이 정치다.
 

5월 초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될 것은 당연히 남북문제일 것이다. 북쪽의 도발에도 미국이 대응 안 하길, 경제적 지원이나 물밑접촉이 가능하도록 어떤 경우에도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만은 막는 쪽으로 회담은 가닥을 잡아야 한다. 한-미 동맹 60년 자축보다 그것이 우선이다. 우리가 당사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한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닉슨처럼 재임중에 북한을 방문해 세계평화에 기여한 대통령으로 남겠다는 복안이 있다는 설도 있었다. 절대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으로 고립된 북한을 국제사회로 나오게 하는 획기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나는 그보다 우선하는 것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입장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통일은 어렵더라도 한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서로 확인하고 7·4 공동성명의 정신을 새롭게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5년 임기의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최대의 업적이 될 수 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 한 장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배부르고 행복하다.
 

김선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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