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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으로 찾아온 선물

2016.10.06 12:42

랄라 조회 수:367

연남동에 아주 작은 빌라를 사고 행복해진 것 한가지는 우리집 우편함이 따로 설치되어 있는 점이다. 늙은 엄마 외손주 키우기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드리려고 그동안 마당딸린 2층 단독주택 1층에 5년 5년 10년을 살았으니까! 단독주택 다 좋은데 우편함이 대문에 따악 하나 밖에 없다는거다! 거기다 오래된 대문에 달린 우편함이 얼마나 비좁고 또 눈에도 띄지 않아 주인집 우리집 우편들이 늘 마당에 딩굴어야만 했다.

손편지 뚜욱 끊긴 요즈음 날아오는 것은 늘 고지서나 전단지이지만 땅바닥에 나 뒹구는 그것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안 좋았다. 비오느날이라도 되면 고지서다 다 비에 젖고 마음도 늘 축축!

4세대만 따로 쓰는 출입구에 201호 301호 401호 501호 앙증맞게 붙은 우체통을 볼때마다 마음이 흐뭇해졌다. 이제는 누구에게 올 손편지들도 끊겼지만 더이상 고지서나 전단지가 땅바닥에서 딩구는 수난을 목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 퇴근후 내 우편한에 조금 두툼한 소포가 들어있다. 고지서도 아니고 전단지도 아닌. 반가이 꺼내보니 수신자 이 유 명 호! 행복한 미소가 내 입가에 번진다. 책선물 저요저요 키발들어 손들었더니 기어이 보내셨구나. 현관문 열고 들어서니 아들녀석 득달같이 달려들어 소포를 제 손으로 뜯는다. 엄마거네! 그래 내꺼나 이 녀석아~~

내가 좋아하는 민트색 책 표지
<나의 일상에 너의 일상을 더해>
둥근 밥상 좌탁에 앉아 펼친 후 노란 속지 위에 16-10-05를 적어 넣는다. 그리고 가장 예쁜 볼펜을 하나 손에 쥐어본다. 성수선이 말해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내 일상에 더해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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