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re]울압지 울엄니

2009.05.14 09:43

랄라 조회 수:1330 추천:187

양가감정.....,

이런 제 마음 상태를 양가감정이라고 하는 것이구만요.

예전엔 요란스럽게 분노표출하는 아버지가, 화를 참지 못하는 아버지가, 술 먹고 비척대는 아버지가 미웠더랬는데요. 그래서 사춘기 내내 제 일기장에서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아버지를 독살했지요. 어느날은 밥에 쥐약을 타고, 어느날은 술에 또 쥐약을 타고, 어느날은 깊히 잠들어 있는 아버지를 꽁꽁 묶어 죽이고....., 김형경님의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란 책을 읽으면서 제가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그 일기장에 그렇게 풀어냈기 때문에 그것이 승화되어 현실로 연결되지는 않았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찌되었건, 그렇게 수없이 죽였지만 그래도 미움도 깊었지만 결국 저는 아버지를 너무 사랑했던 거에요. 아니 너무나 사랑하고 싶었던 거지요.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고....., 제가 남자 특히 사랑을 선택하는 기준은 아버지인셈인데...., 언제나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데 뜻대로 잘 안돼요. ㅋㅋㅋ 스무살이 되얐을때, 저는 더이상 아버질 미워하지 않기로 했네요. 그 결심이 세례성사로 이어졌구요. 현실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싶은데 혼자 힘으로 너무 불가능했고, 저에겐 더 큰 절대자 하느님 아버지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기적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스무살 여름 서교동성당에서 세례성사를 받은 날부터 저는 지금까지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아니 그냥 이해되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그날이후로 엄마 눈치를 보는 것도 그만 하기로 했지요. 박진규 닮았다. 박진규 닮아서 저래. 박진규 딸!! 전 아주 오래전부터 아버지를 경외하고 아버질 후훤해드리고 싶었고, 날개를 달아드리고 싶었고. 그의 재주가 너무 안타깝고 너무나 많은 연민과 사랑이 제 안에 가득 들어있었다는 것을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질 사랑하게 되자 엄마한테 미안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엄마!

울엄마~~

엄만 저에겐 공기와 같아요. 아버진 추억하며 살 수 있는데, 엄만 절대로 추억만으로는 살 수 없는 존재이지요. 공기! 탁해지거나 없어지면 결국 제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엄만 저에게 생명 그 자체이고 또 제 생명을 연명하게 하는 공기이고 또 대지의 여신입니다. 신랑이 저를 속써일때마다 저는 그 화풀이가 재서에게 이어지더군요. 왜 나만 쌩고생! 그럴때마다 저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엄마는 안 힘들었었어 가난한데 아버진 늘 살림은 뒷전 자식 양육은 뒷전 돈도 안갔다 주지. 우리 거둬 먹이기 힘들지 않았어? 우리 돌보기 힘들지 않았어? 우리 낳은거 후회하지 않았어? 그럴때마다 엄만 그러십니다. 내 새끼들 고생시켜 미안한 마음 들어서 너희들을 낳은 것을 후회해 본적은 있었지만 내 힘들다 생각해본적은 한번도 없다. 니들 입으로 밥이 들어가면 내 배가 부르고, 니들이 따땃한 옷 입으면 내 마음이 푸근해지고...., 하여 생각해보니 울엄닌 바지런한 다람쥐 엄마였다. 가난한 우리집이였지만 난 가난을 잘 느끼지 못했다. 울엄막 너무나 바지런해서. 늘 집에는 먹거리들이 넘쳐났으니. 들로 산으로 몸을 놀려 엄마는 먹거리르들을 주워오셨다. 물론 농사도 많이 지으셧지만(아버지 도와주지 않아도. 처억처억 씨를 뿌리는 안토니아스가 바로 울엄나 였으니까), 바지런한 엄마는 늘 들로 산으로 가셔서 먹을 것을 주워오셨다. 가을에는 도장방에 알밤 자루가 늘어나고, 널다란 함지박에는 홍시가 늘어났다. 어느 산녁에 있는 홍시를 알아두셨는지 주워오고 또 주워오고. 돈이 없어 가난했지만 부지런한 엄마덕에 나는 고스란히 최천연 음식물들을 먹으면서 자랐다. 또 손을 어찌 빠른지 울엄만 정말 뚜욱딱 뚜욱딱 빨리도 음실을 하시지. 어쩌면 엄마가 너무나 충분히 사랑을 주셨기에 아버지도 용서하고 사랑할 마음까지도 넉넉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안토니아스 라인 엄마랑 꼬옥 같이 보라는 주문이셨는데...., 그럴 생각이다. 홍남례 라인!! 혹시 못 볼기회가 올까봐 사실은 엄마를 위해서 안토니아스 라인을 주문해 둔 것이지만. 쌤 당부대로 신랑한테 재서 맡기고 엄마랑 꼬옥 같이 영화관에 가서 안토니아스 라인을 같이 볼 생각이다.

 

에겅 처음에는 존대말 하다가 왠 반말!

암튼 홍남례는 너무나 멋진 여인이다. 난 울엄마가 홍남례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8 어느 유명 가수 이야기-허장무 시인 [1] 약초궁주 2009.07.22 1652
407 추억의 물건 연꽃밭 2009.02.04 1653
406 7월 15일 출근한데이~~ [5] 약초궁주 2011.07.09 1655
405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 -소설가 김연. [1] 약초궁주 2009.01.15 1662
404 요리 - 보리 고둥아 너 어디있냐 !! [3] 은수 2010.01.23 1662
403 침대에서 여자들이 원하는것과 남자들의 헛다리 -가져온 글 [2] 평화이룸 2010.06.19 1662
402 항생제 마니쓴후엔 반드시 몸리셋 ! [2] 약초궁주 2013.04.24 1663
401 추석날 저녁 7시 35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수다떨기~ [2] 약초궁주 2011.09.09 1664
400 잘살고 있습니다 [3] 은수 2009.02.27 1666
399 연애, 그건 너무 쉬운데? [5] 강위 2009.02.27 1667
398 [re] 북촌은덕문화원 file 랄라 2009.06.04 1668
397 .... 햇살가득 숲 2012.08.16 1668
396 차근차근 말하기 다르머 2009.02.12 1669
395 [re] [강추]안토니아스 DVD 구입처 [6] 랄라 2009.05.10 1671
394 어미와 자식들에게 (수련맘 해민맘 재서맘..기타딩딩) [3] 약초궁주 2009.05.21 1671
393 전세훈 전인호-신의 가면 [1] file 랄라 2010.06.08 1671
392 6.15 토요일, '최광기'토크쇼를 빙자한 벙개~~~ [3] file 약초궁주 2013.06.05 1673
391 내맘대로 상주고받기~~~ [1] 약초궁주 2013.02.19 1674
390 [Re] 꼬리 잇는 꼬리글-두려움 없는 삶 [3] 보아 2008.12.31 1675
389 숙제( 샘 보시고 여기에 표현이너무 원색적이다 생각하시면 지워주세요 ) [12] 은수 2009.02.13 1676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