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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만나다

2010.10.22 13:01

은수 조회 수:1297 추천:113

 

인생이 허기질때 바다로 가라

 

이책을 보며 난 내 어릴적 먹거리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또하나는 내 아버지를 만나고 있다

 

울아버지  주사가 심했던 가정을 돌볼줄 모르던

 

그런 그런 사람이었지만 생각해보니

 

가족에게는 정말이지 맛있는 해산물을 먹게 해준 장본인이다

 

어른 손바닥 만한 자연산 가리비며 족히 20센치가 넘는 자연산 홍합

 

찬바람 불면 전어어며 숭어가 떨어지지 않았고  집앞  갯벌에 물이차면

 

동태만한  망둥이를 잡아서  반을 말려서 항아리에 넣고 반을 반건조해서

 

구워먹고 조려먹었다  호빵이 겨울에만 맛보는   별식이었다면

 

말린 망둥이는  죙일 입에 달고 다니던 쥐포같은 존재였다

 

요즘 제철인 전어는 가끔  먹는 간식수준이었다

 

주식이 농어 놀래미 광어 참돔 이였으니까 ...

 

샘께서 이책 보며 침흘린다고 하셨는데 나는 우리 아버지 조리법을

 

다시한번 기억해내고 또 우리아버질 만나고 있다

 

연꽃성이 그랬다  너 쌀을 못먹었을 뿐이지  실상은 좋은것은 너  다먹었노라고

 

가만 생각해보면 맞다  우리아버지의  조리법은  말그대로 투박 그자체다

 

나는 아직도 날생선을 못먹지만 내동생들은 앉은자리에서

 

갯장어 10키로는 혼자 거뜬히 해치울만큼의  대식가들이다

 

그리고 횟집 수족관에 담긴 물고긴 안좋아한다 왜? 맛이 없어서란다

 

생것 날것이라면 정신줄 놓게 입맛을 길들인 장본인이 내아버지다

 

어릴떄 부터우린 좋은생선 그때는 남들이 맛없다고 버리던 생선들을

 

못생겼다고 거들떠도 안보는 생선들을 먹었다  갯것에 걸은손의

 

아버진  진짜 생선맛이 이런거라고 이것 저것을 우리이게 맛보이게 했으니까

 

그 맛을 뼛속에 뇌에 무엇보다 이놈에 몸값귀하신 혓바닥에 고스란히 기록해 놓았으니까

 

그누구 보다 까닥스러운 입맛을 갖게 하셨으니까

 

울아버지는 생선을  잡아오시면  5단계로 요릴 하셨다

 

살아 있는 놈음 살이 탱글 탱글하니 바로 회로 먹고  막죽은놈음

 

소금간 살짝  칼집내서 가마솥에 쪄먹고  죽은지 좀 되는 놈들은 구워먹고

 

슬슬 비린내가 나기 시작하는놈은 된장에 마늘 왕창넣고 고추가루 뿌려 양념한다음

 

생선 매운탕을  해먹고

 

이제 맛이 오락 가락 하는 놈들은  천일염 뿌려서 젓갈을 담그고 ...

 

울아버 지론은 좋은 생선은 그냥 씹어먹어도 단맛이 도는데

 

거기다 지랄 했다고 오만가지 양념 쳐넣고 먹냐 그러셨다

 

양념 맛으로 먹을때는 오로지 맛이 오락 가락 할찰나 생것으로 먹기

 

곤란할때만 된장 살짝 마늘 많이버젼으로 먹으면 된다고 ...

