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2/25ac150166d1c1b79cef64f80f51bc28.jpg
  logo    
먹고! 읽고! 걷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매거진 esc] 박지훈의 서바이벌 대작전

(한겨레 신문 목요판. ESC가 오면..
읽을거리가 가득...작은 책을 하나 선물 받는 기분)



22사단 일반전초(지오피·GOP) 총기난사 사고의 쟁점은 다양하다. 개중 ‘관심병사’라는 졸속 제도와 부대 왕따 문제, 그에 따른 피해자 현충원 안장 가부 논쟁이 가장 도드라진다. 하도 요란하니 차라리 말을 아끼겠다. 군의 응급처치 불만에만 집중해 본다.


최근 사고 희생자 유족들이 “군이 총탄이 심장을 관통해 즉사했다고 발표한 병사가 실은 심장에 총을 맞은 게 아니었다. 쇄골과 어깨뼈 사이가 뚫린 채 두시간 가까이 방치되었으니 결국 출혈 과다로 인한 사망이다”라는 내용으로 사고 뒤처리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의혹대로라면 지혈만 했어도 살릴 수 있었던 목숨이란 이야기다. 아득하다. 뭐라 할 말이 없다.


전문 의무병이 아니더라도 전투병이라면 이 정도 응급처치는 필히 교육해야 한다. 응급처치는 생명 보존과 현상 유지를 위한 임시 조치.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등 필수 기술 외 군에서는 특히 지혈이 중요하다. 총기는 인체 조직 손상과 감염 최대화를 노리는 물건이니 동맥 파괴도 주요 목적이다.



출혈이 증가하면 혈압이 낮아지고 체온이 내려가다가 혈액의 절반 정도가 빠지면 의식을 잃는다. 새빨간 피가 심장박동 주기에 따라 펑펑 솟으면 일단 동맥 손상으로 판단하고 즉시 지혈하지 않으면 과다출혈로 사망한다.


겸자로 혈관을 물어 막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천을 뭉쳐 주변을 꽉 눌러서라도 출혈을 멈춰야 한다. 미리 훈련받았다면 좀더 심장에 가까운 동맥 부위를 압박해 막을 수도 있다. 전투병과라면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할 기술. 특히 한국군이라면 더더욱.



한국군의 작전은 과다출혈을 전제한다. 흔한 믿음과 달리 지오피 부대는 정예군이 아니다. 전체 전선에 걸쳐 압박하고 약점을 파악해 기갑부대를 집중투입, 기동력과 화력으로 전선을 돌파해 후방으로 급속전진하는 초전박살 전략 시절에 최전방에 정예를 둘 리 없다.


효율이 나쁘니까. 그래서 마치 연고 바르듯 환부 전체에 고루 넓고 얇게 도포한 것이 소위 ‘15분 부대’. 그 뒤로 페바 알파, 브라보, 찰리 순서로 전선이 구축되는데, 비무장지대로부터 40㎞ 후방 브라보 선을 사수하고 외국군 지원을 기다리는 게 한국군 작전이라 정예는 이 선에 집중된다.



그러니 백골이 백마 타고 오뚜기와 젓가락 들고 백두산에 올라 이기자 외친다는 흔한 군대 농담은 실은 매우 슬픈 이야기다. 부대 궤멸 순서니까. 병력의 10%가 사망하면 그 부대는 무력해진다는 게 군사학 정론이다. 10%가 사망할 정도면 30~40%는 부상으로 봐야 하고 나머지 병력 상당수가 부상자를 보호해야 하니 적극적 전투 가담이 불가능하다는 계산.



그런데 한국군 작전을 보면 이 계산 적용이 애매해 수상하다. 병력 손실을 당연시하는 듯한 전개. 설마 부상자 보호를 포기하고 남은 병력 전부를 전투 투입하겠다는 건가? 아니라면 왜 이리 의무병 운용이 부실한가? 이번에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병사 개개가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건가?



국방부는 “사고 초기 응급처치 미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하고, 곧 “북한이 신형 방사포를 계속 성능 개량하는 것 같다”고 떠든다. 또 협박인가. 아 제발, 이러지 말자. 남의 집 귀한 자식 공짜로 데려다 가둬 두고 할 만한 짓이 아니다.
박지훈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63 내 엄지 발가락 [6] file 약초궁주 2009.06.16 2193
1262 이주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약초궁주 2009.01.23 2193
1261 [사주명리 주역방] 공주장군 장철학정명원 2009.07.20 2187
1260 [장철학정명원육효방] 태평양을 건너 봄이 오는 소리 file 장철학정명원 2010.01.29 2184
1259 남자는 초콜릿이다....(정박미경의 B급 연애탈출기) file 약초궁주 2010.01.20 2184
1258 이 장면을 잊지 마십시오 [2] 약초궁주 2009.02.06 2183
1257 강화. 새들도 명상을 하는 섬 (여성신문) file yakchobat 2008.10.16 2181
1256 [사주명리 주역방] 아시나요? 장철학정명원 2009.07.27 2177
1255 거스름돈 사기당할뻔 ㅋㅋ [3] 약초궁주 2009.12.23 2175
1254 주문한 책 두권이 왔으나..머리속엔 그녀 생각이.. 약초궁주 2008.11.28 2173
1253 강으로 못가면 '낙동강 사진전'이라도 가보자. [6] 약초궁주 2010.04.02 2172
1252 인생...좋게 만들려 애쓰지 마라.ㅠㅠ. [8] 약초궁주 2010.10.08 2171
1251 엄마야~ 아버지야? 약초궁주 2009.01.30 2171
1250 추석담날(10월4일) 강화올레 갈려는데 이선영 2009.09.28 2169
1249 이순신 장군의 병증에 관하여~~ [1] 약초궁주 2009.04.04 2166
1248 [작명개명]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장철학정명원 2010.01.02 2163
1247 강화올레, 세대기행 강민아 2010.04.12 2163
1246 아파트 꽃나무이름알기 올레 (김은수샘) [2] file 약초궁주 2013.04.30 2162
1245 춤바람 새해선물 속편(박재동) [2] file 약초궁주 2010.01.26 2154
1244 어떤 선비의 염장질~ [1] file 약초궁주 2013.03.22 2153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