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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만찬을 읽는 중에: 울엄마와 무청김치1

2009.05.14 19:25

랄라 조회 수:1814 추천:289

공선옥님의 행복한 만찬 읽음서나 참 마니 행복해졌다. 나서 중학교 2학년 9월 30일까지 보냈던 내 고향 임실. 그래 난 유청소년 시절을 깡촌에서 보낸 말그대로 촌년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공선옥 선생님이 전라도 가사나여서 너무 좋았다. 먹거리에 대한 친숙한 전라도 이름부르기. 아~~ 얼마만에 되뇌어 보던 이름들인가!! 특히 부추김치를 '솔지'라고 부른 것은 너무나 압권이다. 그래 서울에 올라와서 가장 적응 안된 먹거리가 바로 이눔의 부추였다. 늘 자연그대로 자라 탱탱하고 씽씽하던(모양은 그렇지만) 야채들을 먹다가 서울에서 판매되고 있는 솔 즉 부추를 보고 참 뜨악했다. 추욱 쳐진 모양새라니. 내 경운 솔을 보면 늘 진짜 소나무 솔잎을 연상하곤 했다. 저 빳빳한 소나무 솔잎이 그대로 밭으로 옮겨져 우리 먹거리로 자라고 있는 것이 솔! 쓱쓱 잘라 고추장 된장 넉넉하게 넣고 썩썩 비벼 먹으면 알싸한 솔내(소나무 냄새인지 솔내인지 분간 못할)가 내 입안 가득 번지곤 했으니까. 성에 눈을 뜨고 나는 고향 솔을 생각하면 굵기는 얇지만 빳빳하게 잘 발기된 남성성기가 연상되곤했다. 참 기분좋게 얇지만 빳빳한~~~ 그런데 이눔의 서울에서 판매되는 솔은 이름도 부추인데다가 대부분 추욱 쳐져있다. 시골에서는 그 솔을 배어 쓱쓱 비벼 먹으면 기운도 뻐쩍뻐적 올라오는 것 같았는데 서울에서 파는 부추는 아무리 양념 잘해서 쓱쓱 비벼먹어도 입맛 버리고 만다. 그래서 시골에서 제일 좋아했던 음식 중에 이제 젓가락도 잘 가지 않는 음식이 바로 솔넣고 만든 음식이다. 그 좋아하던 솔부침개가 부추부춤개로 변신하는 순간 먹을 맛이 타악 떨어졌으니까.

 

아무튼 공선옥 선생님의 책은 그렇게 그렇게 잊어 버렸던, 내 먹거리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해 하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솔지, 대사리탕...., 이렇게 그에 또옥 걸맞는 음식 이름을 부르는 것도 기분 좋았고. 또 매 음식마다 공선생님과 어머니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배어나오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래~~ 그랬지. 엄마가 마련해주신 음식에는 공선생님의 어머님의 음식들처럼 그렇게 의미가 있었어. 선생님 말씀대로 나 또한 화려한 요리 프로그램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되도록 1차 가공만 하는 것이 그 음식을 먹는 제격이라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솔은 바로 베어서 쓰윽쓰윽 비벼먹거나. 감자 옥수수 고구마등은 쪄먹는게 제격!! 하여 내가 별루인 음식이 바로 고구마 맛탕이다. 고구마 그 자체로도 이미 맛이 있는데 뭐하러 설탕물에 쫄여 단맛나게 먹는지. 포근포근 쪄진 고구마 위에 신김치 하나 둘러 먹으면 그것으로 충분! 거기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만 있으면 딱인데. 헬렌 니어싱의 '소박한 밥상' 만났을 때에도 행복했는데....., 이렇게 또옥 우리 먹거리 특히나 전라도 가시나에게 또옥 맛는 전라도 가시나의 책을 만났으니 행복하여 입이 ^-----------------^주악 찢어진다.

 

그리고 그 행복감은 단지 행복감 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엄마 울엄마! 동안 공기같이 귀한 존재이면서도 울엄마를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는내내 나는 공선생님이 각 먹거리에서 엄마와의 추억을 연상하듯 나 또한 하나하나의 먹거리에서 엄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선생님 어머님은 이것을 이렇게 해주었구나. 아 그리고 선생님은 이것을 이렇게 느끼셨구나. 그런데 울엄마는 이렇게 해주셨는데. 그때 나는 그래서 그것이 너무 좋았었는데....., 눈물도 한혼큼 쏟았다 또 마구 키득댔다가. 269페이지짜리 책의 220페이지 즈음을 읽으면서 나는 드디어 선생님 책에는 없는, 전라도 가시나의 너무도 특별한 음식 한가지가 추억되어 어찌할 바를 몰라하게 되었다. 이 음식만 생각해도 저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너무나 소중한 음식! 울엄마를 또옥 닮아버린 음식. 그리고 엄마를 너무나 존경하게 되어버린 그래서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게 되어버린 음식 하나가 추억되어 연구소 가족들이 다 돌아간 시간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이렇게 이렇게 한참을 넉놓고 앉아 있게 된다.

 

엄마 무청김치 이야기 올려야 하는데....., 재서녀석이 전화질입니다. '엄마 빨리 오세요' 흐미 감격스러워서리. 동안 엄마 아빠 전화번호만 외워서 누르고는 히익히익 숨소리만 내던 녀석이 띄엄띄엄 말을 하니 또 심장이 벌렁벌렁 하구만요. 엄마의 무청김치 이야기는 To Be Contiued....., 아이 고야 스펠 맞노? 모르것다. 어째튼 투비 컨티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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