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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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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내가 맛있게 해줄께 ...

2011.05.13 10:13

은수 조회 수:1717 추천:204

 

 

우리집은  사내녀석 조카가 둘인데 그중 큰놈을 넘치는 에너지로

 

식구들을 녹초로 만드는 희안하고 놀라운 재주가 있다

 

휴대용  발전기가 있다면 이놈 등짝에 메달아 두면

 

한달 내내 쓰고도 남을 전기를 생산할거다 

 

집에가면 나는 주로 밥을 한다  식사 준빌 하다보면 어느순간

 

" 이모 건희가 도와 줄께  내가 맛있게 해줄께 "

 

식탁의자를 끌어다 놓고 개수대에  매달려서  날보며 웃는다

 

매운 양념이 손을 아리게 할까봐   "  건희야 이거 매운데?  "

 

이러면 "  괘차나 내가 할께 "

 

이러면서 그릇을 들고 손으로 주물러 주물럭....

 

녀석은 음식을 만들면서  조금씩 맛을 본다  그리고 " 와 맛있다 "

 

이런다 ㅋㅋㅋ

 

온가족이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기 시작하면 녀석은

 

" 하무이 이거 건희가 만든거에요 "

 

" 건희 이모 이건 건희가 만든거에요 "

 

이러면서  자랑을 한다   그러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

 

 우리 조카 아침 6시면 무조건 기상이다 해뜨는 시간에 무조건 일어나는 조카는

 

새벽 기도회를 다녀와 아직 꿈나라 여행중인 할머니께 간다

 

" 할무니 건희 배고파요 "  를 외치며  할머니 뿐아니라 온식구들을 다 깨우고 다닌다

 

그런 식구중 누군가는 일어나서 밥해야  불벼락이 안떨어진다   왜?

 

" 하무니  이모 건희이모 엄마 건희 배고파요 마진는거 주세요"

 

이러면서   식구들을 쫓아 다니기 때문이다   밥이 되는 동안  울엄마는 임시 방편으로

 

고구마찐것을 한개 준다   아직 고구마껍질을 못까는 조카는 일단 큰이모한테 와서 껍질을 까달라고한다

 

껍질을 까주면 오물 오물 다 먹고 할머니 몰래 또 고구마를 가지러간다

 

그리고 이번에는 작은 이모에게  또 그다음에는  자기 엄마에게 ... 한사람에게 계속달라고 하면

 

많이 먹는다고 안주니 녀석 잔머릴 굴리는거다 ㅠㅠ

 

아침밥먹기 전에 작은 고구마 3개로 해장을 하고 밥을 먹는다

 

밥도 어린이 밥공기로  한공기를   먹는다  먹고 부족하면 다시 반공기를

 

더 먹는데 그양이  어른 밥공기 한공기가 넘는다 반찬투정?  그런거 없다

 

이녀석이랑 밥먹으려면  눈치것 반찬 먹어야 한다 왜?  뭐든

 

골고루 많이 먹자가 이녀석 모토이기 때문에  밥먹다 딴짓하면

 

조카가 다묵어 버린다.  김치도 물에 씻지 않고 먹고 나물이며  장아찌도 정말 잘먹는다

 

가끔 별식으로 먹는 수육도 이모나 할머니가 한눈팔면 이녀석입속으로 고고씽되서 없다 ㅠㅠ

 

그렇게 아침 밥을 먹고 난다음  물도 한컵 마시고 나서 "  건희 이모 놀러가자 "

 

이러면서  농구공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그시간이 대략 9시정도 인데  12시 까지 놀이터 내려 앉게 논다

 

7,8살짜리들하고만 논다 왜? 이녀석또래의 아이들과 붙여놓으면

 

또래 아이들보다 체력이 좋아서 다른아이들이  놀다 지쳐서 나가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심심해 하고 자기랑 오래 뛰어놀수 있는 아이들은

 

찾아가서 놀아달라고 한다 ㅠㅠ  12시 반경이면 집에 들어오는데 들어오는 첫마디가

 

" 엄마 마진는거 주세요 "  이거다 ㅠㅠ

 

점심 먹고  후식으로 아이 주먹만한 참외 한개 깔끔하게 드시고는

 

" 이모 건희 졸려요 " 딱 이한마디하고는  10초도 안돼서 꿈나라 행이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오후 3시 정도 되는데  일어나자 마자 왜치는 한마디

 

" 건희 심찜해요 "

 

아이가 심심하단다  밖에는 이시간이면 바람이 세게 불기 때문에 집에서

 

놀궁리를 해야 한다  희안하게 울동네 놀이터에는 이시간만 되면

 

바람이 세차다  그래서 생각한게  호떡을 구워 먹기로 했다

 

우리밀  호떡 믹스로 반죽을 해서 주자 이녀석   " 이모 건희가 맛있게 해줄께 "

