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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읽고!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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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사 봄벙개 바로 전날 금요일 저녁, 설레어 죽을 것 같다. 나비날개같은 형상의 윗옷을 선택해 놓고 아래를 맞추느라 연낭동 옷가게를 뒤져본다. 기어이 1만5천원짜리 샬랄라 하얀망사봄치마를 사입고 나가보니 명호샘은 66년만에 '낙태죄폐지'에 온마음이 가벼워져 버리셨는지 회춘으로 '단발머리소녀--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가 되셨다.


봄꽃 술잔 다섯개를 미리 준비하여 선생님은 우리를 맛난 생선구이와 쭈꾸미볶음집으로 이끄신다. 꽁치는 각1마리씩은 해야한다는 선생님의 깊은 배려! 이제 여자라고해서 꽁치대가리를 먹어야하는 눈물겨운 시절은 지난지 오래인데 선생님은 우아사들에게 온전한 꽁치1마리를 당당히 먹이고 싶으신 것이다. 그 속깊은 배려가 무엇인지 아는 까닭에 지화자 소주잔을 부딪히는 마음이 행복하다.


우아사 모임에 나온 이상 배터질 각오 정도는 되어 있어야한다. 우리를 이끄는 2차집은 '화이트화인바'이다. 피자와 구운감자와 함께 나온 함박스테이크 라이트한 화이트와인에 이제 말그대로 우아한 우아사들이 된다.


그리운 한 사람이 못 나온 자리에 새로운 젊은 우아사! 눈물 흘리면 머리 꽁꽁해준다 했으면서도 젊은 우아사 이야기에 저절로 눈물지어주는 언이 우아사들이다. 우리 우아사들은애써 각자의 인생에 깊히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서로가 잘 살아냈다 1년에 서너번 모이는 모임에서 얼굴들을 볼 수 있기를 기약하는 마음이 크다. 그 마음이 젊은 뉴페이스 우아사의 가슴에 닿기를! 그래서 혼자 외롭다 외톨이로 지내지말고 하하호호 흉금없이 웃는 오늘 하루로 한달 두달을 잘 살아낼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덜렁덜렁 빈 손으로 나온 내 손에 어느덧 선물봉다리가 묵직하다. 주저앉는 머리를 올려줄 헤어스프레이을 선물한 수, 인도네시아 황실에서 사용한다는 여성용온몸비누를 선물한 숲, 가볍게 신을 덧양말을 선물한 연화언니 그리고 소중한 팬턴트 목걸이를 하나씩 안겨주신 명호샘! 그 귀중한 선물들을 하나씩 추억하며 가슴이 훈훈해지는 일요일 저녁이다.


6월까지 잘들 살아내시오 우아사들!

오늘처럼 또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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