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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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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욕심 그리고 불안

2014.06.27 09:30

랄라 조회 수:945 추천:116

어제는 퇴근길에 아들얘기 올렸다 내렸다. 사실 약자 소수자는 늘 서럽다. 인간이 어디 선하기만 하던가 잔인하게도 약자를 기가막히게 알아채고 누르고 이용하고! 확실히 지난번 학교샘 사건은 나에게 귀중한 백신이 되었다. 담담하다 뭐 포기가 아니라 차분해지면서 할말을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거지.                                                                           

명랑희망에 샘께서 올리신 글을 읽고 환자들에게 까칠해지신다는 말씀이 마음에 남아 글을 올린다. 요새 나도 그렇다. 장애아 학부모에게 까칠해진다. 내가 하는 펙스프로그램이 자폐증을 해결해줄 무슨 요술프로그램이라는 생각으로 덤벼드는 어머님들! 무언가 배워가려고만 작정하고 덤벼든다. 책을 권해달라기에 마음에 남았던 책들을 권장해준다. 그런데 그 책들 속에서 아이를 위하는 지혜는 하나도 배워내지 못한다. 자기 아이를 똑떨아지게 설명해주는 책은 없다는 것이다. 젠장! 그런게 어디있어! 난 특수교육과는 전혀 무관한 약초샘의 권장책에서 아들을 키워낼 지혜를 배워냈다. 특수교육이라는게 어디 별나라 프로그램이던가. 다 일반교육 원리에서 교수법을 따오는지!  

사실 부모나 선생님이 자기욕심에 꽉 차 있으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로 보지 못한다. 한 개인의 성장은 그 개인의 관심사 좋아하는 것들에서 비롯된다. 지식이 넘쳐나는 세상! 볼거리, 읽을거리, 경험할거리는 천지삐깔로 지천에 깔린 세상에 우리는 살고있다. 그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과연 한 개인의 지식구조는 어떻게 발달해가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관심사를 쫓아 나선형 구조로 확장 심화되어 간다는 것! 하여 펙스고 나발이고 제발 당신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소상히 살피라는 내 진정어린 상담은 욕심과 불안한 엄마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런 엄마들을 상대하다 보면 기가 다 빠진다. 그래도 20대 30대에는 포기하지 않고 그 아이들과 엄마들을 끌고 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젠 아니다 아이는 이미 난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야하는지는 꿰뚫고 있지만 그 엄마들을 만나는게 싫다. 거짓으로  점철되어버린 아픈 사람들(장기 우울증에 허덕이고 또 벗어날 의지조차 없다. 난 장애인을 나은 엄마니까 걍 계속 불행해야한다식이다.)! 껍질 벗겨내도 벗겨내도 끝도 없다.

아무리 아이의 속도대로 아이가 수행해내는 그것을 진심으로 격려해주고 아이의 뇌속 어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하라고 설명해주고 설명해주고 또 설명해줘도 한주가 지나고 또 만나면 그냥 그자리. 자기 욕심으로 아이를 다그친다(차라리 화내고 강요하면서 가르칠바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았으면 좋겟다.) 엄마의 강요와 분노가 고스란히 아이에게로 들어간다. 그 화는 발산되지 못하고 쌓이고 쌓이고 또 쌓인다.

내가 하는 일은 엄마가 어떤 욕심을 부리건 철저히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추어 무리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해가는 것이다. 이미 강요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아이들은 내가 조금만 공부를 이끌려고 해도 폭발한다. 두렵고 무섭다. 몸은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 주먹을 휘드르고 곧 교사 머리채를 쥐려 달려들 기세다. 그나마 그것도 아니면 자기몸을 학대한다. 교사나 어른들에게 분노를 투사하지 않으려고 자기팔을 물어서 퉁퉁 부어오르고 그것이 굳은살이 되고 마음이 시퍼렇게 아픈것처럼 퍼런 멍이 들어있다(자해행동이 많은 장애아 부모는 정말로 자기자신을 돌아봐야한다. 아이를 따뜻하게 대하는지 아닌지. 부끄러워해야한다. 퍼런멍은 바로 자기 자신이 자기 아이를 그만큼 아프게 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그런데 엄마는 40분내내 나더러 딴짓하지 말고 공부진도를 빼란다. 그들이 말하는 딴짓은 놀이이다. 공부하고 놀고 공부하고 좋아하는 노래듣고. 나는 40분을 진땅 강요하면서 공부시키기보다는 완급을 조절하면서 간식도 먹고 노래도 듣고 게임도 하면서 즐기듯 공부하고 싶은데 엄마들의 눈에는 노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젠장 왜 사람들이 이렇게 기를 쓰고 공부하는데 그것은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아닌가. 아이들은 놀기 위해서 세상에 온다는데. 뭐 내 놀이가 그들 눈에만 놀이지. 놀이자체도 다 교육적으로 준비하는데. 이 아이들에게 진도라는게 무슨 의미라고. 자기들 욕심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교사를 무능하다고 한다. 자기들이 틀렸는데 말이다. 저항한다. 관두라고 한다. 나랑 맞지 않으니 제발 떠나라고. 초강수를 둔다. 내 맘대로 해도 되냐고. 아이 속도대로 가도 되냐고. 그런데 내 맘대로 하라고 해놓고 또 몇주 지나면 자기들 욕심의 발톱을 드러낸다.

나도 누구보다도 이 아이들 책을 좔좔 읽게 하고 싶다고. 나도 누구보다도 이 아이들 말문을 열어주고 싶다고. 나도 누구도보다 좔좔 글 쓰게 하고 싶다고. 그런데 욕심부린다고 되는거냐고. 조음으로 치면 발달 쉬운 밑소리부터 차근차근 형성시켜주어야 하는데 아이가 진짜로 해내야지. 나는 도저히 대화가 안되는 아이를 엄마는 대화가 다 된다고 높은 단계 진행해 달란다. 제발 떠나라고. 제발 나가주시라고. 아이들 때문이 아니라 난 엄마들 때문에 아이들을 포기한다. 그런데 안떠난다. 그러면서 내 기운을 뺀다. 죽어라고 욕심을 부린다. 있는 그대로 아이를 보지 않는다. 내 수업에 대해서 몇년을 보고도 이해하지 못한다.


공자가 말했다. 배운다는 것은 즐거움이라고.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계를 열악하게 갖고 태어난 아이들!!
이 아이들의 뇌신경을 살아나게 하려면 더더더더욱 즐거움들로 가득채워져야한다. 즐거운 것들을 매개로 배울 목표 수업을 또박또박 천천히 반복반복반복!!
이거 말고 다른 답은 없다.

지친다!!
다 잘라내면 연구소 문 닫아야하는데. 여기에 까칠한 내 마음을 쏟아낸다. 비운다 텅텅! 비워야 다정할 수 있으니까. 힘내야하지. 그래도 아직 인연이 끝나지 않았으니 또 최선을 다해 못 알아들어도 아니 못 알아듣는척해도 아이를 즐겁게 깨우쳐주고 제발 어머님들이시여 아이를 위해 본인의 욕심을 털어내라 온정성을 다해 상담해드려야지. 우이쒸~~ 두려워지는 나날들!! 묘한 양가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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