 

항상 뭔가를 만들때 마다 하는 말을 하면서 반죽을 떼고 소를 넣고

 

펜에 올린다   자기 엄마가 주걱으로 꿀꿀 눌러 호떡 모양을 잡아주자

 

이번에는 주걱을 가지고 호떡을 뒤집는다  보는 나도 깜짝 놀랐는데

 

지엄마 말이 "  건희는 집에서도 나랑 이렇게 같이 음식만들고 설거지 해

 

건희가 얼마나 설거지 잘하는데   좀 있다가  우유병 씻는거 가르켜서

 

건희보고 씻으라고 하려고 "

 

사실 어른이 하는거 보다 어설프고 모양도 안이쁘고  크기도 일정지 않고

 

손에 밀가루 반죽도 묻고  엄마 입장에서 보면 귀찮은 일이 많다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니까  지엄마는 그냥 아이와 함꼐 요릴 한다

 

반죽이 손에 묻지 말라고  식용유를 발라 주니 양손을 비벼가면서

 

골고루 손에 묻힌다  그모양이 야무지고 이뿌다

 

아이가 음식을 만들때 마다 하는 말이 " 건희가 맛있게 해줄께"다

 

정말 아이가 만든음식은 맛있다 

 

베란다에 나가서 수도를 틀어놓고 물장난을 해서 베란다를 물바다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하고자 하는게 위험하거나 정말 안돼는 일이 아니면 그냥 하게 둔다

 

베란다를 물바다로 만들어 놓으면 빗자루와 솔을 들고 가서 신나게 물청소를 하고

 

청소기를 돌릴때는 먼지를 한곳으로 모아서  빨아들이게 해주고

 

바닥을 닥을때는 밀대걸래 키를 작개 해서 아이가 닦에 해주고... 그냥 놀이처럼 ...

 

툰드라의 아이들을 본적이 있는데 그아이들도 나이가 어려도 딱 자기가 할수 있는 만큼의

 

일을  충분히 해냈다 그아이들을 보면서  현재 우리의 아이들과 비교해봤다

 

어찌 보면 어떻게  아이들을 그런 환경에서 그렇게 자라게 내버려 두나 성토 하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나는 아니다  아이들도 아이들이 할수 있는 일이 있다

 

호미들고 밭에가서 콩심는 부모님 옆에서 콩도심고 들에가면

 

어린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과 놀이를 병행하며 자란다 사실 나도 어릴적 그렇게 자랐고 .....

 

아이의 엄마도 같은 생각이란다   툰드라의 아이들을 부부가 함꼐 봤는데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감이 오더란다  무조건 어리다고 못하게 할게 아니라

 

위험하지 않다면 부모가 함께 라면   일단 한번 해보게 하는거다

 

어설프고 되려 일이 더 많아 지기도 하겠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신감도 생기고

 

아이스스로가 생각하고 아이가 건강하게 자란다 믿기 때문이다

 

외할머니와 둘이

 

강원도에서 온 한아가리 콩종자를 들려  교회 텃밭으로 보냈더니

 

호미를 들고 할머니가 구멍을 파면  그구멍에  콩을 3-4개씩을 넣고는 다시 흙을 덮더란다

 

그리고   우리 조카의 마법의 주문 "  건희가 맛있게 해줄께"  를 외치더라고 ...

 

엄마가 " 아직 싹도 안났는데 맛있게 해준다 그럼 어떻해?"

 

하고 물으니 "  괘찬나 괘찬나"  이러면서 씩웃더란다 

 

큰이모는  그냥  이모고  작은 이모만  건희이모라고 하는

 

이모 차별주의 조카이긴 하지만  아이가 집안에 불어 넣는 활력은 나를 기운나게 했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긴 하지만  녀석의 그 넘치는 에너지를  받으면서  조금씩 회복되었다

 

늘 외치는 마법의 주문 " 내가 맛있게 해줄께 "  이말이 정말 나를 맛있게 해주었다

 

늘 밖에나가서  농구공을 축구공 삼아서 공을 차고  노란 민들래를 보면서 "  병아리 색이에요 "

 

를 외치고  민들래 씨앗을 힘껏 불어 날리며 깔깔거리고 웃고 놀아서  다른 아이들보다

 

늘 얼굴과 손발이 까맣고  밖에서 놀다보니 새옷보다는 형님이 입던옷 물려 입기 일쑤라

 

다른 아이들처럼 때깔좋은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녀석을 보면 생기가 돈다

 

온실속의 화초가 아니라 들에 자라는 나무처럼 건강하고 단단한 뭔가가 느껴진다

 

앞으로도 이렇게 건강하게 활기차게 자라주길....

 

건희야 근데 이모도 건희 이모 해주면 안될까? 넌 맨날 이모한테 먹을거 달라고 할때만

 

찾아오잖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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