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지금도 나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있다. 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렇다. 현실적인 꿈만 꾸자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바보, 멍청이, 미련 곰탱이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꿃주리는 아이가 없는 세상, 모두가 공평할 기회를 갖는 세상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 세상이 올까? 청춘과 인생을 바치고 목숨까지 바친다고 한들 그런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이건 한마디로 이룰 수 없는 꿈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도 이 꿈을 가슴에 가득 안고 바보들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룰 수는 없을지언정 차마 포기할 수 없는 꿈이기 때문이다. 아니, 포기해서는 안 되는 꿈이기 때문이다.

 

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고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자.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돈키호테>>의 내용이다.

------한비야에서이, [그건 사랑이었네], p.151~2---------

 

비야알지? 환자였던 나를 치료하시고 세우시면서 약초샘은 그렇게 나에게 말했다. '비야알지?'

아니 나는 그때 몰랐다. 비야가 누군지. 집으로 돌아와 남편한테, 언니한테, 더러 아는 언니들한테 '한비야씨 알아?"라고 물었을 때, 정말 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나만 모르고. 특히 어떤 언니는 나 그사람 팬인데 어찌 그녀를 아냐고. 친분이 있느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쩌업~~ 이렇게 대한민국에 그래도 상식과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그녀를 나는 몰랐다. 나는 약초샘이 권해주신 '지도 밖으로 행진하라'라는 책을 통해 겨우 그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책은 당시 특교과 모든 친구들이 제도권에 들어가 특수교사가 되었을 때, 내 이름을 걸고, 내 교수법을 걸고(겁도 없지, 석사도 박사도 아닌 것이, 특수교육과  학부나 나온 주제에) 홀로 사설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쫄고 눈치보고 하던 컴플렉스를 일시에 날려 주었다. 종횡무진 힘있게 세상 힘든 곳을 진군해내는 여전사 비야언니와 동일시 하면서 내가 마치 제도권 특수교육에 저항에 진실한 가시밭길을 자처하는 순교자가 된 기분이었다.

 

그 이후로 서점에 가면 교양서적에 그녀의 서적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특히 중국여행기 책 표지의 사진. 빨간색의 정통 중국의상을 입고 있는 당당한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바람의 딸로 시작되는 그녀의 책 시리즈에도 또 중국여행기에도 손이 가질 않았다. 너무나 자신감 넘치는 그녀를 질투했는지도 모르고. 도저히 저 여자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체념. 그래서 그녀가 직접 경험해낸 책을 읽으면 그녀를 왠지 미워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책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그래서 약초샘이 권해주시는 책은 열일을 제쳐놓고 읽어대는 나이지만 그녀의 책을 주문하는 일도 그리고 서점에서 그렇게 눈길을 끄는대도 사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약초샘을 통해 얻은 나에게는 두번째 그녀의 책을 읽는다. 그런데 이것은 읽는 것이 아니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하기도 힘들다. 그녀의 책 속에서 나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는다. 그리고 한귀절한귀절이 다 이 나약한 로사를 세우시는 주옥같은 말씀들이다. 동안 버려진것 같았는데. 동안 이 로사는 잊어버리신것 같았는데. 하여 더이상 간구도 기원도 하지 않았는데. 그냥 지금이대로 현상유지나 하면서 편히 살아보자 했는데.....,

 

나는 비로서 알겠다.

왜 그녀를 고난 속에서도 하느님이 승승장구하게 해주시는지.

하느님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데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

그리고 자신을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하느님의 도구로 사용하실 것이라는 겸손.

그리고 스스로도 조증이라고 말하면서 언제나 긍정하는, 언제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그녀 마음 한가득 넘치고도 남는다는 것을.

하여 그녀를 볻보임 자체가 하느님 본인이 세상에 현존한다는 것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봉사의 기쁨, 나눔의 기쁨. 하여 회사 다니면서 일하고 봉사해도 힘든줄 몰랐던 내 신앙초기(스무살, 스물한살, 스물두살)의 그 열정적인 삶을 그녀는 고스란히 다시 기억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내 몸속이 온통 똥덩이로 넘치는 것을 직접 보여주시던 하느님을. 꾸역꾸역 머리 뚜껑이 열리고 그 뚜껑 너머로 꾸역꾸역 오물이 넘쳐나와 내 온몸을 적시던 기억을. 세례 받기 직전에 마음을 다스리려고 새벽 성당을 찾았다가 나는 그런 더러운 나 자신을 보여주시는 하느님께 저항할 힘이 없어 울고 또 울었다. 아! 어찌살란 말인가. 이렇게 더러운 오물투성이인 내가 어찌 살아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한참을 끝도 없이 오물을 흘려내던 내 지체는 어느 순간 오물 토해내기를 멈췄다. 그리고 잠시 뒤 그 똥덩이 속에 반짝반짝 아주 작은 알갱이가 한둘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마음 속으로 가득 울리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다.

 

"니 안에 반딧물만한 사랑의 빛이라도 있다면 나는 그 빛으로 세상을 환히 비추리라."

