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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5월은 가족의 달 (폭력의 달)

 

작성자 최장재희 (장철학정명원 http://bokdg.com)

 

가족주의 사랑은 정말 질린다.

최후의 보루가 가족인 것은 국가가 해주는 것도 없고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가족주의 사랑은 가족이 '서로 지원하거나 적어도 존재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다문화가정이 어떻고 하지만 그 역시도 존재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불운하게도 가족이 없을 경우, 그냥 죽어야 할만큼 우리는

가족지상주의 이념에 사로잡혀있다.

말 그대로 사로잡혀, 같은 노예끼리 힘을 합치는 형국이 가족주의다.

 

사람의 생사여탈을 누가 관장하는가.

국가가 관장하는가.

국가는 지원할 뿐이고 이웃도 지원할 뿐이다.

그러나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다면 뻔한 일.

 

한많은 이세상 야속한 세상, 동정심 없어서 나는 못살겠네.

 

날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난다.

 

사랑도 거짓말이요, 님이 날 위함도 다 거짓말,

꿈에 와서 보인다 하니 그것 역시 못 믿겠구려.

나처럼 잠 못이루면 꿈인들 어이 꿀 수 있나...

 

이런 노랫말은 다른나라, 외국의 노랫말이 아니다.

노랫말은 사회상을 반영한다.

 

가족일수록, 기댈데가 없을수록, 애착은 커진다.

시대를 막론한 고부갈등이나 마마보이 등은 모두 이 사회가 생산한 것들이지,

시어머니와 며느리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

 

나도 한때, 화락한 가정에서 컸으며 (고마우신 부모 형제)

몰락한 시집을 가서 몰락한 처지이지만,

당시엔 그래도 현대교욱을 받았으니 부부 둘이서 함께 해보리라 용썼던 사람이다.

(연애1년, 군대 3년 3개월, 결혼생활 20년...)

 

그러나 있던 가족도 가족끼리 물고 뜯으며 제대로 살기 어렵다.

지지리 가난하니 갓 시집온 이십대 여성(며느리, 올케, 형수가 되는 여자)에게

재물을 원하거나 노역해주길 원하니 결혼하자마자 지옥이 기다리고 있다.

 

20년 가까이 노역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살림살이는

무기수의 징역에 다름 없고 지칠대로 지치니 '가족주의는 폭력'이구나 싶었다.

 

양력 2003년 10월 3일에 (그날은 울엄마 제삿날이었다)

서울시청 앞에서 호주제를 폐지하라며 내가 부른 노래는 신아리랑.

나때문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여성선배들의 노력으로

호주제는 폐지되었지만, 법은 여전히 지키는 자에겐 별무소용이고

지키지 않으려는 자에겐 (무책임한 자에겐) 여전히 미꾸라지 빠지는 희한한 그물이었다.

 

불운하게도 나혼자만의 불이익이니 말 없이 그 불이익을 고스란히 겪고 있는데,

그건 그렇다 치고.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M 방송의 뉴스를 보자.

친권이 없는 (법적으로) 위탁아동을 기르는 분이 말씀하시길,

위탁아가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어느날 흥분을 해서 묻더란다.

 

법적으로 자신을 돌보지도 않고 입양도 거부하고

(좋은 가정에 입양할 기회 상실)

친권자가 동의를 해주면 누릴 수 있는 혜택들에 대해서도 동의를 해주지 않아서,

해외여행은 커녕 (여권발급 안됌/해외 프로그램 지원하는 것도 있을 것인데),

이 땅에서 주는 모든 혜택을 박탈 당하는 입장.

 

그런데 한술 더떠서 자신을 돌보지 않은, 부모.

즉, 아이 당사자의 아버지를 아이가 부양하는 의무가 있다는 게 사실이냐고.

아이가 흥분을 해서, 기가 막혀 어이상실했다는 내용.

 

그리고 장애우를 키우는 가정에 대해,

장애아동 당사자의 정부지원은 252만원인가인데 그나마 만 18세로 끝이 나고

나머지는 개인이 지불해야 한다니, 어느 맘씨 좋고 또 맘 내는 입양부모라도

경제적으로 넘쳐 흐르지 않는 이상 어찌 감당하겠는가.

 

같은 시간대에 S방송뉴스.

요즘은 옛날과 달리, 여아의 입양이 늘고 있고

미혼모가 출산한 아이의 입양이 늘고 있단다.

 

그 말을 하시는 남성 인터뷰이 (interviewee) 는 목에 무슨 하와이목걸이 비슷한 것을 걸고 있는데,

표창을 받은 목걸이인가 싶다.

무슨 훌륭한 일을 하신 분인가 보다.

 

예비 양부모께 한 말씀 주시라는 뉴스앵커의 질문에 아주 짧은 대답을 하신다.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 고.

 

나는 약간은 어안이 벙벙하여 왜 이런 뉴스가 연달아 나오지? 싶었다.

(같은 시간대에 중요 방송사가)

 

모냐.

또 출산장려냐?

하다 하다 안되니 이젠 입양장려냐?

언뜻 이런 생각이 스치며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퍼뜩 5월? 싶다.

5월은 가정의 달.

그래서인가...

 

씁쓸하다.

씁쓸하다못해 울화통이 터진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려,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입양에 대한 좋은 말씀을 하려,

사랑을 실천하는 출연자들에 비해, (당당한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없어 자르는 듯한 야속하고 인색하게 느껴지는 뉴스.

(물론 다큐프로그램이 있고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다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온정도 답지하고, 인식도 넓어지고 있지만...)

 

 

나도 울아들 옆구리 찌르고 이단옆차기 등때기 찔러서

겨우 겨우 받은 카네이션이 있어 그나마 행복하다. (?)

 

어버이날엔 한없이 울었고

스승의 날엔 무슨 선물을 갖고 (값비싼 선물이 아니라 그야말로 정성),

선생님께 어떤 말씀을 올릴까 궁리하고 있지만

그분들께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그럴리가 있나)

어려울 때 기대려고 하는 마음도 아니다. (개인에게 기대는 건 포기 했다)

 

다만 사람의 정리일뿐.

공동체사랑을 확산시키고 싶은 내 마음에 5월은 가정의 달이라며,

시덥잖은 설득이나 하려 드는 이 사회가 밉다.

 

개인이 개인을 등쳐먹어야 하는 사회생활, 문화생활은

절대 남에게 기대서도 안되고 등쳐도 안되는 게 미덕일진대,

나라가 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가족들이 하라고 맨날 속삭이고 우려먹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우리나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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