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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지진과 해일보다 더 두려운 것
김용성 일본 도쿄 고토구 거주
한겨레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일본에서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 김용성이라고 합니다. 이번 일본 동북지역에 일어난 사상 최악의 지진과 해일로 현재 일본은 슬픔과 두려움에 잠겨 있습니다. 저희 교민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지진과 해일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더군요. 바로 한국의 섣부른 언론 보도와 괴담들입니다.

 

 

지진 발생 이후 매일 일본 재난방송을 시청하며 또다시 올 여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사망·실종자가 눈덩이 불듯이 불어나고 한 시간에도 두세 번씩 긴급지진경보가 울립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보도되는 기사들보다는 두렵지 않습니다.

 

 

일본이 안전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마트는 식료품과 생필품이 동나 텅 비었고 전력난으로 인해 순차적으로 정전을 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위험하기보다는 불편할 뿐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침착하게 하루하루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고, 협력하고 절제하여 이번 참사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불안함에 움츠리는 모습보다는 극복하고 이겨내려는 모습뿐입니다.

 

교민들도 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을 잃은 분들도 있고, 부모 형제의 생사도 확인할 수가 없어 울부짖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다시 생활터전을 일구려 용기를 내어 일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보도를 접하는 순간 힘이 빠지고 용기를 잃습니다.

 

절망적인 속보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들어오고 출처도 알 수 없는 괴담들이 떠돕니다. 불안함에 떨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재난방송에 귀를 기울입니다. 하지만 보도와는 다른 일본 정부의 발표를 들으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보도되는 “원전 폭발! 사상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 또다시 찾아올 대지진의 전조! 2차대전 이후 최대의 정전사태!” 등의 속보들. 하지만 일본 언론에선 접하기 어려운 보도입니다. 지진 발생 후 한국 뉴스를 보면 이번 일로 한반도에 피해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보도를 봤습니다. 다행히 영향은 적고 피해는 없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일본 관련 보도와는 비교될 정도로 다르더군요.

 

왜일까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식을 다독이며 보듬는 부모의 마음처럼 자국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겠지요?

 

현재 일본엔 90만명이 넘는 교민이 있다고 합니다. 고국에서 우리를 걱정해주고 응원해주는 부모 형제, 친구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런 보도로 말미암아 저희를 걱정해주시는 수백만의 국민들이 불안함에 떨고 자식과 부모의 안위를 걱정하며 밤을 지새울 거라는 생각은 안 해보셨는지요?


이곳 도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방사능 유출에 의한 위험도 없으며 그로 인해 불안함에 떨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없습니다. 다시 찾아올 지진의 공포에 두려워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것들에 미리 대비를 할 뿐이고 피해지역에 계신 분들을 격려하며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들뿐입니다.

 

<아이리스>에 열광하고 동방신기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카라의 춤을 따라 하는 이들과 그런 그들을 보며 긍지를 가지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교민. 그리고 고국의 우리 가족들에게 확인되지 않은 확대보도와 추측성 보도, 출처 모를 괴담으로 절망과 불안함을 주시겠습니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주시겠습니까?

세계 최초로 구조대를 파견했듯이 그런 연민의 마음으로 정부와 언론사의 현명한 판단과 현명한 기사를 부탁드립니다.

 

~~~끄덕끄덕...불난집에 부채질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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