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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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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는 파티가 필요하다.

2010.06.29 15:07

약초궁주 조회 수:1180 추천:106

이별에는 파티도 필요하다.

 

내가 제일 가기싫어 하는 곳. 종합병원.

거기 떠도는 냄새가 싫다.

아픈 분의 얼굴을 보고 손을 잡고 위로랍시고

말을 건네는 것, 상투적일까 싶고 맘도 불편하고.

 

대신 아파줄수도 없는데. 오는 사람들마다

똑같은 말들,

어디가 아프세요...이렇게 병이나서 이렇게 하다가

이 지경에 이르고 ..수술하고...언제 어떻게.%^&*()_

일일이 같은 대답을 하는 분도 고역일게다.

 

더 가기 싫은 곳은 영안실.

말해 무엇하랴.

일은 벌어졌고 살아서는 뵐수없는데

영정속의 고인을 뵙자니 국화를 손에 들은들

눈물을 떨군들....이게 아닌데 어쩌랴.

 

주변에 어른들이 병환중이시거나

많이들 세상을 뜨셨다.

존경받는 어른이신 리영희쌤이 많이 편찮으셔서

입퇴원을 반복해셨다.

 

우리는 리영희샘댁으로 이별공연을 가기로 했다.

 

며느님과 딸 가족들에게 손님접대의 번거로움을

끼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마시라고.

컵에서 접시 과일 떡까지 아이스박스에

싸들고 갔다.

 

나는 강화에 새벽같이 가서 상추뜯고 오디따다 말고

부랴부랴 돌아왔다.

예쁘게 고운옷을 입고 (검은 상복처럼 입지 말고)

각자 레파토리를 준비했다.

 

고은광순- 흰면 원피스를 입었는데 드레시하게 보일라고

모기장을 확뜯어 어깨에 걸쳤다.

아이스박스에 그릇 총출동시킨 장본인.

한달 배운 해금으로 섬집아기를 깨깽거렸다.

 

조써니- 10년 틈틈이 배운 아코디언으로 도도하게

5곡을 연주햇다.

우리가 따라 불러서 자기의 연주를 방해할까봐

모르는 곡으로만 연주. 나중에 가요메들리도 멋졌다.

 

오순애.-착 달라붙는 옷으로 뇌쇄적인 요염댄스와 노래.

합창 곡 노래가사를 복사해왔다.

 

김정명신- 참교육 운동을 열렬히 하고 책도 쓰고

외유내강의 여성인데. 이번에 시의원에 당선됐다‘

그녀의 활약 기대된다. 서울시 돈 펑펑 낭비

제대로 감시드갈것이다.

 

이영주- 무거운 카메라에 사진을 기록했다. 간식도 센스있게

준비해온 멋진녀.

 

유시춘--시 200여수를 외우는 머리좋은 가문.

풀여치 란 어부시인의 시를 낭독

 

김선주-- 우리의 왕언니 왕멘토.

칼럼을 마무리 해놓으시고 학예회에 슬쩍 끼셨다.

씨스터즈 대형에서 손짓만 하시공 립씽크 ^^

 

이유명호- 옷을 제일 이쁘게 입고갔당.

연분홍 치마 9900원 레깅스 받쳐입고

연분홍 남방 역시 협찬.

노래부를때 쌤의 의자팔걸이에 걸터앉아

복수가 차서 만삭처럼 보이는 리쌤의 가슴과

배를 쓸어드렸다. 막 만졌다. 성재롱에 걸리려나?

 

<행복의 나라로. 청실홍실..꽃중의 꽃>....노래를 불렀다.

 

선생님 입이 함박벌어지셨다...목소리가 떨리시더니 눈물을 흘리셨다.

생사의 기로에 섰을때 내가 잘살았나 가치있는 존재인가.

회의가 드셨다는데.

우리를 보고 행복하시다고. 잘사셨다고 고맙다 하셨다.

 

딱 2시간의 재롱잔치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는데 어찌나 가슴이 후련하고 따뜻하고 좋던지.

 

 

재롱잔치 엔트리넘버 평균연령은 56세

이별파티를 열어,

점잖빼지 않고, 거드름없이 내숭안까고

곱게 미친여자로 놀아준

자매들이 고맙고.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가 리샘에게 바친 노래는

<내 곁에 있어주우~~>

나는 네가 좋아서 순한 양이 되었지

풀밭같은 너의 가슴에 내 마음은 뛰어 놀앗지

우리곁에 있어주 우리곁에 있어주.

할말은 모두 이것뿐이야.

눈물을 감추며 슬픔을 참으며

내곁에 있어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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