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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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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에게 수건을 안 주는 목욕탕과도 같다

 

<애견금지>라고 없던 표지판이 생기게 되면, 개들 출입하는 것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조차 무의식적으로 세뇌가 된다. 공원에는 개들 데리고 오면 안 되는구나 하고 말이다. 그 다음부터 개를 공원에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 자기에게 하등의 피해를 주지 않는 무리를 보고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나 또한 금지구역에 깐도리를 데리고 다니면서 누가 시비라도 걸지 않을까 늘 좌불안석이다.

 

마치 여자들은 가정사에 치여 공적인 업무를 잘해내지 못한다는 편견 때문에 여성을 노동시장의 2인자로 머물게 하는 논리와 비슷하다. 여자들은 수건을 항상 훔쳐 가져가기 때문에 아예 수건을 제공하지 않는 목욕탕과도 같다. 여자들의 노동을 가치평가하기 이전에 여자들이 공적인 영역에서 업무를 잘해낼 수 있도록 육아나 가사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 먼저이다. 그리고 목욕탕 수건을 가져가는 몇몇 손님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순서이다.

 

개가 똥을 싸도 치우지 않는 주인 혹은 하인은 공중도덕이 없는 사람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욱 각성해야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개똥을 안 치우는 사람들 때문에 개똥이 넘쳐난다면 개똥을 치우도록 방법을 강구하는 게 순서다. 어디서 사건 사고 터지면 그 후속조치로 잘하는 짓 있잖은가?

 

CCTV를 달아서 개똥 안 치우는 인간 적발 시 벌금을 물도록 하든가, 개똥 안 치우는 인간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똥파라치 제도를 만들든가 하란 말이다. 그도 아니면 강아지를 출입시키는 대신, 그곳을 개똥 없는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개 주인 혹은 하인들에게 일정 금액을 청소비 명목으로 걷든가 말이다. 그런 노력을 해보지도 않고 너무 쉽게 애견출입금지 표지판을 걸어놓는다.

 

이 경우에도 개똥을 쉽게 치울 수 있도록 집게와 봉투를 비치해놓는 등 환경을 조성해주고 개똥을 치우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우리나라 어느 공원을 가도 개똥을 치울 수 있게 장비를 마련해놓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다못해 개똥을 버릴 휴지통을 찾기도 힘들어 산책길에 항상 깐도리의 똥이 담긴 검은 봉지를 덜렁덜렁 들고 집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 사회가 개는 고사하고 사람도 살아남기 힘든 사회라고 한다면 할 말 없다. 그렇지만 최소한 그렇게 쉽게 애견출입금지 표지판을 붙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반려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모든 사회 문제가 그렇듯,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이에게 사회가 알아서 무엇인가를 배려해주지 않는다. 먼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행복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예민해져야 한다. 귀찮다고 그냥 넘어가버린다면, 쾌적한 환경에서 즐겁게 산책할 수 있는 반려동물의 권리는 없다.

 

개들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수만 가지 냄새를 원 없이 맡으며 안전하게 산책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빼앗긴다면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우리들의 권리도 빼앗기는 것이다. 이럴 때 애견마을이 있다면 바로 이사하고 싶은 심정이다. 반려동물이 행복한 사회가 진정 행복한 사회다. 쾌적한 환경에서 내 사랑 깐도리와 함께 하는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해 나는 싸울 것이다. 호주에 오랫동안 살다 온 친구는 이런 말을 한다.

 

호주는 개들도 행복하다고. 우리나라 개들과 호주 개들은 표정부터가 다르다고 말이다. 개들‘은’ 행복하다가 아니라 개들‘도’ 행복하다는 건, 인간과 동행하는 동물의 행복은 곧 인간의 행복과 함께 한다는 말일 것이다. 널찍한 정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호주의 개는 그만큼 여유로운 호주 사람들의 생활을 짐작케 한다. 반려동물이 마음껏 뛰어놀고 신나게 활보할 공간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인간도 불행해질 것이다. 반려동물이 행복해야 행복한 사회다. 이 믿음으로 나는 쿠션 좋은 벽돌 깔린 그 산책길에 깐도리를 데려갈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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