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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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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연꽃성을만났다

 

원래는 담주 월요일에 만나려고 했는데 울 엄니가 궁금해서 내려 갔다오면 아무래도

 

힘들거같아서 잠깐 얼굴만 보자 전해줄게 있다고 생때를 써서 만난 거다 ㅋㅋㅋ

 

만날 성한테 얻어쓰기만 해서 미안하다

 

머리속에 걸핏하면 꼬마지 나서 벅벅 긁어덴다소릴 듣고는

 

꼬박 만드는데  한달걸리는 비누를 만들어 선물해주고 그비누 다떨어질때 되니

 

또 꼬마지에 좋다는 비누를 만들어 안긴다

 

에고 난 결혼할때도 선물도 못하고 몸만갔다 밥먹고 차비까지 받어왔는데

 

어쩌자고 이렇게 퍼주신댜 ㅠㅠ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언니가 좋아하는 인형을 하나 만들었다  회사 다닐때 발도르프인형만들기 배웠었다

 

초급과정을 마치고 중급 배우다가 12시간 근무하느라 배우길 포기했지만

 

그래도 배웠다고 감은 남아있었다 처음 만들때는 4년 넘게 안해봐서  50센치짜리 하나만드는데

 

꼬박 16시간이 걸리더니 그거 하나 만들고나니 다음에는 시간이 1/3으로 줄어든다

 

강딸이 딸랑이까지 만들어보니 감이 온다  실실 놀아가면서 재단하고 옷만들어 놓고

 

양털실로  인형 머리카락을 코마늘뜨기해서 쒸워주니 영낙없이 동네 개구쟁이다 ㅋㅋㅋ

 

약초밭에 들러 샘한테 안들키려고 노력했지만 결국들켰다 ㅋㅋㅋ

 

어깨 아프다고 징징거리면서 이런거 자꾸 만들면 그어깨가 어찌 안아프겠냐고'

 

샘은 너 똑바로누워하늘 보고 자게 하는게 목표라고 하셨다

 

샘마음이 이런대 나는 하지말란 짓만 하고있는샘이다 ㅋㅋㅋ

 

일일이 손바느질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샘이 정성담긴 보약을 주실때

 

한마디도 할말이 없다 ㅋㅋㅋㅋ

 

그래도 샘이 예쁘다고 칭찬해주셨다 차선생님도 그리고 새로오신 샘도 ㅋㅋㅋ

 

초록호수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게 아파서 고생하면서

 

자꾸 바느질 한다고   무조건 조심하라고 말이다

 

걱정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나를위한 걱정이니 참고맙다

 

치료 받고 나와 지하철을 타니 사람들이 쳐다본다

 

생긴게 특이한 인형이라 그런지 자꾸 쳐다본다

 

그래 내가 만든거다 " 속으로 혼자 이러면서 자랑질도 하고 ㅋㅋㅋ

 

여의도에 도착해서 성을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는데

 

건물사이에서 내눈을 확잡아 끄는 뭔가가 있다 뭐지?

 

건물 사이 작은 화단에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분명히 분홍색인데

 

왜그렇게 강렬하게 보이던지  아주 선명하게 지금도 내 머리속에

 

확실히 각이 되어 있다

 

순간 " 저거 뜯어다 화전 부쳐 먹으면 좋겠다... 아냐

 

공해때문에 먹고 탈이 날지도 몰라 "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든 먹을것고 연관 짓고 있구만 ㅋㅋㅋ

 

그래 아무리 강추위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 봄은 이렇게 곳곳에 자릴 잡고 있구나

 

저런 콘크리트 건물사이에  진달래가 만개 하고 있으니... 칙칙한 건물 사이에

 

있는 진달래의 분홍색에 홀린것인지 내가 성을 만나기로 한 장소로가는 길을 잘못들었다

 

해맬뻔했는데 다행이 성이 전화서서 그방향이 아니라고 반대방향으로 나오라고 했다

 

아차싶어서 정신없이 돌아나와 뛰려는데 누가 내앞에 나타난다

 

성이 어디로가냐며 불러 세우지 않았다면 또 엄한길로 갈뻔했다 ㅋㅋㅋ

 

버스를 타고 여의도에서 신림으로 넘어갔는데 성이 줄게 있다고 잠깐 기다리란다

 

성이 후딱 집에 들어가더니 뭔가 들고 나온다

 

" 이거 받어 네가 네돈주고 분홍티 절대 안살거 같어서 내가 대신 질렀다 "

 

성이 준거 받아보니 분홍색 티셔츠와 책한권이다  남자라는 책과

 

분홍색 티셔츠 .