 

이게 울아버지 요리 법이다  연꽃성이 시집에가서 맛봤던 생선들은

 

거의 찜이 많았다고 한다 울아버지  가라사대

 

생선은   찜해먹을줄 아는사람만이 그 맛을 음미할수 있다고 하셨다

 

구우면  불내가 배지만 무쇠솥에 찌면  생선살이 달고 맛나다고 하셨다

 

우리집은 고추장 떨어지는 날은 많았어도 된장 떨어지는 날은 없었다

 

사실 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것을 안것이 중학교 가서알게 됐다

 

왜? 우리집은 겨울에는 김장 김치에 회를 싸먹고

 

여름에는 된장에 마늘 왕창 다져 넣고 찍어먹고  좀 고급스럽게 먹는날은

 

난 별로 였지만  조선간장에 고추가루 물섞어서 마늘과 쪽파 왕창 다져 넣고

 

만든 장에 찍어먹고 .. 김에 싸먹고 ...이게 우리집 회먹는 비법이다

 

그런디 이렇게 먹는 사람이 저 거문도에 산다니 하하하하하하

 

작가의 조리법을 보면서 꼭 우리 아버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난 아직도 아버지가 밉고 싫다 좋은 기억이 거의 나지 않고  매일 주사로 괴롭히던 생각만 난다

 

그런데

 

이책을 읽으면서 난 그 끔찍한 기억 저편에서 찌그러져 있는

 

내아버질 만나고 있다  걸은 갯손으로 늘 좋은것만 집에 가지고 오시던 아버지

 

난 왜 새우값이 그렇게 비싼지 또 자연산 가리비가 왜 없는지 또 귀한지

 

이해를 못하는 인간이었다 왜?  울아버진 쉽게 20센치 거뜬히 넘어가는 자연산 새우며

 

국대접만한  자연산 가리비를 집에 가져왔다

 

쌀은 귀해도 해산물은 징징 넘쳤던게지

 

그게 귀한것인지를 모르는거지   그렇게 좋은거 귀한것을 맛보게 해준

 

장본인이 아버지다 꽃게배가 깨져서 10톤가까이 잡은 꽃게를 다 놓치고 본인 스스로

 

암초에서 생쌀을 씹으며 20여일을 지내다 겨우 구조가 됐던 사람

 

어린 자식들에게 꼭 살아 돌아가리라 내가 잡은 꽃게 맛을 보게

 

해주리라 다짐하며 버티셨다는 아버지를 만났다  그래 그때 우리 아버지

 

꽤 괜찮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 보면 숭어에 대한이야기  아버지가 참말이라 부르던 모자반 이야기

 

또 보리고둥 보말이라 불리던 고둥이야길 보면서

 

자꾸만 내아버지가 생각난다   난 비린 생선종류는 딱 질색이었다

 

누린내 나는 돼지 고기 쇠고기도 질색이었고  만만히 먹는것은

 

고둥이나 홍합 새우 조개같은 해물종류

 

가을이 되면 울아버진  고둥을 왕창 잡아오셨다

 

삐투리 보리고둥 참소라 가리비 등등 

 

비린거 싫어서 맨날 코막고 도망치는 내가 안쓰러우셨던걸까?

 

그런거 잡아오는 날은  내가 정말이지 원없이 먹었다

 

이책 어쩜 내 아버지에 대한 끔찍한 기억대신

 

최고로 맛좋은 해산물을 맛보게 해줬던  찌그러진 좋은 기억을 불러내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  이가을허리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고  대나무 낚시대 하나들고

 

집앞  바다에서 낙시로 망둥이를 잡던 43살때의 아버지가 자꾸만  생각난다

 

 

 

 

 

뱀다리 하나 추가요

 

어리굴젓 좋아하시나요?  좀 특별하게 먹는 방법 알려드릴께요

 

뭐 특별할꺼까진 아니구요  예전이 울 아버지가 알려준 방법입니다

 

작익은 어리굴젓을  기름 바르지 않고 구운 김이나 생김에 싸먹는 방법입니다

 

이거 김의 달달함과 굴젓의 새콤함과 간가름한맛의 금상첨하지요

 

가을이면 굴의 계절이니  한번 맛보세요

 

다음번에는 제가 생굴회를 만드는 법을 알려 드릴께요  비린거 갯것 좋아하시는 분들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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