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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서를 옆에 두고 고스톱을 치다

2010.09.28 00:40

랄라 조회 수:1275 추천:159

고스톱 잘 몬하지만 설, 추석 가족들이 모여 점100짜리 고스톱을 치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놀이는 썩 괜찮다 생각한다. 고스톱을 하면 나는 늘 구멍이다. 앞 뒤를 견재하면서 해야하는데 계산하지 못하는 우직함이 그대로 고스톱에서도 드러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랄라와 고스톱 하는거 싫어하는데, 돈2만원 정도만 즐겁게 잃어주면 다들 좋아라 해서 나도 걍 2만원 잃어주고, 그들도 나를 놀려 먹으며 그렇게 친다.

 

올추석은 가장 머리가 아프지 않은 명절이었다. 그간 재서의 모양이 드러날까 노심초사도 있었지만 가려지지 않아서 명절은 나에겐 너무도 큰 스트레스 였는데 말이다. 작년 재작년에도 가족끼리 고스톱 시도했었는데 재서가 판에 기어들어가고 화투패 뺏어가고 해서 영 칠 맛이 안났다. 나는 나대로 가족놀이를 망쳐버리는 재서보다도 그 모양을 지켜보며 다른 가족들이 끌끌 거리는 것 같아 영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올핸 재서를 옆에 두고 언니내외 조카와 나 그렇게 마음 편히 고스톱을 쳤다. 재서가 또 끼고 싶어하기도 했다. 그런데 녀석에게 화투한짝을 던져주고 할머니랑 화투패 맞추기 놀이를 하라고 판을 벌여주었더니 우리 놀이판에 끼어들지 않고 할머니와 화투짝 맞추기 놀이를 한다.

 

이모, 이모부, 엄마, 형아들 앞에 동전이 놓여 있고 지폐들은 화투이불 아래 껴 둔 것을 보고 자기도 동전을 달라고 하고 자기도 만원 달라고 한다. 그리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우리 흉내를 낸다.

 

녀석이 판에 뛰어들 걱정을 하지 않고 노는 화투판! 말 그대로 만감이 교차한다. 구멍이라 술렁술렁 돈만오천원이 훌러덩 나가는데도 즐겁다. 재서가 참 많이 큰 것 같아서 말이다. 화투판에 끼어들지 않고 한시간 넘게 우리를 지켜봐주는 녀석! 녀석의 소통 능력이 좋아지면서 그만큼 인내심도 또 눈치도 발달한 것이다. 아이의 이런 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되다니 나도 참 대견타.

 

사람은 어떤 모습이래도 사랑할 수 있고,

어떤 모습이래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거 그걸 배워가고 있는 참이다 랄라는 아들을 키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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