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제주 여행기 (그섬에 내가 있었네-김영갑)

2008.10.23 09:12

버들치 조회 수:2378 추천:361



많은 사진중에 난 이얼굴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마음이 아프다.

몸서리 치게 외롭다.

그러나 따뜻하다.

제주에 가면 유명관광지를 가지는 않지만

이곳만은 꼭 가고싶었다.

사진공부하는 밀밭을 위해 첫날부터 올레코스 첫번째로 이곳을 준비했는데

삶이란 늘 계획된대로 찾아오지 않는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한라산의 옛 이름)은 제주여행 셋째날

엠마오 주인장 세리이모님과 서울서 오신 수녀님 그리고

여행내내 마음을 내어 손수 차도 운전하고 이런저런곳을 보여준

찬우삼촌과 동행하게 되었다.

루게릭병에 걸려 생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고는

이 폐교를 얻어 손수 마당의 돌담을 쌓아 정원을 만들고

생전에 사람들에게 애써 보여주지 않았던 사진들을 정리했다고 한다.

그리고 김영갑님은 2005년 한줌의 재가 되어 갤러리 앞마당에 뿌려졌다.

전시공간 중간중간 에세이집에 나오는 글귀가 사진과 함께 있는데

사진만큼이나 가슴에 남아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에세이집을 몇장 들춰보다가 눈물이 나서 혼났다.

밀밭이 냉큼 사길래 빌려보기로 했다.)

제주의 검은돌 현무암사이로 이제 막 단풍이 들기시작한 핏빛 마삭은

지금도 내 가슴에 선명하다.

분명히 김영갑님은 그 선명한 색의 대비를 알고 정원을 꾸몄겠지.

정원에는 돌담과 마삭이 한몸처럼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이모님이 정신없이 사진을 보고있는 나에게 이러셨다.

"사진이 어때?

하느님이 이사람을 결코 용서할리가 없지.

신의 영역을 감히 인간이 넘보려고 했으니..."

이모님은 종교인이라서 그렇게 이야기하시는지 모르겠다.

난 그저 한없이 가슴이 아려오기만 했다.

 

자신의 영혼과 목숨마져 사진작업에 바친 작가는

후에 에세이집에서 자연과의 일체를 느꼈다고 하는데

그 경지가 어떤것인지 난 알지 못한다.

허나 자연이란...

어머니의 품처럼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땅을 밟고 사는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도시에서 나는 언제나 목이 마르다.

사람들속에서 샘을 찾지만

가끔의 낯선 여행으로 간간히 목을 축이고 가는 수밖에......

 

이곳하나만으로도 제주여행은 또하나의 의미를 내가슴에 새긴다.

 

<FORM style="MARGIN: 0px" name=tagForm onsubmit=javascript:oCafeTagRead.updateArticleTag() method=post><INPUT type=hidden value=13706819 name=clubid> <INPUT type=hidden value=1212 name=articleid> </FORM>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6 덕분에 참 잘왔습니다.(작은숲) [2] file 약초궁주 2008.11.22 1704
365 휴가 7월 27~30일까지 (월에서 목욜) [2] 약초궁주 2009.07.16 1707
364 지안여왕...ㅋㅋ [1] file 평화이룸 2009.11.14 1707
363 강화나들길 읍내 우리옥 백반(굴 병어회) + 북문 [6] file 약초궁주 2012.01.04 1715
362 요리 - 콜라겐 덩어리 물텀뱅이국 한 드셔 보실레요? [3] 은수 2010.01.14 1716
361 이모 내가 맛있게 해줄께 ... [2] 은수 2011.05.13 1717
360 칼을 들고 침밎는 환자 브래지어심을 빼다~~ [3] 약초궁주 2012.03.15 1717
359 내일 휴진합니더~~각자 몸조심. [2] 약초궁주 2012.08.27 1717
358 [re] 사진 몇장 더...^^ [1] file 평화이룸 2009.11.24 1718
357 뽕부라의 변신은 무죄!!! [2] file 약초궁주 2012.08.29 1718
356 초보주부가 느끼는 결혼생활의 살짜쿵 비애 [1] 풍경 2009.04.18 1719
355 7월30일/ KBS 라디오 나의삶 나의보람~~ [1] 약초궁주 2012.07.26 1719
354 햇아기..연꽃의 쾌거 ㅋㅋ [9] file 약초궁주 2011.12.23 1723
353 새론 팥주머니의 탄생...^^ [3] file 주렁주렁이룸 2009.05.18 1727
352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올 봄 가장 큰 이벤트가 되겠네요. [2] file zest 2009.03.14 1730
351 [re] 안토니아스 라인 상영극장 - 종로 씨네큐브 file 랄라 2009.05.06 1730
350 29 화요일 휴진안내^^ 약초궁주 2013.01.25 1734
349 주량을 넘기고 머리아프고 ㅠㅠ [4] 은수 2009.01.10 1737
348 하숙집 딸들과 피터송, 30년만에 만나다 (아래의 남자) 약초궁주 2009.07.02 1737
347 태풍의 위력에.... [3] file 찔레꽃.. 2010.09.03 1738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