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줄자

얘.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면 우람해지고, 안먹고 안움직이면 왜소해지고
덜먹고 더 움직여야 빠진단다.

다이어트란 말을 안하게
입을 가리는 마스크.

마스크를 쓰면, 먹는것도 덜먹게 된다. 푸하하

배낭형 가방-출퇴근시 메고다닌다.
지하철-계단으로 걸어 오르내린다.
숟가락-재서 애기때 쓰던걸로. 커피용 롱수저가 딱이다.

아! 쌤~~ 어제 가방 지름신 했는데....., 옆으로 매는 걸루다. 저 요새 멋내기에 푹 빠졌잖아요. 앞머리5,000원으로 깎아주대요 이산(단골집)이가. 머리하고 남 꼭 홍대 옷가게 함 휘휘 둘러보는 취미가 생겼는데 이번에는 보석집에 함 들어가봤어요. 세상에나. 이렇게 아증맣고 예쁜 보석들이 오천원, 만원, 이만원이라니. 몇개 샀습니다. 가지색 나시티도 샀었는데 정말 볼레로없이 정말 나시티는 못입겠더라구요. 여름내내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오늘 아침에 입고 출근했습니다. 팔뚝살 예의 날다람쥐처럼 추욱 퍼졌지만 당당히 드러내놓고 입고 왔는데 할만하네요. 드러내놓고 보니 좀 빼고 싶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털기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살풀이를 하면서 제가 생각한 것은 제 살들을 부끄러워하지 말자였어요. 그리고 지금 상태에서도 멋 낼 수 있는거 당당히 멋내자구요. 뭐 살집이 조금 있는게 뭐 죄는 아니니까.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할 생각은 아니구요. 지금도 좋구. 좀 날씬해지면 더 예뻐져서 좋고 그런거요.

아무튼 쌤 치마가 저에겐 부적이 되어 랄라를 온통 휘저어 놨어요. 친정엄마가 그러세요.
'야 너 요즘 또 바람났냐?'
'아니 엄마 걱정마! 이번에 바람은 남자를 상대로 난 바람이 아니니까. 엄마 나 나 자신을 위해서 예뻐지고 싶어. 동안 섬머슴처럼 살았잖아. 꼭 비싼 돈 들여야 멋을 내는게 아니더라구. 이 이쁜 목걸이가 만오천원이야. 엄마 말이돼? 근데 이거 하나로 이렇게 기분이 확 전환되고 즐거워지는데.....,'
'그려! 그것도 존 생각이다. 이쁘긴 이뻐.'
출근할 때마다 현관문 앞에 서서 엄마한테 물어요.
'엄마 나 오늘 예뻐?'

첨에 쌤의 그 화려한 꽃무늬 치마를 받았을 때, 황당해 하시던 울엄마! 그 꽃가라 치마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하나씩하나씩 변화하는 저를 보면서 제가 또 왜 저런다냐 불안해하시더니 이제는 제법 제 차림새를 코치해 주십니다.

'야야 그렇게 입으니까 넘 뚱뚱해보인다. 그래 그거 걸치니까 예쁘네'

예쁘고 섹시해지고 싶다. 중년의 위기일까요? 지금 제가 겪고 있는게 그런데 참 활력이 넘치고 즐겁고 행복하고 그래요. 이제 홍대앞 상가들 중에 제가 머뭇거리고 안들어가는 곳은 없어졌네요. 옷가게, 미용실, 보석가게, 가방가게, 신발가게 휘휘 둘러보고 다닙니다. 싸고 저렴하면서도 예쁜 것들이 참 넘쳐서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