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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할머니 조합의 사발통문~~~

2010.04.07 15:00

약초궁주 조회 수:1180 추천:152

어려서 할머니하고 목욕탕에 가면 왠지 싫었다. 소풍날도 어린동생들이 달라붙은 엄마 대신 할머니가 따라나서시면 얼마나 원망스럽던지.

 영문도 모르고 손녀딸한테 왕따에 배신을 당하신 할머니한테는 정말 죄송했다.

우리 곁에는 자손들에게 뼈와 살을 다 발라 먹이고 쭈그렁 밤탱이 같은 주름만 남으신 할머니들이 계시다.

 

 

일본의 ‘망언전문가’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이런 망언을 했었다.

“할머니는 문명이 가져온 것 중에서 가장 유해한 것. 여성이 생식능력을 잃고도 산다는 건 의미 없는 일이고 지구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한다”라고 해서 일본여성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생식능력을 잃었다는 말은 월경을 안해서 아이를 더 이상 낳을수 없다는 뜻이니 소위 폐경(閉經)이 되었다는 뜻이다. 폐(閉)자를 쓰니까 나이든 여성의 몸이 폐기물 폐차장 폐광같이 못 쓰게 버려진 느낌이 들지 않는가. 폐경의 진정한 의미는 평생 동안 수백번 생리로 임무를 완수했으니 이제는 더 이상 피 흘릴 필요가 없다는 완경(完經)을 의미한다.

 

몇 년 전인가. 아침 출근길 버스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남성시대'사연을 들으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외국 어느 동굴에서 오래된 인류의 식탁이 발견되었는데 연구 결과 사냥한짐승의 고기를 남자들끼리만 먹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농경시대 전에 힘센 남자들이 사냥을 해서 고기들만 먹고 산 걸로 가르쳤지만 사실은 먹이의 대부분은 나무열매 버섯뿌리 등 식물성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사냥은 부족 전체가 합심해서 하는, 어쩌다 성공하는 이벤트였다고 한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았나. 여기에 여성의 완경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나는 어미와 같이 너희들을 키운 할미다. 어미가 너희를 낳을 때 할미가 돕지 않으면 정말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지. 침팬지는 새끼 얼굴이 앞으로 나와서 어미가 혼자서 끄집 어 낼 수나 있지.

 너희들은 엄청 큰 머리와 어깨가 걸리는데다 얼굴은 반대로 땅을 보고 나오니 어미 혼자서 잡아당길 수도 없고 보통 힘든것이 아니란다.

며칠이면 뛰고 노는 동 물새끼들과 달리 너희들은 머리도 못가누고 연약해서 열 살은 키워야 제손으로 먹이를 찾 아 나설 수 있거든. 어미는 어린 젖먹이가 줄줄이 딸려서 꼼짝을 못하니 내가 너희들을 키우고, 먹이도 구하고, 농사도 짓고, 물고기도 잡으면서 살아 왔단다.

어느 숲에가면 열 매가 익었는지, 땅속 뿌리를 캘 수 있는지, 독초를 피하고 가죽 손질은 어찌하는지 내 머 리 속에 다 들어 있단다. 조상들 살아온 내력이며 동네 사람들 이야기를 할머니는 다 꿰 고 있단다.

네가 배 아프다고 울 때 할미가 먹인 풀을 잘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에 찾아 먹어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이구 내 새끼 이제 그만 코 자거라.”

 

 

오랑우탄과 침팬지 같은 영장류는 죽는 날까지 완경 없이 35년간 인간과 마찬가지로 월경을 하지만 약해진 몸으로 새끼를 낳기 때문에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 반면에 인간은 35년간 월경을 하다가 완경 후 30여년을 더 산다.

그동안 노동을 제공하고 자손의 아이를 양육한 덕분에 인류의 생존과 번식 그리고 지능발달과 문명에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이다. 알고 보면 완경은 인류의 지혜이며 할머니는 인류의 보배이시다.

 

 

전국할머니조합에서 사발통문 돌린다. 자~~. 충무 김밥 할매, 강릉 순두부 할머니, 마산 아구 할매, 원조뼈다구 해장국 할매들 그리고 집으로 할머니들.

사는 날까지 골 빠지게 일하고 애 키워주고 돈까지 벌어대도 누가 고맙단 소리하던가.

어이거기 노랑머리 산타할머니도 이리와봐. 일년 열두 달 시장 보고 손톱빠지게 포장해 놓고선 신나게 썰매타고 선물 돌리면서 생색내는 건 왜 싼타 영감만 하는 겨?

이러면서 언제 평등한 시절이 올까. 누가 우리 한일을 알아주나 한탄만 하냐구. 세상이 할머니를 홍어 뭐처럼 우스게 보는데 정신차리게 해야지 않겠어?

욕쟁이 할매가 홍보대장으로 한마디 속시원하게 육두문자 한번 날려봐. 우리 뱃속에서 몽땅 나온 것들이 잘난척하기는.

 

컴터속 뒤비다가 찾아낸 문화일보 칼럼.  재활용이 쵝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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