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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을 보낸 날

2016.06.27 23:51

랄라 조회 수:275

혼자서 하던 공부방이 아주 쬐금 커져
나랑 같이 호흡을 맞추는 교사가 둘이다
한달전 그만두겠다는 교사 한명
공고를 내고 신규교사 뽑고 시청에 교육청에 이용자 해당 학교에 공문들
사실 이런 서류적인 일들이 어려운게 아니다
사람이 들고 나는 자리
18개월동안 정들었던 마음을 정리하기가 힘든거다
익숙해지겨 애써도 사람 내보내는데는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
힘들겁니다 마음떠난 상태에서 한달 일하기가 그래도 최선을 다 해주세요
그 한달 마지막 수업! 뭐 섭섭한게 있었는지 조그만 선물을 내민다 이런거 하지말지
나는 밥을 먹었다
왜 하필 시청감사 5월25일이었는데
26일 사표의사냐
덕분에 쉬지도 못했다
원망 쏟아내고 싶었는데 참았다
고마웠다고 맛난밥 먹고 헤어지자고
스파게티 스테이크 나눠먹고
나서는데 2차 차를 하자한다
할 말도 또 해줄 말도 없다
아니 여기서 헤어지자는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사표의사는 본인이 해놓고 이건 내가 해고한것같은 기분은 뭔지
마음을 살펴줬어야하나?
에고 뭔 마음!
미술치료 딱 접고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방향을 잡는단다 느리고 더딘 아이들과 소통을 그만하고 말 통하는 아이들 상대하겠다는데 내 속에서 올라오는 마음
그럼 난 뭐냐?
난 벌써 이 분야 18년차다
난 못 떠난다
아니 안 떠난다
어떻게 떠나냐?
길 들였으니 책임도 있는데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변명 이제 나 그만 들어주고 싶다
차라리 강사료 적어 다른 센타 간다믄 쫌 나을 것 같은 기분이다
우리 연구소에선 대우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라는게 있으니까
왜 맨날 떠나면서 딴 분야로 간다하는데
그러면서 선생님은 잘하실거에요 한다
그것도 울면서
그렇게 말안해도 나 잘한다
그리고 난 절대 이 분야 떠날 생각도 없고 말이지
알수록
다가갈수록
난 자꾸만 할일들이 늘어나는데
나는 어느틈엔가
이들과 동화가 되어가는데
언제나 한발 뺄 수 있다 왔다가는 그대들 때문에
한달 흔들리지 말았어야 하는데
나 또 지독히 힘들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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