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내가 그때 결심하고 안 나왔으면 너희들 공부고 뭐고 못했을거야.

공부길 열어주려고 나온거야.

지금 2년 넘게 엄마랑 나랑 부딪히는 주제이다.

엄마는 자기를 알아달라고 나한테 생떼이다.

이 말을 부러 꺼내는건 아닌데

5남매중 4명은 다 엄마가 잘하신거에요 거에요하는데 나만 엄마 잘하신거에요라고 엄마가 듣고 싶은 말을 안해드리니 기회만 되면 부울쑥 그 이야기를 꺼내신다.

물론 본인도 의도를 가지고 그러시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인정을 안해주니 분기가 나시는 것이다.

남편이 받쳐주지 않는 고단한 살림살이 이끄시느라

또 자식들 안 버리고 물론 잠시 떨어지게 하기는 했지만 본인 스스로 대견하고 인정받고 싶고 그래서 지금 내가 있노라고 나한테 당당 말씀하시는거다.

다 안다.

다 알고 있다.

그래도 나도 아팠으니 아니 쏘옥쏘옥 그때만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이성이 마비된 반발이 끌어오르니 제발 인정해달라 강요좀 아니하시면 좋으련만.

똥돼지가 되든 말든 풀죽을 먹으면서 같이 지냈어야하는데 내가 잘못한거지 하신다.

전생에 너랑 나랑 웬수지.

내가 죽어야 이게 끝나지.

이래서 자식하고 절대로 같이 살면 안되는거라고 펄펄 뛰신다.

너랑 얘기하다보면 내 속에서 천불이 올라와.

기어이

죽여라

죽여라

니 분이 풀릴때까지 아이고 나 죽네.


당신을 이해할때까지

그 부분은 건드리지 말자하는건데.

나 정말 노력하고 있는건데.

내 마음을 더이상 거짓으로 엄마다 듣고 싶은 말 해주기 싫은데.

노력하는 아이니까.

기다려주시면 스르르 이내 엄마가 듣고 싶은 토닥거림 다 듣게 될터인데.

나는 반발이 더 크다.

왜 부모들은 강요하는가?

최선을 다했다는거 우리도 안다.

그래서 조용히 묵묵히 신경쓰지 않는 아이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그래도 자기의 어쩔 수 없는 처지를 자식을 위해서 그랬소라고 합리화는 좀 아니지 않은가!

그거까지 인정해달라 자식한테 생떼를 쓰는 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같이 아픈건데.

같이 아파서 그 세월 여기까지 넘어온건데.

참 버겁다.

같이 사니까.


내가 죄인이지.

자식을 책임지지 못할거면 낳지 말았어야 하는데.

지난 세월동안 엄마한테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은 내가 이눔의 박씨집에 시집와서 이가 부득부득 갈린다는 소리였다.

나는 그게 그렇게 아팠다.

그때 내가 드는 생각은 홍씨로 바꾸고 싶었다.

엄마의 저주의 대상이 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도 엄마 압지 갈등 속에 충분히 아픈데.

자기만 쏙 빼고 이눔의 박씨집 으득으득 이가 갈린다는 말 속에

홍으로 수없이 성을 바꾸고 싶었다.

호주제가 폐지되고.

울쌤이 애쓰셨지만 엄마아빠성을 함께 쓸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엄마 나 이제 박홍뭐시기 한다고 제일 먼저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이제 더이상 박씨 집에 와서 이가 덕덕 갈린다는 소리는 안 듣게 되었다.


엄마는 압지에 대한 화풀이로

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대학을 떨어지자 그 아들을 위해서 스무살까지는 압지랑 같이 살았지만

화풀이로 집을 뛰쳐나가셨다.

나같은 것은 사실 엄마 안중에는 없는 아이였다.

딸이었으니까.

