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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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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락처) 저 많이 슬픕니다

2010.06.29 17:54

보아 조회 수:1499 추천:276





새 가족을 찾아요

 

사람 살기도 어려운 판에 무슨 동물이냐... 하실 분도 계실겁니다.

그런데 전 동물을 좋아해서... 딱한 길고양이를 집에 들이다 보니 세마리... 어쩜 곧 네마리가 될지도 몰라요.

 

동네 길고양이 밥주러 다니다 알게된 이웃 할머니가 계시는데

일흔 하나 연세임에도 예순 갓 넘은듯 보이고

씩씩하고 힘도 세고 손수 운전해서 전국을 돌아다니시고 (운전면허 따신지 20년!)

눈비맞아 오돌오돌 떠는 길고양이를 보면 당장 쓰레기장 뒤져서 폐품을 모아

뚝딱뚝딱 집을 만들어 주기도 하는 멋진 분이십니다.  

전 아줌마라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여전히 "아가씨!" 라고 불러주십니다. ㅎㅎㅎㅎㅎ

 

이 분이 지난 금요일 새벽같이 전화를 하셨어요.

아기 길고양이 두마리를 발견했는데 좀 나와 보라고.

가보니 꼬질꼬질 냄새작렬 삐쩍 마른 2달도 안돼 보이는 고양이 두마리가 길바닥 한가운데서 헤매고 있더군요.

 

할머니께서 뒷산에 은신처를 급조해서 거기다 옮겨두고

제가 아침부터 밤까지 4-5시간 간격으로 밥이랑 물을 날랐습니다.

아기고양이도 사람 아기처럼 자주자주 먹어야 하니까요.

 

한 녀석이 점점 힘이 없어져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아 글쎄 아기고양이에게 중성화 수술을 해놓고 길거리에 방치한 거였습니다.

나머지 한마리도 부랴부랴 병원행.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길고양이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면

모조리 잡아다 살처분 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은 길고양이들을 죽이지 않고

중성화 수술을 해서 원래 살던곳에 도로 방사합니다. 

이것을 TNR 이라고 합니다. 포획-중성화-방사 의 영문 첫글자를 모아서 TNR 입니다.

지방은 아직이지만 수도권 지자체에서는 대부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지요.

 

그런데 좋은 법을 만들어도 꼭 이상하게 써먹는 인간들이 있어요. 

TNR 의 기본 조건은 

1. 6개월 이상 된 어른 고양이만 수술한다. (애기한테 생식기를 떼는 엄청난 수술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6개월이래도 아직 어른이 아닌 청소년 고양이란 말입니다)

2. 수술 후 상처가 아무는 며칠간 후처치를 한다. (그럼 배를 갈랐는데 후처치도 안합니까)

3. 그 후엔 반드시 원래 살던 자리에 놓아주어야 한다. (고양이는 자기 영역에서 쫓겨나면 곧 죽음입니다)

 

수의사는 돈만 받으면 땡, 구청은 감독도 안하고 예산만 쓰면 땡인 겁니다. 

어른 고양이는 조심성이 많아 잡기 어려우니 쉬운 새끼고양이들을 잡아 마릿수만 채우는 거죠.

게다가 단가를 낮추고 몇푼 이윤 더 챙기겠다고 마취도 없이 수술하는 수의사도 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돕니다.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는 생명윤리에 대한 교육을 받습니다.

수의사는 생명윤리에 대한 교육은 받지 않는 겁니까?

  

제가 발견한 아기고양이들이 바로 그렇게 당한 케이스입니다.

게다가 수술 후 바로 길거리에 버려진 것 같습니다.

생후 두 달이면 이제 겨우 어미 젖 떼는 나이입니다.  

이런 녀석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 녀석들은 지금 어찌 되었냐구요?

한 놈은 일요일 밤에 하늘나라로 갔고

아직 살아있는 놈은 아직 힘겹게 싸우고 있습니다.

겨우 사흘 돌봤을 뿐인데... 죽어버린 놈은 얼굴조차 익힐 시간이 없었는데...

밥 갖다주면 우왕우왕 소리를 내며 허겁지겁 먹던 모습을 생각하면 눈물이 쏟아집니다.

 

길고양이 단체에 연락해서 반드시 관할행정기관에 항의를 하고 책임자를 찾겠다고 했습니다.

치료비 지원, 자료집 작성, 협회 차원의 조사와 엄중 항의를 약속받았습니다.    

 

길에서 유기된 동물이나 길고양이를 보시면  

다산 콜센터나 119에 연락하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관청에 연락하면 동물보호소로 옮겨져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모르는 사람들은 순진하게 기대를 합니다.

그러나 신고된 동물 대부분은 동물보호소나 동물구조협회의 빡빡한 케이지에 갇혀 

빠르면 일주일, 길면 한달 후에 안락사 됩니다. 

그나마 단가를 낮추려고 근육이완주사도 놓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말만 안락사일 뿐 실제로는 고통스러운 죽음입니다.

 

전 밤마다 아직 살아있는 아기고양이를 보러 병원에 갑니다.

그리고 오늘밤 죽지말라고 부탁을 하고 오지요.

 

이 녀석이 죽지 않고 살길 바라지만

그렇게 살아난 다음에는 녀석을 또 어째야 할지 막막합니다.

죽다 살아난 녀석을 다시 길에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뒷산에 마련한 은신처도 고양이들을 병원으로 옮긴 바로 다음 날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라며 다 부수고 실어가 버렸습니다.

거기로 다시 돌려보냈다 또 무슨 일을 당하라고요.

그걸 보고... 인간이란 동물은 구석구석 출몰 안하는 데가 없는 바퀴벌레 같단 생각이 들더군요.

동물에 깊이 관여하다보면, 동물들이 살아갈 여지를 조금도 주지 않는 인간들이 싫어질 때가 없다고 말 못합니다. 

 

암튼... 그런데 우리집엔 이미 고양이가 세마리.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개체수가 많아지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입양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건강하고 귀여운 새끼고양이들도 입양처를 못 찾아 아깽이 대란(해마다 봄부터 여름까지가 항상 그렇죠)에

이 볼품없고 수술 후유증을 평생 안고 살지도 모를 녀석을 평생 아끼고 돌봐줄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혹시 키우실 분 있으면 010-7757-삼육구팔로 전화 주세요.

콧등을 못먹고 고생해서 까진 거구요. 약 바르면 아물어요.

이놈 평생 품어주실 수만 있으면 되구요. 10년이고 15년이고 제가 대모 노릇 착실히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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