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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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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에 물을 부으시오!!

2010.09.27 20:26

은수 조회 수:1309 추천:131

 

 

명절 전날 

 

산적의 생명은 길이가 맞아야 한다는게 지론인 내동생

 

도마위에 맛살 고기 버섯 대파 길이 딱딱마춰서 이쑤시게 꼽아 부치고

 

쇠고기 반근 돼지고기 한근넣고 부추 당근 두부 다져넣고  동그랑땡

 

동태포 떠서  동태전을 부치고 마지막으로 약밥을 해서  베란다에 내놓고

 

온식구들이 거실 바닥에 누웠다

 

그날 좀 더워서 양쪽 베란다 문을 열고 다들 거실 바닥에 등짝을 붙이고 누워 둥글 둥글

 

그런데

 

요상한 냄새들이 다 올라온다

 

우리집은 바람이 지나다니는 한복판에 위치한덕에 온동네  음식냄새가 올라온다

 

추석음식을 장만해야하니  온집안에  음식냄새가 그득하다

 

평소에도 베란다 열고 음식하면  대략 누구네집 뭐해먹는지 답나온다

 

야밤에 스펨 구워먹는 5층  걸핏하면 된장이며 김치찌게 태워먹는  6층

 

밤 11시에 동그랑땡  비엔나 쏘세지 구워 밥먹는  4층집 ㅋㅋㅋ

 

그런데 이번에 올라오는 냄샌 뭔가 다르다

 

 분명 간장에 마늘이면 생강을 넣고 끓이는거 같은데 이게  장조림용인지 울동네

 

대포 밥도둑 간장 게장 국물인지 궁금해진다    내남동생 여동생 엄마 나 까지 과연 이게 무슨 냄새일까

 

오만가지 추측을 하고 있는데 점점 냄새가 독해진다

 

" 엄마 아래집 또 간장 태우나보다 "

 

남동생이 웃는다 알고보니 이미 내가 오기 전에도 게장 국물을 태워서 온동네 냄새 진동시킨

 

이력이 있단다  그후  이틀인가 있다가  청국장 끓이다 홀라당 태워서 소방차 출동 ㅋㅋ

 

당시 티비서 재미난  드라마를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것을 보는중인거같다

 

이제나 저제나  간장냄새가  약해지길 기다리고 있는데

 

왠걸 점점 더 심해지더니 타는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아무리 기다려도  냄새가 가시질 않는다

 

" 아이고 저렇게 탄네가 나면 저거 어떻게 게장에 붓는다니"   엄마

 

" 게장인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  은수

 

" 아냐 저거 분명히  게장국물이야 생강냄새가 강하잖아 "  여동생

 

"  맞어 저집 게장국물 끓이다가  태우고있다 " 남동생

 

한집의  간장 탄네를 맡으면서 우리식구들 나름대로   간장냄새에 맞는 적당한 음식들을 추측했다

 

이렇게 추측을 하면서우리집 식구들 배꼽이 빠져라 웃어덴다

 

그럼에도 냄새가 가시질 않고 계속 탄냄새가 난다

 

" 아이고 저집 또 소방차 출동시킬라고 하나 왜저렇게 태운다니..."

 

점점 고약해지는 냄새때문에  골머리가 아파올지경이 된다

 

결국

 

" 아줌마 간장에 물좀 부으세요   간장 다타요!!!"

 

베란다 창을 활딱쿵열고  내가 외쳤다

 

그순간

 

냄새가 갑자기 순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엷어지며 들리는 한마디

 

" 엄마  간장 국물 다탔어 이번에도 또 탔다 "

 

아래집 아들냄씨의 타박이 들려온다 

 

그순간 우리집은?

 

네식구가 배꼽을 잡고 뒹굴었다 

 

" 간장에 물부으레"

 

" 간장이 탄데" 온식구들이 데굴 데굴구르면서 10넘게 웃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번에 탄 냄비 때문에 다시 또 냄비사러 시장으로 달리실거다 ㅋㅋㅋㅋ

 

 

 

하나더

 

추석때가 되면 울동네는  게장을 담가 먹는데 이게 집집마다 만들어 먹는 방식이 다 다르다

 

우리집은 양조간장 조선간장 물을  1:1:7로 잡고 감초와  양파

 

생강 마늘  마른 고추 등등 을  넣고 달여서 하루밤 식히고

 

다시 달여서  식혀 게위에 붓는다

 

어떤집은 거기에 사이다를 붓기도 하고 액젓을 붓기도 하고

 

레몬을 넣기도 하고 오만가지 방법들이 있다

 

울엄마 나  여동생  여자 셋이서 목간탕을 갔는데

 

한참뒤에 냉탕에 들어오신 엄마가 자지러 지시며 웃으신다

 

이유를 물으니   싸우나에 잠깐 들어가셨는데

 

거기 앉아있는 아주머니들이 각자 자신들이 게장을 담는 방법을

 

강론하고 계시더란다   그중 한아주머니까 들려준 이야기

 

늘 게장을 담그면 맛이 좀 이상해서 고민이 셨는데 누구말이

 

게장에 계피를 넣으면 맛있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이아주머니께서

 

큰맘먹고 계피를 사다 넣고 간장을 끓여 부었는데

 

게장을 먹는 아들네미왈

 

" 엄마 그냥 전에 엄마가 하시던데로 하세요 

 

그게 더 맛있네요 " 

 

분명 모양은 게장인데  계피냄새와 생강냄새가  너무 강하니

 

게장이 아니라  수정과에  절여진 게를 먹는 기분이더란다

 

순간 그 안에 있던 아주머니들 배꼽이 빠져라 웃더란다

 

다음번 담근거는 사이다를 넣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많이 들어갔는지

 

무지 막지하게 쓰더란다 ㅋㅋㅋ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잘담가 보고싶다고  거기 모여있는 아주머니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참이었던거다  

 

집집마다 담그는 방법이 다르니 이것을 넣고 저것을 넣고 이렇게 저렇게 끓여라

 

한참을 설왕설래 하더란다  

 

" 자 아주머니들 게장 다 담그셨으니  그럼 한상 떡버러지게

 

내놔보세요  지금 이렇게 열심히 게장을 담갔으니 이제 먹는일만 남았잖아요"

 

가만히 듣고 있던 울엄마가 한마디 하셨더니  그아주머니들 좀전보다 더 크게 웃더란다

 

과연 그아주머니 게장 잘담글지 심히 기대가 된다며 세모녀가 또 자지러지게 웃었다

 

제발  설탕이나 꿀은 넣지 말길 빌면서 ㅋㅋㅋㅋ

 

 추석전 엄마가  꽃게를 40마리 넘게 사다 얼렸는데  이번에

 

창원 막내네가 올라오면서 10마리 먹고 서울에서 동생 직장 동료들이 내려 오면서

 

5마리 찌게해서 먹고 남은것은  막내 여동생에게 보냈다

 

그동네는 물이 깊어 덩치큰 생선들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꽃게가 귀하단다

 

울제부는  만날 서산 처가에 오면" 장모님 게장 먹으러 갑시더   저 그거 먹고싶어예"

 

우렁 우렁한 목소리로 조른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살이 꽉찬 놈으로다가

 

지난봄부터 얼려놓은 암케와함께  큰김치통에 얼려 보냈는데

 

내려간지 하루만에 무려 20마리 가까이 먹어 치웠단다

 

쪄먹고 찌게해 먹고 보니 그렇게 먹었다고 한다   

 

이가을이 가기 전에 꽃게 철 찍고 대하철이 왔으니 열심히 또 먹어봐야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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