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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밥상~~~(어떤 아이의 생일에)

2015.12.31 17:58

약초궁주 조회 수:565 추천:36




<오늘의 밥상>


오늘은 김치찌개나 콩나물 국밥 대신 미역국을 먹는 날입니다

고기를 건져먹으며 히이잉 기분 좋은 말소리를 내보고 싶습니다

1997년 9월 20 일 내가 태어났습니다

커다란 코 때문에 날 알아보기 좋았죠

마른 몸이었지만 축구도. 달리기도 꽤 잘했습니다

국밥집 사장이 되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달란트

어린 날의 약속처럼

할머니에게 용돈을 드릴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누군가를 돕고 배려하는 것은

매우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것은 게임과 여행과 친구들

더 멀리 더자주 더 오래 떠나 있다가도

이내 나는 돌아왔습니다

우리집으로 내 방으로 가족의 품으로

신생아실에서 다른 부모에게 간적도 있고

교회앞 저수지에 빠진적도 있고

자건거를 타고 가다 횡단보도 앞에서

붕 떠오른 적도 있지요



엄마의 기도와 아빠의 기다림 속에서

나 이창현은

열아홉 더 많은 용돈을 바라며 삐딱선을 타기도 했지만

멋진 남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날마다 부모님은 저녁 일을 나갔다가 고단한 발걸음으로

되돌아 오실텐데

잠든 척 누워 있는 내가 없어서 미안합니다

늦은새벽 나를 위해 기도를 올렸던 두 손과 무릎이

여전히 나를 위한 것이어서 미안합니다

사랑한다고 말해야 할 입술이 너무 멀어서 미안합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오늘 여기에 당신들 곁에 내가 있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품고 떠나도 될까요?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올리고 다정하게

눈 맞추고 싶습니다

쑥스러워 이내 딴짓을 하겠지만

그것이 우리가 믿는 사랑이라 여기면서

그 사랑이 마지막이 아니라 여기면서

오늘은 김치찌개나 콩나물국밥 대신

미역국을 먹고싶습니다

그리움 속에서 히이잉 기분 좋은 말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ㅡ 그리운 목소리로 창현이가 말하고 시인 이근화가 받아 적다.  


600일전에 수학여행간다고 집을 나섰다가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300명.

부모들은 아이의 생일이 되면 어찌 할바를 모릅니다.

정혜신 이명수 샘이 <치유공간 -이웃>에서는

생일인 아이의  부모와 친구들을 초대하여

생일상을 차리고..아이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파티를 합니다.


그때의 시를...시인들이 받아 적어 책을 냈지요.

<엄마...나야>  출판사도 인쇄소도...인세도

아무도 돈을 받는 이가 없는 책.

시집 입니다......ㅠㅠ


내가 엄마라도 보상보다...왜 죽었는지, 누구 잘못인지.

사과는 할건지...그런것들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멈출수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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