(이 부분이 엄마랑 나랑 좁혀지지 않는 이견이다. 엄마는 결심을 하고 나왔지만 이내 어린 두 딸이 내내 걸렸으리라. 엄마 말대로 눈물이 앞을 가렸으리라. 악착같이 돈을 버셨고. 매달 꼬박꼬박 보내셨고. 곧 끌어올리마 했는데 그게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모진 세월동안 엄마는 계속해서 주문을 외웠으리라. 내가 너희들 공부는 끝까지 가르치리라. 내 기필코 내 자식들 공부는 가르치고 말리라. 합리화가 아니지 정말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믿으셨으니까 진심이셨으리라. 여기까지만 들으면 울엄마 장렬하게 열심하셔서 자식들 대학에 보낸 것 같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다르다. 엄마가 우리를 끌어 올렸을 때도 엄마는 자식들 대학 뒷바라지할만큼 경제력이 받춰주지 않았다. 내 위 언니는 고등학교 검정고시, 주경야독 혼자힘으로 대학을 들어갔다. 나는 스스로 상고진학. 내가 3년 동안 대학등록금을 벌고서 2년을 공부한뒤에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진학후 지금의 서방을 만나 나는 그가 내 모든 생활비를 다 댔다. 밥값 교통비며 1학년말 데이트가 시작되고 난 엄마한테 손 벌려본 기억이 없다. 그리고 결혼도 엄마 부담주지 않게 제대로 된 세간살이 하나 안 받고 나왔는데 9평 단칸방에서 신혼을 시작했는데 3학년때 엄마는 사실은 다 빼고 자기의 합리화에 빠져 자꾸만 자꾸만 그때 두고나온 죄책감을 니들 공부시켜주려고 나왔다로 철떡같이 믿고 계시는거다. 위 언니오빠는 그런 엄마가 가여워 그렇다고 해주는거고 나는 뭐 아니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하는거다.)


에고~~

사실 과거가 뭐가 중요하다고 엄마랑 나랑 현재를 사랑하고 살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과거가 현재의 행복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이제 좀 청산하고 싶은데 나도 벗어나고 싶은데.....,

그게 이눔의 마음이라는게 걍 놔두면 썽나지 않은데 당당히 합리화하시는 모습은 정말이지 못 봐주겠는거다 내가.

나는 인정할 것은 좀 인정합시다 하는거고

엄마는 자기는 절대 편애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거다.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는데 딸년이 자기맘을 몰라준다고 펄펄 뛴다.

왜 모를까?

모를리 없잖아.

그래도 나도 좀 아프니까

그시절만 생각하면 아직도 먹먹해지고 하니까

서로 각자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하면 그냥 대화의 주제에서 좀 제외시키자는 의견인데.....,

사실 안될 것 같다.

엄마는.

절대로 변하시지 않을 것이기에.

내가 다독거려드릴 수밖에 없는데.

이눔의 마음이라는거

따땃한 마음이라는거

예쁜 지지격려 말이

다정도 병인 뇬이

엄마한테는 야박할까?


제이

당신이면 쫌 내 마음을 아실랑가

사랑하는 마음을 내고 싶은데

자꾸 반발이 치밀어 오르는 이 마음의 작동을 그대는 좀 아실런지.....,

퇴근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엄마 보기 싫어

사무실에서 미적미적하고 있다.

아들녀석 전화온다.

할머니 엄마 갈등 속에 좌불안석 녀석이 딱하다.

야~~엄마

금방 들어갈께.

기다려.


아~~

누구의 딸 사표내고 싶다.

아~~

누구의 엄마도 사표내고 싶다.

누구의 아내친구도 사표내고 싶다.

혼자이고 싶어지는

인생은 어짜피 따로 또 같이

혼자 무소의 뿔처럼 갈수밖에 없는거.

아무생각 없이

텅텅텅 분기탱천한 마음을 비우고 싶어진다.

새털처럼 가볍게

물처럼 유유하게


그래도 여기다 또 풀어놓고 나면 나는 좀 살겠는거.

진짜로 좀 살겠다.

히휴~~~~



이제

가자 집으로 

고고씽~~~

나보다 엄마가 더 아플터이니

아무일 없던 것처럼

쑤욱 들어가 다정한 말 못하면 맛나게 엄마가 차려준 밥이라도 먹어주자.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