 

저녁을 먹으면서 자세히 보니 내가 무지 하게 좋아하는 찰리 브라운 씨리즈다

 

어떻게 알았냐니까 내가 늘 입고 다니는 티셔츠 케릭터들이 다 찰리브라운 시리즈에 나오는

 

케릭터더란다 그래서 눈여겨 봤다가 분홍티도 그것을 샀다는거다

 

와 대단하다

 

" 싸이즈 제일 큰거로 산거야 작다고 몸통이 안들어간다고 핑계대지 말고 무조건 입고

 

인징샷올려  알간?"

 

헉!!! 인.증.샷!!  이걸입고?

 

그런데 이상하다 전처럼 거부감이 없다 그리고 분홍색이 참 곱게 느껴진다

 

밥먹고 보라매 공원을 걸어보려고 나갔는데 이런 바람이 너무 차다 발길을 돌려

 

쇼핑몰에 들어갔는데 유니클로 매장이 보인다  마침 남동생빤수를 사야하기에

 

들어갔는데 이런 둘다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하고 말았다

 

남동생은 혼자 빤수사러 못간다 쑥스럽단다 옷은 안그런대 속옷은 민망하다나?

 

이놈 중학교때부터 이때까지 빤스 공수는 내가 하고있다

 

" 누나 나 빤수 구멍났어 "

 

이러면 난 아직도 빤스사러 속옷매장에 간다 ㅋㅋㅋ

 

남동생 빤수하고 하늘색 조끼도 샀다 그리고 난닝구로 입을 민소매티셔츠도 샀는데

 

이때 뭔가 이상하다 전처럼 한번에 검정색에 손이 안가는거다 그냥  옷색상이 왜그렇게 곱고 이쁜지

 

하늘색과 연분홍색을 골랐다 싸이즈가 있어서이기도하지만 이상하게 땡긴다

 

카키색과 검정색을 들었다가 그냥 놔버렸다 희안하네...

 

성은 연보라색 바지를샀는데 그게 또 그렇게 예뻐보인다

 

' 나도 배가 좀더 가늘어지면 저런색 하나 사서 입어야지 '

 

이런 생뚱맞은 생각이 든다  오잉?

 

갑자기 흑백이던 세상에 오만가지 색들이 나타났다 거부감도 없이

 

그냥 참 이뿌구나 곱구나 하는생각만 든다 그리고

 

" 지금보다 조금더 가늘어지면 나도 이런옷 입어봐야지 아직은 조금 무리가 있으니 말야"

 

이런 황당한 생각도 한다 뭐야 왜이러지?

 

성이 분홍색 티셔츠를 골랐을때도 곱다 이쁘다 이생각이 들었다

 

성이랑 헤어지고 집에 와서

 

다시한번 성이 선물한 분홍티를 꺼냈다 아까는 분명이 그 다양한 색상들이 이뻐 보이고

 

분홍색이 고와 보였는데 막상 내가 입어보려하니 망설여진다

 

그래서 폈다가 접고 다시 펴고 접고를 10번은 했을거다 

 

결국 큰맘먹고 생전 처음 분홍색을 내몸에 걸쳐봤다

 

" 어라 울언니 분홍색 잘어울리네 얼굴이 하야서 분홍색이 잘받는다 "

 

동생이 곁에서 보다니 잘어울린단다 그제야 겨우 거울을 보니

 

내가 생각해도 잘어울린다

 

" 근데 이거 언니가 돈주고샀을리는 없고 누가 선물한거야?  그것도 분홍색을?"

 

동생은 절대 내가 내돈주고 사지 않았을거란것을 알고 이런 대단한 일을 한사람이

 

누군지 궁금해 했다 내가 연꽃성이라고 헀더니

 

" 그럼 그렇지 그언니 말이 맞네 언니는 절대 언니돈주고 분홍색 티 살사람이 아니잖아

 

누군지 잘은 몰라도 고맙다 그리고 언니 분홍색 잘어울려 "

 

이러면서 칭찬한다   다시 잘벗어서 개서 옷서랍안에 넣었는데

 

옷서랍에서 빛이난다 옷서랍 안 옷들은 죄다 검정색 아니면 먹색

 

그안에서 찬란하게 빛이나는 분홍색티 내옷서랍안에 드디어  봄이 왔구나

 

진달래가 피었구나 혼자 감동하면서 옷서랍안을 들여다 보았다

 

문득 아까본 진달래가 생각났다 그진달래 내가 분홍색 옷을 받을것이란걸

 

그리고 거부하지 않을것이란것을 암시했던것은 아닐까? 하는생각이 들었다

 

만날 인형한테만 곱고 예쁜색옷을 지어주지 말고 너한테도 그런 곱고 이쁜 색을 입혀보라고

 

그 분홍티가 말하는거같다 이거 왜이러냐? 나 정신이상이야?

