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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이상하다!!2009.11.13 02:03 요즘 내가 이상하다. 연구소건 집이건 뒤져서 내게는 쓸모없는 물건들을 집어다가 '분양' 바구니를 만들어 놓고 분양하고 있다. 처음엔 스테이들러 노랑 색연필 13개부터 분양했다. 남직원이었던(지금은 퇴사) 친구에게 우리 아이들 쓰기 필기 도구로 굵직하고 또 6각이 되어 있는 스테이들러 색연필을 마련하라 했더니, 빨강, 파랑, 검정까지는 좋았는데 노랑세트도 구입해 놓고 나갔더라. 노랑은 참 써 놓고 나면 색이 애매하여 쓴 글자를 아이들이 알아 먹기 힘드니 연필 가격이 비싸 버리기도 아깝고. 또 문구점에 얘기 했더니 문구류는 절대로 교환 환불 안된다고. 하여 고심하다 분양을 했다.
"필요하신 분들은 가져가세요" 그날 하루 13자루 연필이 고스란히 어머님들 손에 넘어갔다. 두자루 챙겨가는 어머님께 물었다. 허 이 노랑 색연필 어디다 쓸라구여? 성경 읽을 때 가슴에 와닿는 부분 이 노란색으로 칠하면 좋잖아요! 아하~~ 연필로 퍼억 퍼억 밑줄치며 읽는 나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 엷은 색의 색연필이 그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 나누어 주고 나니. 참 기분 좋아지더라.
하여 어제는 남대문 시장에서 목공예를 하시는 이모 덕분에 하나둘 가지게 된 한복천 다용도 지갑 일곱개를 분양했다. 그리고 또 오늘은 신랑이 집어온 물없이 손을 씻는 세정제 다섯개와 안쓰던 책갈피 그리고 과자봉지 잠그는거 하나! 이것들도 모두 제 임자를 찾아 갔다. 기분이 좋다.
집에 와서 또 분양할 꺼리를 찾았고. 잔뜩 쌓아서 한짐 가방에 넣었다. 머리끈, 뜯지 않은 공테입, 뜨지 않은 손톱깍기 도구, 미처 선물하지 못한 신생아옷, 차안에서 덮는 미니이불......, 내일도 또 분양해야지!!
그런데 내가 자꾸 왜 이러는 걸까! 자꾸만 나를 비우고 싶다. 꽈악꽈악 차 있는 서랍도 비우고 싶고. 입지 않고 몇년씩 걸어둔 옷장도 비우고 싶다. 분양하고 나니 속도 시원해졌는데 또 쓰아 하고 무언가 가슴을 쓸고 지나간다. 뭘까? 왜일까?
이럴땐 걍 똥똥한 신랑배 배고 자고 싶은데...., 늦는단다. 으이그.....,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하여 다시 불을 켜고 부시럭부시럭 가방에서 책을 꺼낸다. . . . . . 그리고 이 글을 만났네. ---------------------------------------------------------------------------------------------------- 한비야(2009), [그건 사랑이었네], p.124~5 며칠 전 생일 카드를 사러 서점에 갔다가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이 적혀 있는 예쁜 카드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주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잇는 지혜를 주소서.
꼭 나에게 하는 소리 같았다. 혹시 하느님은 이 기도문을 통해 내게 간절히 당부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당분간 이 카드를 침대 위에 붙여두고 눈에 뛸 때마다 머리에 새겨야겠다. 가슴에도 새겨야겠다. ----------------------------------------------------------------------------------------------------
나는 빙긋이 웃는다. 내가 지금 뭘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최선 주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비우는 것이고, 내가 무엇을 체념해야하는지 그것을 흘려 보내려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정리해야만 한다. 텅텅텅~~ 물론 절대로 목욕물과 함께 아기를 갖다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나는 더러워진 목욕물과 아기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만 한다. 이제 잘 수 있다. 신랑의 폭신한 배가 없어도 재서를 내 팔에 뉘고, 단잠을 잘 수 있을 것만 같다. 녀석 엄마가 자꾸만 컴을 켰다 껐다 하니까 엄마 다리 배고 잘거라고 눕더니만 불편했는지 벌써 깔아놓은 이불에 가서 쌔근쌔근 잠들어 버렸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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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습니다.
많은 일을 해 낼 수 있는 건강을 구했는데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라고 병을 주셨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어 기도했는데
지혜로워지라고 가난을 주셨습니다.
삶을 누릴 수 있게 모든 걸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삶 그 자체를 주셨습니다.
구한것 하나도 주시지 않았지만
내 소원 모두 들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삶이었지만
내 맘속에 진작 표현하지 못하는 기도는 모두 들어주셨습니다.
나는 가장 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출처] 성프란체스코 기도문
==>네이버에 '성프란체스코 기도문'이라고 치니, 이렇게 멋진 기도문도 나오네요. 아무래도 성경처럼 '성프란체스코 기도문'이라고 있나봅니다. 무늬만 카톨릭 신자인 저로써는. 암튼 알아보고 기도문이 있음 하나 장만해 둘랍니다. 힘이 나는 말들이 많이 담긴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