 

그래 그것이 나다. 겨우 반딧물만한 크기 사랑을 품고 있고, 대체로 똥덩이로 온 지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게 바로 박정화 로사라는 것을 하느님은 분명히 보여주셨다. 하지만 너무나 행복했다. 분명 반딧불만한 빛이라도 니가 품고 있다면, 그것으로 세상을 밝게 비추겠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이 사연이 내가 바로 특수교육과에 들어가게 된 하늘의 소명이었다. 수녀를 할랴니 차마 금욕을 하지 못하겠더라. 그 마직막 금욕의 관문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도구가 되마하고 결심했었다. 그 세상이 이렇게 질곡하고 심들 줄 알았다면, 또한 남자와의 사랑 나누기의 대가가 참으로 갚비싼 것임을 알았다면 차라리 수녀가 되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싶으면서도 그도 이 모든 것을 다 겪었기 때문에 이런 답이 나오지 않나 싶다. 질곡한 관계(결혼 그리고 아이낳고 기르기) 속으로 들어와서 내 꿈도 정말 많이 퇴색되어 버린 것만 같았다. 그런데 나는 오늘 비야언니의 목소리를 통해 하느님을 말씀을 듣는다. 이제야 비로서 니가 나와 함께 골고타 산을 나란히 오를만한 자격을 갖추었구나.

 

꿈!

그래 절대로 꺼지지 않는 꿈이있다.

특별한 엄마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그녀들을 세우는 나눔의 교사가 되자.

나는 이제 지난 10년 동안 특별한 아이들의 말문 글문 열어주는 느림보 학습법을 연구하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다시 10년 그 아이들의 엄마들을 세우는 일을 하려고 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연구소 아이들 수업료에 포함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장애를 고치겠다고 난리치는 치료실들이 얼마나 이 엄마들을 고통스럽게 하는지를.

나는 장애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엄마들을 도와야 한다.

나는 이 아이들의 엄마들이 느리지만 조금씩 발달하고 있는 자녀들의 행보를 기꺼이 박수 쳐 줄 수 있고, 그 변화에 민감해져 지치지 않고 이 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만 한다.

 

나름대로 명성도, 돈 맛도 일부 보여주셨다.

그리고 또 다시 주문하셨다.

다 버릴 수도 있는지.

나는 이제 말씀드린다.

네 하느님! 당신이 원하신다면 다 내려 놓을 수도 있습니다.

흥하게 하는 것도 당신이요,

망하게 하는 것도 당신.

나를 흥하게 한다면 그 흥에 당신의 뜻이 있고,

나를 망하게 한다면 그 망에 또한 당신의 뜻이 있겠노라고.

 

포기 하지 않겠다.

눈치 보지 않겠다.

욕심 부리지 않겠다.

 

꿈!

이룰 수 없을 지언정, 차마 포기할 수 없는 꿈이기 때문이다. 아니, 포기해서는 안 되는 꿈이기 때문이다.

 

p.s. 나는 이제야 비로서 한비야 언니(언니라고 부르는게 다소 외람되지만 이 호칭을 좋아하신단다)의 바람의 딸 세상 여행기를 질투하지 않고 또박또박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말씀이 꼴찌가 첫째가 되는 것도 순식간이더라. ^.^ 또 소망한다. 언젠가 이 언니도 박재동 선생님처럼 꼬옥 한번 직접 뵈올 수 있게 되기를!! (이거 약간 약초샘께 드리는 깡짜 협박이다. 할 수 없지 않은가. 나는 연줄이 없으니.) 약초샘이 지난번 박재동 선생님때 처럼 벙개쳐주고 그러면 정말 좋겠는데....., 선생님께 반 협박 숙제 드린다. 우아사! 그런 벙개 있음 우리 꼬옥 참석하자구요. 마음 힘든 우아사 모든 맴버들에게 [그건 사랑이었네] 강추하는 바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8 선생님, 올해도 부디 건강해 주세요. ^^ [2] 박지영 2008.12.31 1469
617 함께춰봐여~여잔v스타일..알튀알튀 약초궁주 2012.09.28 1469
616 1차만 가는게 올해 화두라고 거 좋지! [7] 약초궁주 2010.01.07 1470
615 [re]랄라네 가스레인지 - 동양매직 GRA30GB [3] file 랄라 2010.01.20 1470
614 큰놈이 걸리 더니 찌끄만것도 걸렸냐? [1] file 은수 2011.06.25 1470
613 [re] [펌] 김규항 : 넘어지지 않은 희망 file 유재언 2012.04.12 1470
612 두루두루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2] 생강 2008.12.31 1471
611 누구를 위하여 '애덜을" 울리냐? 버럭!!! [2] 약초궁주 2009.04.24 1471
610 한겨레21 기사(요즘 근황 ㅎㅎ) [4] 버들치 2010.03.11 1472
609 낼, 토욜 바람나 보지 않을텨???? [2] 약초궁주 2012.04.06 1472
608 명절뒤끝, 며느리뒤끝 (한겨레 김선주칼럼) [1] 약초궁주 2013.02.13 1472
607 연애질? 아니면 인간 관계 확장? [1] 은수 2009.02.07 1473
606 랄라네 여름휴가-몽돌해수욕장 [5] file 랄라 2009.08.17 1473
605 그래 나를 믿자(드라마 시티홀 주제곡) 랄라 2009.06.07 1474
604 칭찬받아서 자랑질좀 하련다 참아주라 ㅋㅋ [3] 약초궁주 2013.04.11 1474
603 행복한 마음의 선물.... [3] 사랑행복만땅 2010.12.24 1475
602 생명평화 탁발순례.. [1] 더불어숲 2008.12.03 1477
601 주저하다..동병상련에... 김연 2009.03.05 1477
600 토요일 밥에 막걸리 먹으러 와~ [5] file 약초궁주 2012.02.08 1477
599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지혜자유용기 2009.05.24 1478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