 

조금이라도 날씬해보기 위해 뚱뚱한 내몸을 가리기 위해

 

나는 의식적이건 무의식 적이건 무도건 검정색 먹색 남색의 옷만 사입었다

 

화사한 색은 마치 내가 사치를 부리는거 같았다  뭐에 사치를 부리는줄도 모르고

 

있었지만 그냥 그런 기분이들어 의식적으로 피했다

 

표면상으로는   검정색만 즐겨 입었던것이지만 속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나의 여성성을 인정하지 않고 다양한 감정들을 인정하지않고  그 검정색옷안에

 

죄다 티도 나지 안게 담아두고 묻어두었던것은 아니었나 하는생각이든다

 

과정이 없고 결과만 있는 무작정 살빼기 다이어트만 하면서

 

나는 그곱던 색들을 잃어버렸다 조금더 날씬해보기 위해 가늘어 보이기 위해 나는 색을 버린것이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나를 위한 살풀리가 진행되면서 나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절대 빠지지않을거같던 살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몸이 가늘어지면서

 

내게도 작은 변화가 시작된거같다  색이 눈에들어오기 시작했다  성하고 같이간 매장안에서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던 색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저게 참이쁘네 나도 한번 입어보고싶다

 

는 생각도 해봤고 ... 아직은 기성복매장에 가서 옷을 고르기가 좀 버겹다

 

한 두달 정도 지나면 좀 수월해질거같기도하고 ...

 

처음에는 얼굴이 작아졌다 그리고 어깨가 작어지고 내등도 가늘어지고  배고 작아지고 있다

 

다리는  눈에 확띄게 가늘어지자

 

" 큰누나  전에는 감자에 나누젓가락 꼽은거같았는데 지금은 쇠잣가락 같어 다리는더 가늘어지면

 

안돼겠다 저러다 이쑤시게 되면 어떻게해"

 

남동생이 놀린다 못된놈 ...  가슴도 작아졌다 남들은 안돼 슬픈일이야 하지만

 

솔직히 난 좀 더 작아지면 좋겠다 늘 가슴이 부어있었는데 이제 좀 내거같은 기분이 들기때문에 ㅋㅋㅋ

 

분홍티

 

이한장의 티셔츠는 내인생의 중요한 상징물이 될거같다

 

내가잃어버렸던 그 색들을 찾아줄 발판을 마련해주었고  내감정들을 맛볼 기회가 되었고

 

무엇보다 내안의 생물학적 여성이 아닌 정신적 여성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일수 있는 시작점을

 

만들어준거같다  회색건물은 나와같았고 작은 화단에 피어있던 그 진달래는  내옷장 서랍안에 있는

 

분홍티셔츠 같다  남들이야 꼴랑 분홍티 한장에 호들갑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한테 분홍색은 혁명의 색이다 이제부터 잃어버린 내색들을 찾아가야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돈주고 분홍티 살생각을 하지도 못했고 살맘도 없었다

 

어떻게든 묻어가겠지 생각하고  까맣고 잊고 있었는데 성이 선물한 분홍티 한장이

 

참 여러가지것을 생각나게하고 다시 찾고싶다는 맘을 먹게 한다

 

25년을 무채색속에 살았으니 유채색의 속으로 들어가는일이 쉽지만은 않을것이다

 

그래도  찾을수 있는데 까진 찾아보려고 한다

 

아직 기성복을 맘놓고살수없는내게 동생이 한가지 정보를 준다

 

유니클로는 내가 입을수 있는 옷이 있을거란다 윗옷은 어깨가 작아보여서  마음을 비웠는데

 

바지는어떻게 될거같다 이유는 말로는 사이즈가 24.,25,26,28이지 실제로 그보다 훨씬더 작은

 

우리나라 의류와는 다르게 실제 사이즈와 표시싸이즈가 별차이가 없단다

 

실예로 28사이즈는 우리나라 30사이즈와 같다고 한다 그럼 30이면  나도 입을수 있겠다 ㅋㅋ

 

그런데 문제는 30사이즈가 없더라는거지 ㅠㅠ 그래도 좀더 가늘어지면 저렴하게 옷사입을수 있겠다 ㅁㅋㅋㅋ

 

일단 사놓고 살쪄서 못입었던 내바지들 오래 오래 입어서 다떨어트려놓고 옷사야지 ㅋㅋㅋ

 

33년 내인생에 드디어 봄이 왔다 분통진달래와 노랑 개나리 연두색 버드나무가

 

살랑 거리는 봄이 내옷서랍부터 내자신에게까지 골고루 한자락씩 자리잡고 있다 ...

 

 

 

 

 

보태기: 은수 분홍티 인증샷은 좀 기다리세요   컴터에 프로그램 하나만 깔면 된데요

 

          그럼 이쁜 분홍티 입고 찍은 인증샷꼭 올릴께요  그때까지 쫌만 참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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