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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게    

시인 이상국 

 

마음이여

쓸데없이 돌아다니다가

피곤하니까 돌아온 저를 데리고

나는 자전거처럼 가을에 기대섰다

 

구름을 보면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강가에 가면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여

때로 세상으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내가 어떡하면 좋겠느냐고 하면

늘 알아서 하라던 마음이여

 

저는 늘 내가 아니고 싶어 했으나

내가 아닌 적도 없었던 마음이여

그래도 아직 사용하지 않은 슬픔이 있고

저 산천에는 기다리는 눈비가 있는데

 

이까짓 지나가는 가을 하나에

저나 나나 속을 다 내보이지는 못하고

오늘 하루쯤 같이 지내면 어떠냐니까

그렇게 하자며

내 어깨에 제 몸을 기대는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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