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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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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꼼꼼히 가계부를 적는다함은

2011.01.07 01:25

랄라 조회 수:930 추천:123

한푼두푼 아껴서 뭐하나 싶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한테 이해받지 못한다는 자괴감!

알뜰살뜰 모아서 뭐하나 싶고,

집은 사서 뭐하나 싶고,

그래서 뭐 낭비벽 심하게 산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내키는대로 살기도 했다.

결혼14년차!

우리부부는 이제사 계획이 생겼다.

나는 알뜰살뜰 영수증을 챙기고,

하나하나 가계부에 적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중간중간 쓴 비용을 남편한테 상기시키고,

큰 대소사 어찌 해야할지 상의하고.

평범한 부부들이라면 이미 신혼초에 이루어졌을 일들을

우리 부부는 14년차인 오늘에서야 이것을 한다.

아주 소소한 것을 맞춰나가는 일!

아주 소소한 계획들을 공유해나가는 일!

니가 책임져 내가 책임져 미루기도 하지만,

소통이 된다.

그래서 조금 기쁘다.

참 이상하다.

내 벌어낼수 있는 벌이는 줄었는데,

내곁에 아직도 남편이 남아있고,

내곁에 아직도 옆반 언니가 남아있다.

이상한 일이다.

능력발휘하여 나 혼자 용쓸때에는 다 멀어질것만 같았던 인연들.

내 능력이 줄어들고,

이제 나는 도와줘, 도와주세요 진심을 다해 말할 수 있게되니까.

모든 것을 내 혼자 힘으로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멀어졌던 인연들이 내곁에 바짝 다가온 느낌이다.

산다는 것은 참 묘하다.

혼자 열심히 공부하는거!

혼자 열심히 돈버는거!

그거하고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술이 있다.

그것은 사람과 관계하는거!

사람과 관계하는 것은

나 혼자만 열심히하는 것과는 정말 다른 차원의 기술이다.

나는 치열한 30대를 지나오면서,

도와주세요,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기술을 배웠다.

내 20대때에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내 자존심에 도저히 용남될 수 없었던

그 기술을 나는 조금 부족한 아이를 낳고 배우게 되었다.

그런데

나 혼자 하는 것보다

이 기술을 배워 여럿이 더불어 사는게 난 너무 좋다.

남편이 마련해준 빨간 가계부 안에 살림살이 내역을 또박또박 적어본다.

토닥토닥 계산기도 두들겨본다.

쪼잔해진것 같은데,

왜 이리 마음은 넉넉하고 기쁜것인지 참 모를 일이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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