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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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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 정자에

2009.07.06 10:53

랄라 조회 수:1084 추천:137

마을 입구에 정자가 있고, 그 옆에는 고목나무가 정자와 한쌍이 되어 우리를 반기는 모양이다. 그것이 바로 내 고향 마을 어귀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정자 옆에는 또랑(작은 시내)도 있어 아이들의 왁자지껄 놀이터가 되기도 했던 곳이다.

 

오늘 답답한 마음을 부여잡고 일어난 내 꿈에는 이 정자 옆에 고층짜리 빌딩 두채가 터억 하니 들어서 있다. 그런데 그 주인은 초등학교 시절 동네 친구이다. 나는 고층 빌딩을 지나다닐 때마다 마음이 차암 불편하다. 또 꿈에는 연구소 한 어머니도 등장한다. 아니 대여섯의 여자들이 등장한다. 왁자지껄~~

 

장애 아동 치료 사례를 놓고 자랑을 자신만만해 하고, 자랑을 늘어 놓는 그 어머니! 나는 그 곁에서 말한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그 어머니 말끝에 내 눈치를 본다. 미안하다면서 내 연구소 한 아이가 지금 자기가 가르치고 있는 곳에 다닌다고....., 난 상관 없다고 말했다. 어짜피 이 바닥이 다 그렇지 않냐고. 확신에 차있는 그 모습이 왠지 낯설다. 대단한 것도 아닌데 단지 무슨 용어 무슨 용어로 둔갑한 교수법에 저렇게 힘 주어 역설하다니....,

 

다음은 다시 그 빌딩 주인 동네 친구와 내가 맞닥뜨렸다. 앞에 그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내 불편한 마음을 읽었던 것인지...., 녀석 나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춤을 추게 한다. 그리고는 제안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 때려 치고 이 멋드러진 건물에서 발레학원을 한번 운영해보라고. 나는 꿈 속에서 생각한다. 이 자식이 미쳤나. 야 가당키나 하냐? 나는 발레도 전공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 동네 아이들은 발레에 생각이 없다고 말이다. 금새 녀석의 얼굴이 번드르르 해지면서 내 앞에 쓰윽 얼굴을 들이 밀더니 조용히 귀속말을 한다. '야 알게 뭐냐? 이 건물만 보면 이 시골 사람들은 껌뻑하고 넘어갈텐데......,' 에잇 소름끼치게 싫다.

 

개발의 편자처럼,

마을 경관을 무시한채 지어져버린 고층빌딩 두채!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터억 숨이 막혀버리는 나!

특수한 비법이 있는 것처럼 자랑을 늘어놓는 공부하는 치료실 엄마!(이젠 연구소 멤버가 아니지만)

나더러 발레를 가르치라고 제안하는 초등학교 동네 남자친구!

녀석이 이렇게 개기름 좔좔 흐르는 사람으로 변해있다니.....,

그 속에서 생각하는 나!

아니여 이건 아니여~~

뭔가를 혀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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